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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뢰즈 이해의 문턱, 분열분석
분열분석은 이른바 가타리와 함께 하던 시기의 들뢰즈가 내세운 후기 철학의 산물로 이해되곤 한다. 그렇지만 『의미의 논리』와 『차이와 반복』을 중심으로 한 전기와 『안티 오이디푸스』 및 『천 개의 고원』을 중심으로 한 후기의 구분은 피상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분열분석은 단순한 정신분석 비판도 아니고 분열증적인 탈주에 대한 정치적 찬사도 아니며, 반대로 들뢰즈 존재론의 귀결이자 확장이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분열분석이 무엇인지 이해한다는 것은 들뢰즈 철학을 관통한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분열분석의 계보학: 철학사에서 삶의 정치학까지
이 강좌는 3권의 책을 통해 분열분석을 설명하려고 한다. 3권의 책은 『차이와 반복』 『안티 오이디푸스』 『천 개의 고원』이다. 『차이와 반복』을 통해서 들뢰즈가 천착한 차이의 철학에 대해 철학사적 계보가 구성된다. 이 강좌를 통해 우리는 이 차이의 철학이 무엇이며 왜 분열분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지 알게 될 것이다. 그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안티 오이디푸스』에 대한 강좌는 정신분석과 분열분석의 차이를 더욱 명료하게 밝힌다. 특히 이 강좌는 욕망과 성, 정체성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탈주와 탈영토화가 단순히 무분별한 해체나 반발이 아니라는 걸 일깨워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천 개의 고원』을 다룬 강좌는 들뢰즈 존재론의 정수를 예술과 사회에 대한 이해로 확장시킨다. 들뢰즈 철학이 공허한 추상적 형이상학이 아니라 우리 삶의 조건을 명쾌하게 해부하는 도구이자 해방의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날 것이다.
3가지 프리즘으로 보는 들뢰즈
김효영, 최진석, 이진경 3인의 강사는 각각 한 권의 책을 맡아 서로 다른 주제적 측면에 집중함으로써 하나의 개념을 3색의 프리즘으로 분석하는 것과 같은 강좌를 제공한다. 김효영은 철학사적 뿌리를 추적함으로써 철학적 개념을 명쾌하게 정리한다. 최진석은 우리의 일상적인 경험들을 끊임없이 환기시키며 정신분석과 분열분석의 개념들을 생생하게 이해시킨다. 이진경은 이 철학적 개념들이 어떻게 현실에 대한 분석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누구보다 더 쉽고 명료하게 설명해준다. 이러한 구성은 철학적 개념이 가진 잠재성을 더욱 더 충실하게 경험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이진경(사회학자,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서구의 근대적 주거공간에 관한 공간사회학적 연구: 근대적 주체의 생산과 관련하여」라는 논문으로 사회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오랫동안 공부하는 이들의 ‘코뮨’인 연구공간 <수유+너머>에서 자본주의 외부의 삶과 사유를 시도하며, 근대성에 대한 비판 연구를 계속해 온 활동적인 사회학자이다. 87년 발표한 『사회구성체론과 사회과학방법론』로 명성을 얻은 후, ‘이진경’이라는 필명으로 ‘탈근대성’과 ‘코뮨주의’에 관한 다수의 저서를 출간하였다. 또한 박태호라는 이름으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기초교육학부 교수로 강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