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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록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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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개요
'각자도생'이라는 말이 일상어가 되어버린 시대다. 생존 자체가 문제가 되는 지금, 우리는 2차 대전 직후와 유사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그 시대 전 세계를 강타했던 철학이 바로 실존주의였다.
본 강좌는 실존주의를 8가지 스펙트럼으로 조명한다. 카프카와 카뮈의 문학 작품에서 출발해, 사르트르와 하이데거의 철학으로 나아가며, 시몬 드 보부아르의 실존주의 페미니즘까지 아우른다. 5명의 전문 강사가 각자의 영역에서 실존주의의 핵심을 전달한다. "실존은 본질에 선행한다"는 명제가 오늘날 우리 삶에 던지는 의미를 탐구하는 여정이다.
■ 강의특징
이 강좌의 가장 큰 특징은 문학과 철학을 넘나드는 입체적 접근이다. 1-3강에서는 카프카의 『변신』『성』과 카뮈의 『이방인』을 통해 실존의 문제를 문학적으로 체험한다. 카프카가 초현실주의 기법으로 그려낸 인간 운명의 부조리, 뫼르소를 통해 드러나는 삶의 근본적 모순을 만난다.
4-6강에서는 철학적 심화가 이루어진다. 카뮈의 '부조리 속에 머물기', 사르트르의 '실존은 본질에 선행한다'는 명제, 두 사상가의 타자론 차이를 비교한다. 사르트르가 '나-타자'의 갈등과 투쟁을 강조했다면, 카뮈는 상생과 공존을 모색했다.
7강에서는 시몬 드 보부아르의 『제2의 성』을 다룬다. '여자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는 테제를 통해 실존주의가 페미니즘과 만나는 지점을 확인한다. 마지막 8강에서는 하이데거의 '각자성' 개념으로 돌아가 실존의 의미를 재정립한다.
■ 추천대상
현대 사회의 고독과 불안을 철학적으로 사유하고 싶은 사람, 실존주의에 관심 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던 사람에게 적합하다. 키에르케고르부터 하이데거까지, 실존주의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기회다.
문학과 철학을 함께 공부하고 싶은 사람, 카프카와 카뮈의 작품을 깊이 이해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유익하다. 철학, 문학, 여성학을 전공하는 학생들뿐 아니라,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에 천착하는 모든 이에게 권한다.
■ 수강팁
강좌를 듣기 전에 카프카의 『변신』과 카뮈의 『이방인』을 읽어두면 좋다. 두 작품 모두 분량이 많지 않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도 함께 읽으면 문학 강의가 더욱 풍성해진다.
5명의 강사가 각기 다른 스타일로 강의하므로, 각 강사의 특성을 파악하며 듣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김진영의 문학적 감수성, 변광배의 사르트르 전문성, 장의준의 철학적 깊이, 김은주의 페미니즘적 시각이 어우러진다.
실존주의 개념들이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본질과 실존', '즉자와 대자', '투기', '각자성' 등의 용어가 낯설다면 강의록을 참고하며 반복 수강하기를 권한다.
■ 마치며
실존주의의 핵심은 간단명료하다. 우리는 무한한 자유를 부여받고 태어났으며, 그 자유에 대한 절대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정해진 본질은 없다. 내가 누구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는 오직 나 자신이 결정해야 한다.
이 강좌는 카프카의 문학적 통찰에서 시작해 하이데거의 철학적 사유로 완성되는 실존주의의 여정을 보여준다. 8가지 스펙트럼을 통해 실존의 의미를 되새기며, 각자도생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김진영(인문학자, 철학아카데미 대표)
고려대 대학원 독문과를 졸업하고, 독일 프라이부르그 대학(University of Freiburg)에서 아도르노와 벤야민, 미학을 전공하였다. 바르트, 카프카, 푸르스트, 벤야민, 아도르노 등을 넘나들며, 문학과 철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많은 수강생들로부터 ‘생각을 바꿔주는 강의’, '인문학을 통해 수강생과 호흡하고 감동을 이끌어 내는 현장', ‘재미있는 인문학의 정수’라 극찬 받았다. 또한 텍스트를 재해석하는 독서 강좌로도 지속적인 호평을 받았다. 현재 홍익대, 중앙대, 서울예대 등에서 강의했으며, (사)철학아카데미의 대표를 지냈다. 2018년 작고하였다.
장의준(철학박사)
프랑스 스트라스부르(Strasbourg) 대학에서 철학 전공으로 철학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동 대학에서 「Survivre. Autrement que la vie du sujet ou au-delà de la mort du Dasein(살아남기: 주체의 삶과는 다르게 또는 현존재의 죽음 저편)」이라는 논문을 제출하여 최우수 등급(félicitations du jury)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레비나스의 철학적 방법론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논문으로는 「L’origine perdue et l’événement chez Lévinas」, 「Survivre. Autrement que la vie du sujet ou au-delà de la mort du Dasein」, 「La passivité du temps et le rapport à l’autre chez Lévinas」, 「기독교의 배타적 절대성으로부터 빠져나가기. 변선환의 종교해방신학적 과제는 여전히 유효한가?」가 있고, 저서로는 『좌파는 어디 있었는가? 메르스와 탈-이데올로기적 좌파의 가능성』, 공저로는 『종교 속의 철학, 철학 속의 종교』, 『문명이 낳은 철학, 철학이 바꾼 역사』가 있다.
변광배(불문학자)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 동 대학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몽펠리에 3대학에서 「장 폴 사르트르의 극작품과 소설에 나타난 폭력의 문제」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내 사르트르 전문가로 『존재와 무』 『사르트르의 참여문학론』 등 사르트르와 실존주의에 관한 다수의 저서를 출간하고, 주요 저서를 번역해 왔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 대우교수를 역임했고, 지금은 프랑스인문학연구모임 ‘시지프’를 이끌고 있다.
김은주(철학자)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에서 『여성주의와 긍정의 윤리학(affirmative ethics): 들뢰즈의 행동학(éthologie)을 기반으로』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트랜스포지션』(2011, 문화과학사), 『페미니즘을 퀴어링!』(2018, 봄알람) 을 공역, 『공간에 대한 사회인문학적 이해』(2017, 라움)을 공저했고, 최근에는 여성 철학자의 삶과 사유를 다룬 『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2017, 봄알람)』을 썼다. 논문으로는 「에토스(ethos)로서의 윤리학과 정동」, 「들뢰즈와 가타리의 되기 개념과 여성주의적 의미: 새로운 신체 생산과 여성주의 정치」, 「'여성혐오'이후의 여성주의(feminism)의 주체화 전략:혐오의 모방과 혼종적(hybrid)주체성」 등이 있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동덕여자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송승환(시인, 문학평론가)
중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3년 『문학동네』 신인상에 시가, 2005년 『현대문학』 신인추천 평론이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시집 『드라이아이스』(문학동네, 2007), 『클로로포름』(문학과지성사, 2011), 『당신이 있다면 당신이 있기를』(문학동네, 2019), 문학평론집 『측위의 감각』(서정시학, 2010), 『전체의 바깥』(문학들, 2019), 『감응의 유물론과 예술』(공저, 도서출판b, 2020), 『바깥의 문학』(공저, 도서출판b, 2022) 등이 있다.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겸임교수와 서울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초빙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연세대학교와 추계예술대학교에서 시와 시론, 문학이론과 비평의 실제를 가르치면서 문예지『쓺』과 『문학들』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