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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근현대철학벤야민의 유년시절과 사유방식의 형성

강좌정보
벤야민의 독자적인 사유는 역사, 철학, 문학, 예술에 걸쳐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이 강좌에서는 텍스트를 통해 벤야민의 역사 개념, 근대에 대한 비판을 짚어본다. 이 궤적을 더듬어 따라가는 여행을 통해 벤야민 사유세계의 지도를 그려보고자 하는 벤야민 입문자에게 추천하는 강좌이다.

벤야민의 지적 태도는 자살의 태도와 유사하다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1892~1940)은 유대인 부호의 아들로 태어났고, 실제로 스페인 국경에서 모르핀을 먹고 자살했다. 벤야민은 그의 생애 동안 우울증으로 수차례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살은 그의 지적 태도를 고스란히 설명해준다. 특히, 메모 덩어리라 할 수 있는 그의 저서『아케이드 프로젝트』는 자료를 수집했다기보다, 자료 속으로 어갔다는 표현이 더 정확한 책이다.

어떤 대상을 나의 용도에 의해, 내가 주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내가 그것을 위해 대상화 된다’
라는 것이 벤야민의 사유 체계에 깊이 들어 있다. 즉 주체라는 것을 지배적으로 사용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살하려는 태도를 가지고 대상으로 투신하는 것이다.

문예비평가로서, 역사학자로서 벤야민은 자신을 사용하였다. 보통 상식에서 역사학자가 역사를 다루는 사람이라면, 
벤야민은 역사에 자신을 주어버린 사람이라는 말이다. 즉, 벤야민의 지적 태도는 텍스트 속에 내재한 것이지, 그것이 주체화 되는 것은 아님을 설명하고 있다.


"쓰이지 않은 것을 읽는 것이 독서"

독서란 행위는 그를 둘러싼 환경을 경험하고 그것과 자신과의 관계를 설정하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독서는 쓰이지 않은 것을 읽는 것이다19세기 파리라는 대도시의 거리든, 길거리의 창녀이든, 예술 작품이든 알레고리적 사유가 필요하다. 알레고리에는 두 개의 층위가 존재한다.

예를 들면, 성경에서 수많은 예수의 이야기는 알레고리적으로 제시된다. 그 이야기를 그냥 우화를 읽는 방식으로 교훈적 내용만을 끌어내서는 안 된다. 쓰인 내용 너머에 있는 것을 읽는 것이 진정한 독서이다.



벤야민의 '문지방 영역'

“나는 특별한 습관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을 주고 싶을 때, 되도록 그 선물을 고
르는 일을 자꾸 미룬다. 그럴수록 그 여자의 얼굴은 점점 더 아름다운 여자로 변해간다.” “또 크리스마스 때 선물을 받을 때면, 선물 자체가 아니라 내 손이 양말 속으로 들어갈 때, 그 짧은 순간이 나에게 한없이 황홀했다. 선물 자체에는 기쁨이 없었다.”

이러한 벤야민의 유년 시절의 이미지 세계는 그의 
‘문지방 영역’의 토대를 이룬다. 영역은 특별한 공간을 의미하고, 모든 공간은 경계를 전제로 한다. 이쪽도 아니고 저쪽도 아니지만, 이쪽이기도 하고, 저쪽이기도 한 문지방을 한 영역으로 부각시킨다.

이것은 passage(통로)와 동일한 개념으로 passage는 19세기에 태어나서 20세기에 와서 폐허가 된 건축 양식이다. 
passage는 하나의 통과 지점이며 passage가 없으면 이쪽도 저쪽도 있을 수 없다. 벤야민의 베를린에서의 유년 시절은 이것도 저것도 아닌 영역,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선물을 고르는 영역, 크리스마스 때 양말 속으로 손을 넣고 선물을 집기 전의 황홀한 영역, 바로 3의 영역을 형성한다.


벤야민의 파편적
(fragmental) 글쓰기

벤야민은 교수가 되려고 했으나 논문을 거절당하고, 정식으로 강단에 설 수 없었다. 그는 변방에서 서평, 논문, 리뷰, 사설, 소책자, 라디오 대본 등을 통해 파편적으로 글을 쓸 수밖에 없었다. 
이 억압된 삶에서 오는 벤야민의 잡문적, 단편적, 파편적 글쓰기 방식은 억압된 현실을 벗어나서 억압적 현실을 다루는 무기로 사용된다.

현존하는 것을 벤야민은 파편으로 만드는데, 그것은 파편 그 자체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 파편을 통해 이어지는 길을 위해서다. 파괴적 성격은 인생이 살 값어치가 있다는 감정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자살할 만한 값어치가 없다는 감정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왜 나는 난쟁이 꼽추가 되어가는가?

벤야민은 요즘 말로 하면 비정규직 근로자였다. 게다가 그는 30대가 되어서도 여전히 부르주아인 부모에게 얹혀 살아야 했던 나약한 지식인이었다. 벤야민은 어릴 때 부유한 집에서 태어난 자신이 점점 가난하고 상황이 나빠지는 것을 비유하여, 자신을 
‘난쟁이 꼽추가 되어간다’고 했다.

자신이 점점 난쟁이 꼽추가 되어가는 이유에 대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지식인의 모랄 의식으로 답을 찾는다. 그것은 자신이 부르주아로 살아오는 동안, 수많은 난쟁이 꼽추들, 즉 프롤레탈리아들을 돌아보지 않은 자신을 의식하는 것이었다. 
프롤레탈리아의 시선에 답하지 못한 사이 자신이 난장이 꼽추가 되었다는 고백을 한다.


행복의 정답, 과거의 조작인가?
 미래의 소망 성취인가?

신학과 결합한 역사적 유물론’의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은 구원의 관념을 등장시킬 때이다. 특이한 것은 이 
구원이 미래가 아닌 과거로부터 온다는 점이다. 벤야민에 따르면, “과거는 그것을 구원으로 지시하는 어떤 은밀한 지침을 지니고 있다.”

우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은 예전에 다른 사람들을 스치고 지나갔던 바람이다. 우리가 귀기울여 듣는 목소리 속에는 이젠 침묵해버린 목소리가 메아리로 울려 퍼진다. 우리가 구애하는 여인들에게는 그들이 알지 못하는 자매들의 모습이 들어 있다. 그렇게 과거의 사람들과 우리 사이에는 ‘은밀한 약속’이 놓여 있으며 앞서 간 모든 세대와 마찬가지로 우리에겐 
‘희미한 메시아적 힘’이 함께 주어져 있다.

역사적 유물론자는 그러한 약속과 메시아적 힘을 발견하는 자
이다. 그래서 과거의 역사가 원래 어떠했는가를 객관적으로 인식한다는 식의 역사주의는 역사적 유물론과 거리가 멀다. 그와 달리 “역사적 유물론의 중요한 과제는 위험의 순간에 역사적 주체에게 예기치 않게 나타나는 과거의 이미지를 붙드는 일이다.”

역사, 철학, 신학, 문화, 문학, 사진, 영화, 그리고 대도시 이론에 이르기까지 그의 지적 여행은 사유의 모든 영역을 횡단하고 주유한다. 그러나 그 지적 횡단과 주유는 태고와 현대, 신화와 유토피아, 매혹과 전율, 꿈과 우울 사이를 오가는 지도 없는 여행이었고 그의 텍스트들은 그 지적 모험의 어지러운 궤적으로 남아 있다. W. 벤야민의 입문 과정으로 마련된 이 강좌는 이 궤적을 더듬어 따라가는 여행을 통해서 벤야민 사유 세계의 지도를 그려보고자 한다.

강사소개
교재소개
- 참고문헌
『발터 벤야민의 문예이론』민음사
『현대 사회와 예술』문학과 지성사
『문예비평과 이론』문예출판사
『베를린의 유년시절』솔출판사
『발터 벤야민의 모스크바 일기』그린비
『아케이드 프로젝트 1,2』새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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