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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물결 페미니즘을 넘어
“분명히 옛 정치성의 잔해로부터 새로운 정치성의 배열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옛 것에 대한 해체는 무기력한 방식이 아니고, 오히려 해체는 새로운 배열을 가능케 할 것이다.
페미니즘에서 ‘우리’가 있다는 환영, 젠더 이분법과 젠더 자체에 대한 환영들을 작동시키는 규범들에 대한 해체를 통한 새로운 페미니즘의 비판으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는 『젠더 트러블』을 읽으며 근대적 의미의 ‘주체’ 담론에 개입하지 않고서는 페미니즘의 정치성에 도달하게 하기 어렵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즉, 페미니즘 정치학은 여성의 권리 평등과 가부장제적인 정치 구조 전복을 외쳐야할 것이 아니라,
인간적이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우리가 존재하는 방식과 의미 체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질문해야 하는 것이다.
이해한다
김은주(철학자)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에서 『여성주의와 긍정의 윤리학(affirmative ethics): 들뢰즈의 행동학(éthologie)을 기반으로』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트랜스포지션』(2011, 문화과학사), 『페미니즘을 퀴어링!』(2018, 봄알람) 을 공역, 『공간에 대한 사회인문학적 이해』(2017, 라움)을 공저했고, 최근에는 여성 철학자의 삶과 사유를 다룬 『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2017, 봄알람)』을 썼다. 논문으로는 「에토스(ethos)로서의 윤리학과 정동」, 「들뢰즈와 가타리의 되기 개념과 여성주의적 의미: 새로운 신체 생산과 여성주의 정치」, 「'여성혐오'이후의 여성주의(feminism)의 주체화 전략:혐오의 모방과 혼종적(hybrid)주체성」 등이 있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동덕여자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