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와 치유
우리는 살아오면서 수많은 이야기를 듣고 읽고 체험하고 있다. 단순히 즐거움만을 얻기 위해 이야기를 읽을 수도 있지만, 사실 이야기란 ‘힐링’이라는 진정한 의미의 스스로를 위한 치유의 힘을 가지고 있는 존재이다. 이야기를 읽는 동안 우리는 이야기 속 등장인물의 감정과 경험을 따라가며, 때로는 기쁘고 때로는 슬프며 때로는 화가 나거나 즐거운 감정을 마치 실제처럼 느끼게 되고 그들의 삶을 보며 잊고 지냈던 나의 모습과 나의 삶을 떠올리기도 한다. 우리가 ‘즐거움의 눈’ 만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으로 이야기를 접하려고 한다면 단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 뿐 아니라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고 ‘나와 너’의 공감을 키워 보다 나은 ‘우리’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이야기와 삶
그렇다면 왜 우리는 이야기를 통해 희노애락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일까? 우리는 사회를 살아가는 동안 다양한 역할을 요구받고 거기에 알맞은 모습으로 스스로를 드러내며 지내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드러난 모습들이 우리 자신의 모든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진정한 자신과 드러난 자신과의 갈등 속에서 방황하던 중, 이야기 속 인물들이 겪는 사건과 감정을 통해서 잊고 있던 자신을 만나고 때로는 위로도 받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어떻게 잊혀진 자신의 모습과 만날 수 있는지, 어떻게 나를 위한 치유를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고, 보다 나은 스스로가 될 수 있는 길로 출발해보자.
이야기 힐링
이 강의에서는 이야기를 읽기 위한 새로운 접근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친숙한 작품의 사례들과 함께하는 이강선 교수님의 친절한 설명은 우리 안에 존재하는 아이, 영웅, 양성성 등 우리의 이면들이 어떤 식으로 작품 속에서 그려지고 어떤 식으로 나아가는지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는 이 강의를 들으며, 때로는 여우와 코끼리를 통해 자기실현의 과정을 경험하게 되고, 때로는 흑인 아이의 삶을 통해 불합리한 현실에 상처받은 ‘어린 나’를 위로하게 될 것이다. 또한 남성과 여성으로 이분화된 정체성과 역할론에서 벗어나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한 발걸음도 시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상처받았던 나를 위한 힐링의 시간으로 함께 떠나보자.
이강선(호남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필명은 이명. 성균관대학교 영문학를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토니 모리슨 연구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문학 치유에 깊은 관심을 갖고 공부 중이다. 성균관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대학교 등에서 영문학과 번역을 가르치고, 글을 썼으며 현재는 호남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핀투여행기』, 『새들백』, 『암의 나라에서 온 편지』, 『사랑의 백가지 이름』 등과 소르본 대학 어학당에서 공부한 덕분에 프랑스어 책 『유쾌한 천국의 죄수들』을 번역했다. 지은 책으로 『몸이 아프다고 삶도 아픈 건 아니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