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와 존재론
우리는 휴대폰을 사면 사용하기 전 각자 방식대로 기기 ‘설정’을 한다. 휴대폰의 고유한 계정, 앱 설정부터, 알림음, 바탕화면 같은 소소한 것까지. 이와 마찬가지로 철학은 세계를 설명하는 궁극적인 설정, 존재론적인 설정을 하는 것이다. 이정우 교수의 강의는 초보적인 입문자라도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쉬운 사례로 자세한 설명을 더한다. 하이데거, 니체, 들뢰즈 등 현대 철학 거장들의 이론을 들여다보며 세계, 존재의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그 의미와 양상을 깊이 있게 사유해보는 첫걸음을 떼어보자.
존재에서 생성으로
19세기 후반, 서유럽 철학사는 거대한 변환을 겪는다. 이는 오늘날 현대적 사유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이 변환은 ‘유일한 본질’을 추구하던 과거와 달리 생성(Becoming)으로의 전환, 즉 시간에 따라 생생하게 변해가는 우발성의 세계로의 전환을 뜻한다. 이전의 철학이 도달할 수 없는 불가능한 이상에 대한 사유를 감행하는 것이었다면, 일상에서 실제로 볼 수 있고 변화하는 존재들인 ‘현실태’에 관해 직접적인 사유를 시도하기에 이른다. ‘존재에서 생성으로’의 변환은 인류가 맞이해온 사유, 즉 지식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라고 할 수 있으며, 오늘 날의 삶 속에서도 정치, 과학, 예술 등 광범위한 영역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차이(difference)와 차이생성(differentiation)
차이(difference)는 존재들 간의 다름을 뜻하는 개념이다. 차이생성(differentiation)이라는 표현은 여기서 더 나아가, 존재들 속에서 어떤 차이가 '발생'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차이’가 정적인 다름의 양상이라면, ‘차이생성’은 변동하고 움직이는 양태 속에서 존재를 포착한다는 더 세밀한 의미를 내포한다. 이정우 교수는 차이생성을 중심으로 철학사의 양대 흐름을 설명한다. 하나는 세밀한 차이생성을 표면화하고자 했던 사유들이고, 다른 하나는 반대로, 차이생성을 부정하고 동일성의 체계를 세우고자 한 사유들이다. 그 양대 흐름은 현대 철학의 원천이자 뿌리들이라고 할 수 있다. 6강으로 진행될 이정우 교수와의 사유 여행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참모습을 통찰하는 새로운 눈을 갖게 할 것이다.
이정우(철학자, 경희사이버대 교수)
서울대학교에서 공학, 미학, 철학을 공부한 후, 아리스토텔레스 연구로 석사학위를, 미셸 푸코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강대학교 교수, 녹색대학 교수,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철학아카데미 원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는 경희사이버대 교수로, 들뢰즈 <리좀 총서> 편집인으로 활동 중이다. 해박한 지식으로 고대철학과 현대철학, 동양철학과 서양철학을 가로지르며, 철학과 과학을 융합하는 등 ‘새로운 존재론’을 모색해 왔다. 다수의 저서와 역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