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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로 가득한 세상
최근 뜨거운 이슈 중 하나는 일베와 메갈리아에 의해 재점화된 여성 혐오 현상이다. 세상에 혐오가 가득하다. 우리 주변에는 여성 혐오뿐 아니라 외국인 혐오, 동성애 혐오, 노인 혐오 등이 널려있다. ‘혐오’는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 볼 때 불안에 대한 방어기제이며, 그런 의미에서 하나의 증상이다. 이때 혐오의 궁극적 원인은 여성/죽음에 대한 불안인 바, 여성이 죽음과 연결되는 한에서 종교와도 무관하지 않다.
프로이트에서 불안과 혐오의 단초를 찾다
이 강좌는 죽음, 종교와 관련된 프로이트의 저서를 읽어나감과 동시에 혐오 현상의 원인도 짚어본다. 이 글들은 얼핏 일관되지 않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 글들이 다루려는 궁극적인 주제의 무게를 감안하면 일관성의 문제는 사소해진다. 이 강좌에서 우리는 죽음, 여성, 충동이 야기한 불안과 그것을 해소 혹은 약화시키려는 목적에서 종교와 규범, 사회제도가 파생된 것임을 이해하는 데에 다다르고자 한다.
나와 사회를 돌아보는 성찰, 정신분석학
이 강좌는 부친 살해의 신화와 죄의식으로부터 종교와 사회제도가 발생하는 것을 살펴보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정신분석이 다만 개인심리학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치성, 사회성과 교차되는 지점이 있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나아가 리비도가 집단의 결속력으로 작용하는 지점을 살펴보면서 촛불시위 등과 관련한 정치적 이슈를 함께 논할 것이다. 한편, ‘여성 혐오’는 여성에 대한 불안, 곧 거세 위협을 환기시키는 것에 대한 방어기제임을 해명하고, 여성 혐오와 일베를 집단 심리학적 관점에서 짚어본다.
강좌의 후반부에서는 문학과 회화에서 한 획을 그었던 작품에 반영된 도스토예프스키와 다빈치의 내면을 살펴본다. 우리는 종교 드라마로서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을 자기처벌 관점에서 분석해보고, 다빈치의 생애 전반을 살펴봄으로써 아버지의 부재가 그의 리비도에 미친 영향, 리비도와 예술의 관계 등을 읽어낸다. 이렇게 프로이트의 삶의 궤적과 사상을 따라가는 여정 속에서 나 자신과 나를 둘러싼 세상을 새로운 눈으로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유충현(독립연구자)
중앙대학교에서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 영문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대안연구공동체, 다중지성의 정원 등에서 정치학과 정신분석을 접목시키는 연구와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사유의 새로운 이념들』(공저),『20세기 사상지도』(공저), 『문명이 낳은 철학 철학이 바꾼 역사 2』(공저)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루이비통이 된 푸코』(공역), 『선언』(협동번역), 『봉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