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담아내고 만들고 전달한다. 우리는 이미 음악의 언어를 공부한 바 있다. 음악의 언어를 넘어 음악의 서사를 듣기 위한 세 번의 작은 음악 감상회. 음악이 들려주는 이야기로 당신을 초대한다!
한겨울밤의 음악 감상회어느 때부턴가 역사적으로 겨울밤은 ‘이야기’의 시공간이 되었다. 길어진 어둠의 시간, 서로 몸을 가까이 하도록 강요하는 추위 속에서, 무수한 이야기들이 구연되고 재창조되고 각색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비언어적인 방식으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음악을 위한 겨울밤은 어디에 있을까. 악기가, 주제의 멜로디가, 춤이, 혹은 연주의 재해석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어떻게 들을 수 있을까.
음악이 전하는 이야기 듣기
세 번의 짧은 강좌는 앞선 <음악의 언어> 강좌를 뒤이으며 보완하기 위한 감상의 시간으로 마련되었다. 외국어를 배웠으면 의사소통을 위한 연습의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한 법이니까. 프로코피예프의 <피터와 늑대>에서 악기들이 특정한 인물을 대신하는 것을 분석해 보고, 침묵의 명상을 위한 메시앙의 오르간 작품이 성서라는 텍스트와 함께 엮어내는 무언의 서사를 감상해 보자. 음악은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만들고 담고 전할 수 있는지.
감상, 해석과 창조의 끝없는 직조
이야기란 들려주고 듣는, 화자와 청자의 만남이기도 하다. 음악은 전통이 계승과 창조(<신세계> 교향곡), 전위(<파라드>), 새로운 감성(<서푼짜리 오페라>)과 만나며 만들어낸 새로운 이야기를 통해 앞으로 나아간다. 바흐와 같은 과거의 음악은 죽은 채로 남는 게 아니라 새롭게 듣고 연주하고 창조하려는 새로운 만남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우리가 음악의 이야기를 더 잘 듣고자 하는 이유는, 그 만남을 계속 살아가기 위해서일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