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컬렉션은 로쟈의 방대한 강의 중에서도 세계문학의 핵심 텍스트들을 엄선한 패키지다. 19세기 러시아 문학의 황금기부터 20세기 현대문학, 그리고 동시대 베스트셀러까지 - 푸슈킨, 도스토예프스키, 톨스토이, 체호프를 거쳐 쿤데라, 하루키, 피츠제럴드에 이르는 문학사 200년의 여정이 펼쳐진다.
직장에서 승진 탈락 통보를 받은 날, 퇴근길 지하철에서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하는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앞두고, 혹은 부모님의 갑작스러운 부고를 받았을 때 - 우리는 어떻게 이 고통을 견디고 의미를 찾아내는가? 문학은 이런 질문들 앞에 선 인간의 초상이다.
작가들이 던진 화두를 길어 올리다
이 강좌는 전체 컬렉션의 나침반 역할을 한다. 문학작품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등장인물의 행동 이면에 숨은 작가의 세계관을 어떻게 포착할 것인가 - 로쟈만의 독서법을 배운다. 카프카의 『변신』에서 현대인의 소외를 읽어내고, 카뮈의 『이방인』에서 부조리 철학을 발견하는 식이다. 문학이 던지는 실존적 질문들 앞에서 우리는 어떤 자세로 서야 하는지, 그 방법론을 제시한다.
푸슈킨에서 체호프까지 - 19세기 러시아 문학의 황금시대
19세기 러시아는 유럽의 변방에서 문학 강국으로 부상한다. 푸슈킨이 개척한 러시아 문학어의 가능성, 고골의 환상과 사실의 경계 넘나들기, 투르게네프가 포착한 시대 변화의 조짐들. 그리고 도스토예프스키와 톨스토이라는 두 거봉 - 전자가 인간 내면의 어둠을 파고들었다면, 후자는 역사와 사회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인간을 조망했다. 체호프에 이르러 러시아 문학은 일상의 미세한 균열들을 포착하는 경지에 도달한다.
현대 러시아 작가 7인을 만나다 - 혁명과 전체주의를 겪은 20세기
1917년 혁명 이후 러시아 문학은 격변의 시대를 통과한다. 혁명 초기의 낙관, 스탈린 시대의 억압, 해빙기의 희망, 그리고 소련 붕괴 후의 혼란 - 이 모든 역사적 격랑이 문학 텍스트에 새겨져 있다. 솔제니친이 고발한 수용소 군도의 참상, 파스테르나크가 그린 혁명기 지식인의 운명, 나보코프의 망명 문학이 보여주는 상실과 기억의 문제들. 현대 러시아 작가 7인을 통해 20세기 역사의 이면을 들여다본다.
쿤데라, 코엘료, 하루키, 요나손 - 동시대 독자들이 가장 많이 읽은 작가들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왜 전 세계적으로 읽혔는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들이 2030세대의 공감을 얻는 이유는?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가 자기계발서처럼 읽히면서도 문학으로 인정받는 비결은? 이 강좌는 베스트셀러라는 현상 너머를 본다. 대중의 선택 이면에는 그 시대가 갈구하는 무언가가 있다. 쿤데라가 포착한 전체주의 이후의 가벼움, 하루키가 그린 상실의 시대, 코엘료가 제시한 영적 여정, 요나손이 보여준 유머와 휴머니즘.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 신과 인간, 이성과 신앙의 문제
"만약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모든 것이 허용되는가?" 이반 카라마조프가 던진 이 질문은 니체의 '신은 죽었다' 선언과 맞닿아 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에서 세 형제를 통해 인간 정신의 세 가지 길을 제시한다. 이성과 회의의 이반, 육체와 본능의 드미트리, 신앙과 사랑의 알료샤. 특히 대심문관 이야기는 자유와 빵, 신앙과 권력의 문제를 다룬 철학적 우화로, 20세기 전체주의를 예견한 텍스트로 평가받는다.
아메리칸 드림의 축소판 - 피츠제럴드의 완벽한 소설
『위대한 개츠비』는 짧지만 완벽한 소설이다. 단 9장으로 구성된 이 작품에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꿈과 환멸이 압축되어 있다. 가난한 청년 제이 개츠비가 부를 축적해 옛 연인 데이지를 되찾으려는 이야기 - 그것은 한 개인의 사랑 이야기인 동시에, 미국 자본주의의 허상을 드러내는 알레고리다. 로쟈는 화자 닉 캐러웨이의 시선을 따라가며, 녹색 불빛이 상징하는 것, 개츠비의 파티가 의미하는 것을 섬세하게 분석한다.
입문부터 심화까지 단계적 구성. 문학 속 철학 읽기로 기초를 다지고, 19세기와 20세기 러시아 문학으로 깊이를 더한 뒤, 동시대 베스트셀러와 개별 명작 특강으로 폭을 넓힌다.
러시아문학 박사의 20년 독서 내공. 원전 독해 능력과 문학사적 맥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강의한다. 그의 해설을 듣고 나면, 같은 책을 읽어도 전혀 다른 층위의 의미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고전이 던지는 동시대적 질문들. 도스토예프스키가 19세기에 던진 질문이 21세기 한국 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가? 로쟈는 고전을 박제된 과거가 아니라 살아있는 현재로 불러온다.
문학을 통한 삶의 지혜. 조직 내 갈등을 겪을 때, 톨스토이가 그린 인간 군상들이 참조점이 된다. 실존적 위기 앞에서, 도스토예프스키의 등장인물들이 보여준 선택들이 통찰을 준다.
SNS에서는 매일 새로운 정보가 쏟아지고, 유튜브에는 10분짜리 요약 콘텐츠들이 넘쳐난다. 이런 시대에 19세기 러시아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어쩌면 시대착오적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빠르게 변하는 시대일수록 느리게 사유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도스토예프스키의 등장인물들이 며칠 밤을 새워가며 나누는 대화, 톨스토이가 수백 페이지에 걸쳐 묘사하는 한 인간의 내면 변화 - 이런 '느린' 서사를 따라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단순화할 수 없는 인간 존재의 복잡성과 만난다.
문학은 사치가 아니다.
혼란한 시대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나침반이다.
로쟈 이현우의 세계문학 컬렉션은,
그 나침반을 제대로 읽는 법을 가르쳐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