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렌 키르케고르(30세)가 헤겔학파의 철학자 카를 로젠크란츠와 우연히 만나게 된다.
헤겔이 세상을 떠난 지 12년, 그의 절대정신과 변증법적 체계가 독일 철학계를 지배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철학사를 바꿀 대화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키르케고르의 비판: 헤겔에게 개인은 단지 보편적 이념이 자기를 실현하는 도구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고민하고 선택하고 고뇌하는 구체적인 개인은 어디에 있는가?
예시: 사랑하는 감정도 헤겔식으로 해석하면 '사랑이라는 보편적 개념이 구체적 개인들을 통해 자기를 실현하는 과정'이 된다. 하지만 '내가' 밤잠을 설치며 고민하고 선택하는 그 개별적 상황은 어디로 갔는가?
핵심 통찰: 주관적 진리야말로 가장 강력한 진리다. 왜냐하면 그것은 개인의 전 존재를 걸고 선택한 진리이기 때문이다. 논리적 증명이 아닌 실존적 결단이 진리를 만든다.
던져진 존재, 기투하는 존재: 인간은 자신이 원하지 않은 상황에 던져진 존재지만, 동시에 자신을 미래로 내던지는(기투) 존재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결단을 내리고 책임을 지는 것이 인간의 실존 양식이다.
불안의 긍정적 의미: 불안은 나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인간이 진정한 자유를 가진 존재라는 증거다. 불안이야말로 인간이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존재임을 보여주는 실존적 감정이다.
헤겔의 오류: 헤겔은 신앙조차 이성적 체계 안에 집어넣으려 한다. 종교를 절대정신의 한 형태로 설명하려 한다.
키르케고르의 관점: 진정한 신앙은 이성을 넘어서는 것이다. 논리적 증명이 불가능한 영역에서 개인이 내리는 실존적 결단이다.
이성의 한계 인정: 이성을 포기하자는 것이 아니라 한계를 인정하자는 것이다. 이성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는 헤겔의 오만함을 버리고, 인간 실존의 근본적 한계와 불안을 받아들여야 한다.
개인주의 vs 공동체: 진정한 개인이 될 때만 진정한 공동체가 가능하다.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 사람만이 타인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세기에 미친 영향:
"개인의 고뇌, 선택, 신앙의 주체성을 강조하며
현대 실존주의의 씨앗을 뿌린 혁명적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