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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사, 개인을 향한 조명
승자의 역사 속에서 민중은 늘 그늘에 가려 있었다. 그러나 고단한 삶을 살다간 그들에게도 삶이 있었고, 시간이 흘러 이 또한 역사가 되었다. 최근 역사학계는 이렇듯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상을 이끌어간 사람들의 삶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큰 사건 중심의 정치사가 아니라 민중들의 경제생활과 문화생활을 살피는 문화사를 독일에서는 ‘Alltagsgeschichte(일상생활사)’, 이탈리아에서는 'Microstoria(미시사)', 프랑스에서는 ‘포스트 아날(post-annales) 문화사’라 한다.
그리스인들은 음식을 ‘타인과 스스로를 구별하는 상징물’로 여겼다. 음식은 성별을, 신분을 말해주었고,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한 사람의 이데아를 펼쳐 보이는 것과 같았다. 그렇다면, 이데아의 세계에서 당신은 무엇을 먹고 있는가?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이 강좌에 등장하는 여신, 아테나에게서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제우스의 머리를 가르고 태어난 아테나는 그리스의 도시 아테네의 여신으로 추앙받으며, 의식주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이다.
성적 쾌락은 민주적이어야 한다
남신의 몸에서 태어난 아테나. 이에 걸맞게 도시 아테네는 지독한 가부장제 사회였다. 아내는 남편에게 종속되었고, 아버지에게는 자녀를 매매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졌다. 결혼은 비즈니스였으며, 남성의 성매매는 자유로웠다. 이렇듯 한 사회는 국가가 섬기는 신, 혹은 정한 법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하였다.
늑대의 젖을 먹고 자란 로물루스
고조선의 단군신화에서 나타나듯 서양사에서도 국가의 시조는 비현실적일 만큼 영웅적인 인물로 표현되기도 한다. 늑대에게서 자란 로물루스는 어떻게‘로마’라는 서양 문명의 온상을 건국할 수 있었을까? 로물루스 신화에서 늑대는 무엇을 의미할까? 이 이야기들이 영화처럼 눈앞에 펼쳐질 것이다.
이렇듯 이 강좌는 고대 그리스로마에서 르네상스에 이르기까지 민중들의 삶을 조명한 것이다.
제1강은‘신화와 태양을 사랑한 고대 그리스인’, 제2강과 3강은‘강력한 제국의 고대 로마인Ⅰ·Ⅱ’, 제4강과 5강은 ‘기독교로 무장한 중세인Ⅰ·Ⅱ’, 제6강부터 8강까지는 ‘인문주의를 주창한 르네상스인Ⅰ·Ⅱ·Ⅲ’에 대하여 다루고 있다. 의식주, 여가, 종교, 결혼, 성생활을 비롯하여 가부장제가 식생활에 미친 영향, 르네상스 시대 여성들의 운명이 달린 선택, 자유의 여인상이 쓴 모자의 유래까지도. 당신은 수천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서양인들의 생활 모습을 낮부터 밤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
자세한 이론, 재미있는 일화, 이미지와 영상 등을 통해 서양사의 흐름은 물론 한 가족의 안방까지 속속들이 들여다보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 출발은 그리스와 로마로부터 시작한다. 로마의 검투사들을 향해 당신은 손바닥을 펴 보이고 싶은가, 주먹을 쥐어 보이고 싶은가?
김복래(국립안동대 교수)
한국외대 불어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1대학과 파리 4대학(소르본느)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원래 전공은 경제사회사이나 귀국하여 문화사 쪽으로 더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강사와 연구원, 원주 한라대 강의전담교수로 근무하다가 현재는 국립안동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프랑스가 들려주는 이야기』, 『프랑스 문화예술, 악의 꽃에서 샤넬 No.5까지』, 『프랑스 지역학 연구』, 『프랑스사』, 『재미있는 파리역사산책』, 『와인에 담긴 역사와 문화』, 『프랑스 왕과 왕비』, 『파리 혁명과 예술의 도시』, 『파리의 보헤미안과 댄디들』, 『프랑스 식도락과 문화정체성』, 『그리스 신화와 축제』, 『권력과 철학을 뒤흔든 매춘부 헤타이라』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프랑수아 도스의 『조각난 역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