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를 보면 머리가 아픈가? 획이 많고 복잡해 보이기만 하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한자를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는 것이다. 한자는 세상에서 가장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문자 체계다. 각각의 글자가 만들어진 원리를 알고 나면, 수천 개의 한자가 마치 레고 블록처럼 조립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이 패키지는 송호순 교수의 20년 연구 성과가 집약된 완결판으로, 한자 학습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꿀 것이다.
한자 공부의 첫 관문. "왜 한자를 배워야 하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에 답한다. 한자가 단순한 암기 대상이 아니라 사유와 창조의 도구임을 깨닫는 순간, 한자는 더 이상 무겁지 않다. 일상에서 쓰는 '학교(學校)', '가족(家族)', '자유(自由)' 같은 단어들을 분해하면서 한자의 구조 원리를 파악한다. 각 글자가 품고 있는 이야기를 들으면, 한자는 단순한 기호가 아니라 살아있는 문화사의 증거임을 알게 된다.
본격적인 한자 해부가 시작된다. 상형(象形), 지사(指事), 회의(會意), 형성(形聲) - 허신(許愼)의 『설문해자(說文解字)』에 나오는 육서(六書) 원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예를 들어 '明(밝을 명)'자는 해(日)와 달(月)이 합쳐진 글자다. 낮과 밤을 밝히는 두 천체가 만나 '밝다'는 뜻이 된다. 이런 식으로 한자의 조립 원리를 익히면, 처음 보는 한자도 의미를 유추할 수 있게 된다.
한자의 뿌리를 찾아 300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은허(殷墟)에서 발굴된 갑골문(甲骨文)은 한자의 가장 오래된 형태다. 거북 등껍질과 짐승 뼈에 새겨진 고대 문자를 보면, 한자가 얼마나 구체적인 그림에서 출발했는지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청동기에 새겨진 금문(金文), 진시황이 통일한 소전(小篆)을 거쳐 오늘날의 해서(楷書)까지. 한자의 진화 과정을 추적하면서 각 시대 사람들의 사유방식과 세계관이 어떻게 문자에 투영되었는지 살펴본다.
부수(部首) 214개. 이것만 제대로 알면 수만 개의 한자가 저절로 정리된다. 사전에서 한자를 찾을 때 쓰이는 분류 기준쯤으로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부수는 한자의 의미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氵(물 수)'가 들어가면 물과 관련된 글자(江·河·洋), '心(마음 심)'이 들어가면 감정과 관련된 글자(情·想·念), '口(입 구)'가 들어가면 입으로 하는 행위(吃·唱·呼). 부수를 중심으로 한자를 묶어서 보면, 한자의 의미 체계가 얼마나 정교한지 깨닫게 된다.
최종 완결편. 지금까지 배운 내용을 종합해 실전 독해 능력을 키운다. 『논어』, 『맹자』, 『장자』 같은 고전 원문을 직접 읽으면서 한자가 살아있는 텍스트 속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체험한다. "學而時習之 不亦說乎(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 『논어』의 첫 구절을 한 글자씩 뜯어보면, 공자 시대 사람들의 학습관과 인생관이 보인다. 한자는 단순한 표기 수단이 아니라 사유의 틀 자체였다.
입문(1-2강) → 심화(3-4강) → 완성(5강)으로 이어지는 단계별 구성. 한자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무리 없이 따라올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송호순 교수는 갑골학과 설문학을 국내에 본격 소개한 선구자다. 중국 고대 문자학의 정수를 한국어로 가장 명료하게 설명하는 몇 안 되는 학자다. 이 강좌는 단순한 한자 학습서가 아니라 문자학 입문서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고루한 이론에 그치지 않는다. 현대 한국어 속 한자어들을 분석하면서 일상 언어생활에 즉시 적용 가능한 지식을 제공한다. 신문 사설, 법률 용어, 학술 논문 - 우리가 매일 마주치는 한자어들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다.
한자는 암기의 대상이 아니라 사유의 도구다. 이 패키지를 마치고 나면, 한자를 통해 동아시아 문화권의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나아가 새로운 개념을 창조하는 능력까지 갖추게 된다.
한 달 뒤, 당신은 한자 앞에서 더 이상 주눅 들지 않을 것이다.
석 달 뒤, 당신은 『논어』 원문을 사전 없이 읽고 있을 것이다.
일 년 뒤, 당신은 한자를 통해 세상을 다르게 보고 있을 것이다.
한자는 단순한 문자가 아니다.
3000년 동아시아 문명의 사유 체계가 응축된 보물창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