질식할 것 같은 시대, 숨 쉴 수 없을 때 우리는 상처를 열어야 한다. 그 틈새로 숨 쉬기 위해서. 아도르노의 철학은 조난당한 배에서 던진 유리병 속 악보처럼 우리에게 도착한다. 이 악보를 꺼내 읽고 연주하는 일은 우리 자신의 오래된 상처를 기억하고 다시 숨 쉬는 법을 찾는 일이다.
철학자 아도르노
19-20세기 전환기의 독일
부유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아도르노는 음악적 환경 속에서 성장했다. 오페라 가수 어머니와 피아니스트 이모의 영향으로 음악은 그의 사유의 원천이 되었다.
아우슈비츠의 트라우마
나치 정권과 홀로코스트의 광기를 경험하며 현대 문명의 야만성을 직시했다. 이는 평생의 상처가 되어 자본주의와 계몽의 모순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다.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지도자
호르크하이머와 협력하여 『계몽의 변증법』을 저술하고 비판이론의 체계를 세웠다. 마르크스주의와 정신분석학을 결합한 독창적 사유를 전개했다.
핵심 개념
강의 구성
『계몽의 변증법』
이성에 의한 자연 지배가 어떻게 인간 자신의 억압으로 전환되는지 탐구한다. 계몽의 탈신화화 과정이 재신화화로 귀결되는 역설을 오딧세우스 신화를 통해 분석한다.
『부정변증법』
상처를 치유하는 사유의 방법론을 제시한다. 주체와 객체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안과 밖, 가까움과 멈의 변증법적 사유를 통해 새로운 인식론을 구축한다.
『미니마 모랄리아』
"전체가 허위다", "삶은 살아 있지 못하다"라는 명제로 현대 사회를 비판한다. 관리사회 속 개인의 무력화와 왜곡된 사랑의 문제를 우울의 이중성을 통해 고찰한다.
『미학이론』
현대예술의 해체와 탈예술화 현상을 분석한다. 말러, 쇤베르크의 음악과 카프카, 베케트의 문학을 통해 미메시스와 합리성의 길항 관계를 탐구하며 유토피아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현대예술이 주는 미적 체험이란 이해할 수 없음이다. 그런데 현대예술을 경험한다는 것은 그 이해할 수 없음을 이해하는 것이다. 원래 사유란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며, 이것이야말로 인간만이 가진 능력이다.
추천 대상
수강 가이드
- 아도르노의 텍스트는 의도적으로 어렵게 쓰여졌다. 한 번에 이해하려 하지 말고 여러 번 반복 수강을 권장한다.
- 3-6강의 『계몽의 변증법』과 미메시스 부분이 핵심이므로 집중적으로 학습하라.
- 강의와 병행하여 주요 저작을 읽으면 이해도가 크게 높아진다. 해당 챕터를 찾아 읽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 미메시스-라티오, 주체-객체 같은 대립 개념들의 관계를 메모하며 도식화해보라.
- 강의에서 언급되는 말러, 쇤베르크의 음악 작품을 직접 찾아 들으며 미학이론을 체험하라.
수강생 반응
버티기의 철학, 멋지게 자기를 유지하는 법
조난당한 배에서 던진 유리병 속 악보를 우리는 지금 꺼내 읽고 있다. 그 악보를 연주하는 일은 아도르노의 상처를 기억하는 동시에 우리 자신의 오래된 상처를 돌아보는 일이다.
질식할 것 같은 시대에 상처를 열고 그 틈새로 숨 쉬는 법을 배우는 것, 멋지게 자기를 유지하며 살아가는 법을 아도르노와 함께 모색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