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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록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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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개요
15세기 르네상스부터 17세기 바로크까지, 유럽 건축사의 황금기를 여행하는 강좌다. 이 시기는 인간 중심의 사고가 건축이라는 형태로 구현된 시대였다. 중세의 신 중심 세계관에서 벗어나 인간의 이성과 감성을 공간으로 표현하려는 시도들이 펼쳐졌고, 그 결과 우리가 지금도 경탄하는 걸작들이 탄생했다.
이 강좌는 단순히 건축물의 외형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건축가라는 '사람'을 중심에 두고 건축사를 읽어낸다. 브루넬레스키, 미켈란젤로, 베르니니 같은 거장들이 각자의 시대를 어떻게 이해하고 새로운 이상을 제시했는지 추적한다. 그들의 작품 속에는 당대의 정치, 종교, 경제적 상황이 모두 녹아 있다.
■ 강의특징
건축가 중심의 서술 방식이 이 강좌의 가장 큰 특징이다. 초기 르네상스의 브루넬레스키와 알베르티부터 성기 르네상스의 브라만테와 라파엘, 매너리즘의 줄리아 로마노, 베니스의 팔라디오, 바로크의 베르니니와 보로미니까지. 각 건축가의 개성과 철학이 어떻게 건축 양식으로 표현되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풍부한 시각자료 활용도 주목할 만하다. 실제 건축물의 사진과 도면을 통해 공간의 구조와 비례, 장식의 의미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피렌체 돔의 구조, 성 베드로 광장의 설계 원리, 베니스 건축의 독특한 특징들을 눈으로 보며 이해하는 과정은 단순한 이론 학습을 넘어선다.
르네상스의 안정된 조형질서에서 바로크의 역동적 에너지로 변화하는 과정을 체계적으로 정리한다. 중앙 집중형 구조, 고전주의의 부활, 반 고전주의적 일탈, 수직성의 강조 등 각 시대의 건축 언어가 어떻게 다음 시대로 이어지는지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 추천대상
유럽 여행을 준비하거나 다녀온 사람들에게 특히 유익하다. 피렌체, 로마, 베니스의 유명 건축물들이 단순한 관광 명소가 아니라 역사적 맥락 속에서 의미를 가진 작품으로 다가온다. 여행이 더 깊이 있는 경험으로 바뀐다.
미술사나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들도 환영이다. 건축은 회화, 조각과 함께 시대정신을 표현하는 종합예술이다. 특히 르네상스 3대 거장 중 한 명인 라파엘, 예술가이자 건축가였던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건축적 관점에서 새롭게 이해할 수 있다.
인문학적 사고의 폭을 넓히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좋다. 건축은 단순히 공간을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시대의 세계관을 담는 그릇이다. 왜 르네상스는 수평선과 정사각형을 선호했고, 바로크는 수직과 타원을 추구했는지 이해하면 그 시대 사람들의 정신세계까지 엿볼 수 있다.
■ 수강팁
12강이라는 분량을 한 번에 소화하려 하지 말고, 시대별로 나눠서 천천히 듣는 것이 좋다. 초기-성기 르네상스(1-3강), 매너리즘과 베니스(4-5강), 바로크(6-9강), 프랑스-영국-중부유럽(10-12강)으로 구분해서 각 시기의 특징을 충분히 소화한 후 다음으로 넘어가면 이해가 깊어진다.
가능하다면 관련 건축물 이미지를 검색하며 듣는 것을 권한다. 강의에서 언급되는 건물들을 직접 찾아보면서 세부 장식과 공간 구조를 확인하면 훨씬 생생하게 다가온다. 구글 아트 앤 컬처 같은 플랫폼에서 고해상도 이미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건축가들의 관계에 주목하며 들으면 재미있다. 브라만테와 라파엘의 사제관계, 베르니니와 보로미니의 라이벌 구도 같은 인간적 드라마가 건축 양식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 이런 관계망을 메모해두면 전체 흐름이 입체적으로 그려진다.
■ 마치며
건축은 돌과 콘크리트로 쌓은 구조물이지만, 그 안에는 시대의 꿈과 철학이 담겨 있다. 르네상스 사람들은 인간의 이성적 질서를, 바로크 시대 사람들은 감성의 역동성을 건축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이 강좌는 그 표현 방식의 변화를 따라가며 유럽 근대 정신의 형성 과정을 목격하는 여정이다.
건축가들의 이름을 통해 건축사를 읽는다는 것은, 결국 인간을 통해 역사를 이해한다는 뜻이다. 그들이 고민하고 실험하고 때로는 대립했던 흔적들이 지금도 유럽 곳곳에 남아 우리에게 말을 건다. 이 강좌가 그 대화에 참여하는 통로가 되어줄 것이다.
임석재(건축가, 이화여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