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의 『국가』,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이 텍스트들을 번역본이 아닌 원전으로 읽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단순히 외국어 하나를 더 배우는 차원이 아니다. 서양 철학과 문학, 신학의 근원 언어를 습득함으로써 2,500년 사상사의 토대 위에 직접 서는 일이다.
희랍어는 죽은 언어가 아니다. 오늘날 우리가 쓰는 '민주주의(democracy)', '철학(philosophy)', '윤리(ethics)', '정치(politics)' 같은 핵심 개념들이 모두 희랍어에서 왔다. 이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서양 문명이 사유해온 방식 그 자체를 체득하는 과정이다.
알파벳 α, β, γ를 처음 쓰는 순간부터 시작한다. 명사 변화(격변화)의 원리를 익히며 희랍어 문장 구조의 뼈대를 세운다. 영어와 전혀 다른 격변화 시스템이 처음엔 낯설지만, 이것이야말로 희랍어 사유의 정밀함을 보여주는 핵심이다. 주격, 속격, 여격, 대격의 구분을 통해 희랍인들이 세계를 어떻게 구조화했는지 이해한다.
동사 체계의 본격적 학습. 현재, 미완료과거, 부정과거 등 시제(tense)와 상(aspect) 개념을 통해 희랍인들이 시간을 어떻게 인식했는지 이해한다. 여기서부터 플라톤 대화편의 문장들이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능동태와 중간태의 차이, 직설법과 가정법의 뉘앙스를 배우며 희랍어 사유의 섬세함을 체득한다.
분사, 부정사, 명령법 등 다양한 동사 형태를 익힌다. 희랍어 문장이 왜 그토록 우아하고 정교한지, 한 문장 안에 얼마나 많은 의미층위가 압축될 수 있는지 실감하게 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논증 구조가 문법 안에 이미 들어있음을 발견한다. 분사구문의 다양한 용법을 통해 희랍어 산문의 유연함을 배운다.
복합문장 독해와 작문 연습. 조건문, 목적절, 관계절 등을 자유롭게 다루며 실제 고전 텍스트 발췌문들을 읽어낸다. 이제 당신은 희랍어 원전 앞에서 더 이상 무력하지 않다. 플라톤의 『파이돈』,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 신약성서의 복음서 구절들을 직접 읽으며 번역본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원문의 뉘앙스를 체험한다.
한국 인문학계에서 희랍어를 읽는 사람은 드물다. 대부분 영어 번역본이나 한국어 중역본에 의존한다. 하지만 번역은 언제나 해석이며, 해석은 언제나 왜곡을 동반한다. 플라톤이 사용한 'eidos(이데아)'라는 단어 하나에도 '형상', '형태', '종', '이념' 등 여러 번역어가 경합한다. 원어를 모르면 이 미묘한 차이를 놓치고, 결국 철학자의 사유를 온전히 따라갈 수 없다.
신학을 공부하는 사람에게 희랍어는 필수다. 신약성서 원전이 코이네 희랍어로 쓰였기 때문이다. 철학을 깊이 파고들고 싶은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다. 서양 중세 철학, 근대 철학은 모두 희랍어 개념들을 라틴어로 번역하고 재해석하면서 발전했다. 뿌리를 모르면 줄기와 가지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소크라테스가 법정에서 한 말, "미심사된 삶은 살 가치가 없다(ho de anexetastos bios ou biotos anthropoi)"를 원문으로 읽는 순간의 전율. 단어 하나하나가 살아서 울린다. 번역본에서는 느낄 수 없는, 2,400년 전 아테네 법정의 긴장감이 문장 구조 안에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알파벳부터 복합문 독해까지 빈틈없는 4단계 구성. 김주일 강사의 20년 교육 경험이 응축된 커리큘럼이다.
단순 문법 암기가 아니라 실제 고전 텍스트 독해를 목표로 한다. 매 강의마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신약성서 등에서 발췌한 예문으로 연습한다.
4개 코스를 모두 이수하면 중급 수준의 희랍어 원전을 사전과 함께 읽어낼 수 있다. 더 이상 번역본에만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
하버드 대학 출판부의 'A New Introduction to Greek'을 기본 교재로 삼았다. 전 세계 대학에서 검증된 표준 교재다.
이 패키지를 완료하는 순간, 당신은 더 이상 '번역된 인문학'에 머물지 않는다.
소크라테스가 직접 당신에게 말을 건다.
플라톤의 이데아론이 원어의 뉘앙스와 함께 펼쳐진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이 번역의 왜곡 없이 그 자체로 다가온다.
서양 인문학의 언어, 희랍어.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