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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명작은 가라, 셰익스피어의
사극(Histories)이 온다
16세기 무렵, 유럽 르네상스 바람이 영국에도 불어온다. 국민 문학의 황금시대가
도래하고 스펜서, 베이컨 등의 학자와 문인이 속출하며 영국의 절대주의가 절정에 이른다. 그는 오늘날까지 영국 르네상스 시대의 으뜸가는 희/비극
작가로 익히 인식되어 오고 있다. 하지만 희/비극뿐만 아니라 사극과 시 그리고 소설까지 모든 장르를 섭렵하며 크리스토퍼 말로, 벤 존슨, 존
웹스터 등 동시대의 탁월한 극작가 모두를 뛰어넘는 성취를 이루었다는 사실 또한 간과할 수 없다.
헨리 7세가 튜더 왕가를 이루면서
장미전쟁을 종식하기 직전의 역사를 다룬 <리차드 2세>와 <헨리 5세>, 당시의 마케아벨리즘을 보여주는
<오셀로>, 공화정 초기의 로마를 소재로 한 <코리올레이너스>에 이르기까지. 그의 작품들은 튜더 왕조의 신화를 인간적으로
조망한 사극과 재치와 해학으로 풀어내는 낭만 희극, 그리고 운명의 좌절을 그린 비극 사이를 쉴새 없이 넘나든다.
셰익스피어, 깊고 넓게 주유(周遊)하기
이전까지의 셰익스피어가 햄릿, 로미오와 줄리엣,
리어 왕과 같은 유명 작품 위주의 뻔한 목축임에 지쳤다면, 이번 강의는 셰익스피어의 또 다른 문학 작품들의 탐독을 통해, 목말랐던 지식을 깊고
넓게 들이키며 그간의 갈증을 날려버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영국 역사 중 봉건주의에서 근세로의 이행을 상징하는 장미 전쟁,
절대군주제 확립의 전초를 알리는 튜더 왕조 등. 당시의 사회상을 셰익스피어의 역사극으로 함께 훑어 내리며, 역동적이었던 영국 르네상스 시대를
다시금 조명한다. 뿐만 아니라 극의 이면에 감추어진 인간의 심연을 들여다보고, 셰익스피어 극의 공감이 우리 삶 속에 투영된 정도를 가늠해보고자
한다.
공성욱(영문학자)
연세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동 대학원에서
「셰익스피어 사극의 연극미학적 구조」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 관심 분야는 영국 중세/르네상스 문학이다.
한국셰익스피어학회와 고전르네상스영문학회의 이사로 활동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