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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서양고대철학플라톤의 대화편 속의 소크라테스

강좌정보
20세기 한국 철학자들 중 서구 존재론사를 위에서 굽어볼 수 있었던 유일한 인물, 소은 박홍규 선생의 글들을 세밀히 읽으면서 존재론적 사유를 탐구한다. 플라톤과 베르그송을 양대 축으로 해서 존재론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는 그의 사유는 우리에게 진정으로 사유한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가르쳐 줄 것이다.

우리에게도 ‘철학 교수’가 아닌 ‘철학자’가 있다. 이 강좌에서 다루는 소은 박홍규 선생은 평생 학문을 벗 삼아 살아간, 우리 사회에서 발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철학자’라고 할 수 있다. 소은 선생을 아는 어떤 이는 “우리 시대의 세계적으로 위대한 철학자”라고 말하기도 하며, 또 다른 이는 “서양으로 역수출할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한 데이터를 구축한 학자”라고도 말한다. 그리고 이정우 교수는 ‘소은 선생과의 만남은 일생의 가장 큰 전환점’이었다고 고백한다.

서구철학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을 서구인 못지않게 해명한 소은 박홍규. 이 강좌는 서구존재론의 본질을 故 소은 선생의 시선을 빌려 해부해 들어간다.


소은 선생은 생전에 직접 저술한 책이 없다. 소은 선생의 서거 12년 만에 『박홍규 전집』이 출간된 바 있으나, 전집 중 소은 선생의 논문을 모은 『희랍철학논고』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학생들의 기록과 녹음자료를 정리한 것이다.

우리는 이와 유사한 사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오직 제자의 기록으로만 전해지는 소크라테스의 가르침. 학생들의 필기로 전해지는 비트겐슈타인의 후기철학. 이런 기묘한 현상을 두고 ‘위대한 스승은 책을 쓰지 않는다.’는 말을 하곤 한다. 혹은, 위대한 스승의 사상은 제자들을 통해 비로소 빛이 난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제자들을 통해 낭중(囊中)의 추(錐)로서 모습을 드러낸 소은 선생의 가르침. 그리고 우리를 서구 존재론의 핵심으로 인도할 이정우 교수는 바로 소은 선생의 제자이기도 하다.


“어느 명망 있는 영문학자가 한국 철학계가 한 일이 뭐 있냐고 대갈한 적이 있다. 그때 박홍규를 아는 사람들은 허허 웃고 말았다. 매미가 나무 그늘에 앉아서 도대체 나무가 어디 있냐고 하는 것이나 진배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 매미는 혹 나무 주변에 크고 작은 풀들이 요즘 들어 부쩍 많이 나는 것을 보고 이제야 철학계가 뭔가 하는구나 하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철학은 그 풀들과 같은 지표면에서의 온갖 다변(多辯)이 아니라 땅 속 깊이깊이 파고 들어가는 것임을 박홍규라는 거목이 보여 주었다. 조선 민족은 이제 철학에서 진짜 읽을거리 하나를 가지게 되었다. 냄비 끓듯 유행에만 쫓아갈 것이 아니라 큰 가마솥과 한번 대결해 보기를 권할 뿐이다.”

- 최화, 「박홍규 교수론」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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