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마누엘 칸트(1724-1804). 근대 철학사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이룬 이 사상가는 단 세 권의 비판서로 서양 철학 2,500년사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그가 쓴 『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 『판단력비판』은 각각 인식론, 윤리학, 미학이라는 철학의 세 기둥을 새로 세웠다. 칸트 이전과 이후, 철학사는 완전히 달라졌다.
하지만 정작 칸트를 제대로 읽어본 사람은 드물다. 난해한 문체, 복잡한 논증 구조, 생경한 용어들. 혼자서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이 패키지가 필요하다. 국내 최고의 칸트 전문가들이 세 권의 비판서를 차근차근, 그러나 깊이 있게 안내한다.
강사: 이정우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
칸트 철학의 출발점이자 정점. 1781년 출간된 이 책은 인간 이성의 한계와 가능성을 동시에 밝혀냈다. 데카르트-로크-흄으로 이어지는 근대 인식론의 모든 쟁점이 이 책에서 종합되고 재구성된다.
강사: 김상현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1790년 출간. 칸트 비판 철학의 완성편. 이성과 감성, 자연과 자유, 인식론과 윤리학을 종합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 미적 판단력과 목적론적 판단력을 다루며, "미는 도덕성의 상징이다"라는 유명한 테제를 제시한다.
강사: 김상현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1788년 출간. 도덕 형이상학의 토대를 놓은 책. "네 의지의 준칙이 항상 동시에 보편적 입법의 원리로 타당할 수 있도록 행위하라"는 정언명령(categorical imperative)을 제시한다. 의무론적 윤리학의 고전이자, 공리주의에 맞서는 가장 강력한 대안이다.
세 비판서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순수이성비판』이 "앎"의 한계를 그었다면, 『실천이성비판』은 그 한계 너머 "행위"의 영역을 열었고, 『판단력비판』은 둘 사이의 간극을 "판단"으로 메웠다. 세 강좌를 함께 들으면 칸트 철학의 전체 그림이 선명하게 그려진다.
이정우 교수는 들뢰즈 연구로 국내외에서 인정받는 학자이며, 박홍규 사상의 계승자다. 김상현 교수는 칸트 미학과 윤리학의 권위자로, 원전 독해 능력이 탁월하다. 이들이 함께 만든 칸트 패키지는 그 자체로 하나의 완성된 커리큘럼이다.
추상적 개념을 일상의 예로 풀어낸다. "거짓말을 해도 되는가?"(실천이성), "왜 어떤 풍경은 숭고하게 느껴지는가?"(판단력), "과학적 지식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순수이성) 같은 구체적 질문들을 통해 칸트를 현실로 끌어온다.
칸트는 단순히 200년 전 독일의 철학자가 아니다. 그의 질문들은 지금도 유효하다. 우리는 무엇을 확실히 알 수 있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이 근본적인 물음들 앞에서 칸트는 여전히 가장 정교하고 강력한 답을 제시한다.
혼란한 시대일수록 원리가 필요하다. 정보는 넘쳐나지만 지혜는 부족한 시대, 상대주의가 판치는 시대에 칸트의 비판 철학은 흔들리지 않는 사유의 기준점을 제공한다.
철학사의 허리, 칸트를 제대로 읽지 않고는
진짜 철학을 말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