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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근현대철학몸과 기억 - I

강좌정보
본 강좌는 베르그송의 철학으로부터 삶의 의미와 존재 이유라는 인문학적 가치를 탐구하고자 한다. 베르그송의 대표적인 주저를 지속과 직관, 몸과 기억, 창조와 진화, 도덕과 종교, 사유와 운동을 이정표로 삼아 연대기 순으로 독해하면서 베르그송 사상의 정수를 지금 이곳으로 실어 나르고자 한다.

천재적 인물. 그리고 아인슈타인과의 논쟁

작곡가의 아들로 태어난 베르그송의 학창시절은 한마디로 천재적이었다고 한다. 라틴어 작문, 영어, 수학, 기하학 등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던 그는 단연 눈에 띄는 존재였다. 그가 수학경시대회에 나가서 제출한 답안은 이듬해 수학연감(Nouvelles annales mathematiques)에 실렸고, 그의 스승인 데보브가 자신의 저서에 소개하기도 했다.

18세가 되자 베르그송은 고등사범학교(Ecole normale superieure)에 입학하게 되는데, 이곳은 사르트르, 데리다 등을 비롯한 수많은 사상가를 배출한 곳이다. 철학에 뜻을 둔 영재들이 모이는 이곳에서 베르그송은 철학자로서의 자신을 만들어 갔으며, 4년 후에 철학교수 자격시험에 합격하게 된다.

베르그송은 독창적인 사상으로 유명하다. 그는 특히 ‘시간’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졌는데, 이 때문에 아인슈타인과 자주 비교가 되곤 한다. 아인슈타인 역시 독창적인 ‘시간’ 이론을 제시한 것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동시대에 살며, 같은 주제에 관심을 가졌던 이 두 사람은 결국 만나게 되는데, 유명한 ‘시간 논쟁’이 그것이다. 과연 아인슈타인과 베르그송은 어떤 차이점이 있었을까? 현대철학의 큰 인물과 과학계의 거성이 벌인 이 논쟁은 그야말로 흥미로운 20세기의 명장면이다. 그 세부적인 내용이 궁금하다면 수업 시간을 기대해보라.


과학과 철학의 만남

20세기의 철학자들은 과학적 근거를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버트런드 러셀(Bertrand Arthur William Russell), 화이트헤드(Alfred North Whitehead)는 수학에 뿌리를 두고 있고, 딜타이(Wilhelm Dilthey)는 심리학에 정통해 있었다.

생물학을 연구한 베르그송의 이론에는 당연히 생물학적 관점이 많이 나타난다. 그의 저서 중 가장 잘 알려진 『창조적 진화』는 제목에서부터 그러한 냄새가 물씬 풍긴다. 프랑스인들은 베르그송을 ‘삶의 철학자’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그가 생물학을 근거로 생명현상과 의식구조, 삶의 현실을 다루었고 그로부터 철학이론을 도출했기 때문이다.

과학적 관점과 철학을 역동적으로 접목시켰던 베르그송의 영향은 들뢰즈에게도 발견된다. 들뢰즈는 수학적 다양체에 관심을 갖고 있었고, 그것은 들뢰즈의 ‘다양체(multiplicity)’개념으로 연결된다. 덧붙여, 들뢰즈 스스로가 자칭 ‘베르그송 주의자’라고 말할 정도이니 베르그송의 영향력을 조금은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사유하는 최후의 인간 베르그송

1941년 베르그송이 세상을 떠났을 때, 프랑스의 시인 폴 발레리(Paul Valery)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사람들이 점점 덜 생각하고 점점 덜 성찰하는 시대. 문명은 부와 풍요를 기억하지만, 가난과 공포를 비롯한 모든 억압이 정신의 노력을 꺾어버리고 좌절시키는 시대. 베르그송은 생각하는 인간의 높고, 탁월한 모습을 하고 있다. 아마도 특별하고, 깊이 있고, 탁월한 사유를 하는 최후의 인간 중의 한 명일 것이다."

발레리가 묘사하는 현실은 암담하다. 그러나 그가 60여 년 전에 남긴 이 말은 우리에게 결코 낯설지 않은 지적이다. 우리는 유사한 말을 계속 들어왔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새로운 법적, 윤리적 문제를 제기하는데, 인문학은 이 속도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 자본주의는 인간의 욕망을 부추기는 첨단의 기법들을 양산하지만, 이를 꿰뚫어 볼 인문학의 목소리는 외면당하는 게 현실이다.

발레리의 말은 우리 현실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온갖 억압으로 정신의 노력을 꺾어버리는 이 시대에 우리에게는 의미 있는 몸부림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사유하는 최후의 인간’을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베르그송은 과연 무엇을 남겨놓았을까? 통탄에 빠진 발레리의 목소리를 위로하며, 베르그송을 다시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사유의 죽음으로 향하는 시대의 흐름을 거슬러, 우리 모두 베르그송 주의자가 되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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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교시 세상은 과연 이미지들로 이루어지는가?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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