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의개요
산스크리트로 쓰인 경전과 철학서를 직접 읽는다는 것은 수천 년 전 현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일이다. 하지만 그 사이에는 격변화와 복합어, 산디 변화라는 높은 장벽이 가로막고 있다. 이 강좌는 산스크리트 문법의 핵심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이를 바탕으로 실제 문장을 독해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목표를 둔다.
명사의 8격 변화부터 동사의 시제와 법, 분사 구문과 독립 구문까지, 산스크리트 문장을 읽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문법 요소들을 체계적으로 학습한다. 단순히 규칙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문장 안에서 이 문법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직접 확인하며 익힌다. 6강에 걸쳐 기초 문법부터 시작해 홑문장과 겹문장 독해, 복합어 해석까지 단계적으로 나아간다. 강좌를 마칠 즈음에는 사전을 활용해 짧은 산스크리트 문장을 스스로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한다.
■ 강의특징
산스크리트는 명사 중심의 언어다. 영어처럼 어순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명사의 격변화가 문장에서의 역할을 결정한다. 주격으로 쓰이면 주어가 되고, 목적격으로 변하면 목적어가 되는 식이다. 마치 한국어에서 '가', '를', '의'와 같은 조사가 붙어 단어의 기능이 바뀌는 것과 비슷하다. 따라서 명사의 원형과 그 격변화 형태를 많이 알아둘수록 독해가 수월해진다.
또 하나의 특징은 복합어 구조다. 산스크리트에서는 여러 단어가 결합해 새로운 단어를 만드는 일이 매우 흔하다. '경험'+'말'+'의미'가 합쳐져 '경험적 문장의 의미'라는 단어가 되고, '돌아다니다'+'손'+'기계'가 만나 '휴대폰'이 된다. 이런 복합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문장의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다. 이 강좌에서는 복합어의 종류와 해석 방법을 5강에서 집중적으로 다룬다.
강의는 크게 세 단계로 구성된다. 1-2강은 명사와 동사, 시제, 분사 등 핵심 문법을 다룬다. 3강은 격변화와 동사 어미를 총정리하는 복습 시간이다. 4-6강은 본격적인 문장 독해로, 홑문장부터 시작해 점차 복잡한 겹문장과 독립 구문까지 나아간다. 문법을 배우고, 복습하고, 실전에 적용하는 3단계 학습 구조가 이 강좌의 가장 큰 장점이다.
■ 추천대상
인도 철학이나 불교 경전에 관심이 있어 원전을 직접 읽고 싶은 사람에게 이 강좌를 권한다. 번역본을 읽다가 '원문은 어떻게 표현되어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긴 적이 있다면, 이 강좌가 그 답을 찾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베다 문헌이나 우파니샤드, 바가바드 기타 같은 고전 텍스트에 관심 있는 학습자라면 더욱 좋다.
김영 선생님의 <산스크리트 입문> 강좌를 이미 수강한 학습자에게 특히 적합하다. 입문 강좌에서 배운 기초를 바탕으로 실전 독해로 나아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물론 이 강좌부터 시작해도 무방하지만, 입문 강좌를 먼저 듣는다면 학습 효과가 훨씬 높다. 이후 인도 고전 산문과 운문을 독해하는 심화 강좌로 이어질 예정이니, 체계적인 학습 경로를 원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산스크리트는 쉬운 언어가 아니다. 격변화 표를 외우고, 동사 어미를 익히고, 복합어 규칙을 이해하는 데 상당한 인내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만큼의 노력을 기울일 의지가 있다면, 고대 인도의 지혜에 직접 닿을 수 있는 귀한 열쇠를 얻게 된다.
■ 수강팁
3강까지 진도를 나가기 전에 1-2강에서 강조된 핵심 단어와 문법 규칙을 충분히 복습하는 것이 좋다. 3강은 필수 문법을 망라하는 고비 구간이기 때문에, 그 전까지 기초를 탄탄히 다져두지 않으면 따라가기 힘들다. 강의를 들으면서 중요한 격변화 형태나 동사 어미는 별도로 노트에 정리해두면 나중에 독해할 때 큰 도움이 된다.
사전 찾는 법을 확실히 익혀두는 것도 중요하다. 4강에서 사전 활용법을 설명하는데, 이 부분을 건성으로 넘기지 말고 실제로 사전을 펼쳐보며 연습하는 것이 좋다. 온라인 산스크리트 사전(Monier-Williams Sanskrit-English Dictionary 등)도 활용 가능하다. 단어의 원형을 찾는 과정 자체가 문법 이해를 깊게 만든다.
강의 시간이 회차당 100분을 넘는 경우가 많아 한 번에 다 듣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 교시별로 나뉘어 있으니 하루에 한두 교시씩 꾸준히 듣는 방식도 괜찮다. 특히 직장인이라면 출퇴근 시간을 활용하거나, 주말에 집중해서 몰아 듣는 전략을 취할 수 있다. 어려운 부분은 반복해서 들으며 익숙해지는 것이 핵심이다.
■ 수강후기에서
수강생들은 입문 강좌에 이어 이 강좌를 들으면서 산스크리트 문장 구조에 대한 이해가 확실히 높아졌다고 말한다. 특히 4강의 홑문장 독해 파트에서 사전 찾는 법을 배운 뒤 독해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는 평가가 많다. 명사의 8격 변화가 실제 문장 안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직접 보니 문법이 단순한 규칙이 아니라 살아있는 도구로 느껴졌다는 반응도 있다.
복합어 파트는 흥미로웠지만 동시에 어려웠다는 의견이 공존한다. '휴대폰'이 '돌아다니다+손+기계'의 합성이라는 예시는 머리에 쏙 들어왔지만, 실전에서 복잡한 복합어를 분석하는 작업은 여전히 도전적이었다는 평이다. 그래도 강의를 두세 번 반복해서 들으니 점차 눈에 익더라는 수강생이 많다.
일부 수강생은 진도가 다소 빠르다고 느꼈다. 특히 입문 강좌를 듣지 않고 바로 이 강좌로 시작한 경우, 1-3강의 문법 설명을 따라가기 벅찼다는 후기가 있다. 반면 입문 강좌를 먼저 수강한 학습자들은 자연스러운 연결이라고 평가했다. 강의 구성 자체는 체계적이지만, 개인의 기초 수준에 따라 체감 난이도가 달라질 수 있다.
강의록만 제공되어 별도로 필기할 내용이 많았다는 아쉬움도 있었다. 일부 수강생은 김영 선생님의 저서를 따로 구매해 교재로 활용했고, 이것이 학습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전한다. 강의 자료로 제공되는 교재 원고 파일을 출력해 제본하는 방법도 좋은 대안이다.
■ 마치며
산스크리트를 배운다는 것은 단순히 고대 언어 하나를 익히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인도 철학과 종교, 문학의 원류에 닿는 통로를 여는 일이다. 번역을 통해서는 느낄 수 없는 원문 특유의 뉘앙스와 논리 구조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 베다의 찬가, 우파니샤드의 대화, 바가바드 기타의 시구들이 산스크리트 원문으로 눈앞에 펼쳐질 때, 그 언어가 품은 사유의 깊이가 비로소 드러난다.
이 강좌는 그 여정의 중요한 한 걸음이다. 문법의 기초를 다지고, 문장 구조를 이해하고, 실제 독해를 시도하는 과정을 거치며 산스크리트 텍스트를 읽는 안목이 조금씩 생긴다. 처음에는 낯설고 어렵게만 느껴지던 격변화와 복합어가, 반복 학습을 통해 점차 익숙한 패턴으로 다가온다. 사전을 찾는 손길이 자연스러워지고, 문장의 구조가 한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독해가 고역이 아니라 즐거움이 된다.
김영 선생님의 명쾌한 설명과 풍부한 예시는 이 어려운 여정을 함께 걸어갈 든든한 동행이다. 6강 24교시의 강의를 차근히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산스크리트 원전 앞에서 주눅 들지 않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인도의 고전 텍스트가 기다리는 아름다운 세계로, 지금 첫발을 내딛어보자.
김영(신화학자, 인도학자)
동국대 불교 교학과 석사 과정에서 공부하다가 2004년 인도 푸나(뿌네) 대학으로 유학, 산스크리트어(싼스끄리뜨)와 팔리어(빠알리어) Low Diploma와 Certificate를 수료했다. 이어 같은 대학에서 빠알리어(남방불교와 삼장)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싼스끄리뜨어 Higher Diploma를 수료했다. 또 같은 대학에서 싼스끄리뜨 베다어(힌두교와 인도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싼스끄리뜨 빠알리 문학연구소에서 번역 및 학술 활동을 진행했다. 2016년 뿌네 데칸 칼리지에서 논문 <인도와 중국의 영웅신화 비교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여섯 가지 키워드로 읽는 인도신화 강의』, 『바가와드 기타 강의』가 있고, 역서로 『라마야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