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새벽배송이 만드는 세계 새벽 3시, 스마트폰을 켜고 탕수육을 주문한다. 30분 뒤 문 앞에 음식이 도착한다. 이제 우리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원하는 것을 즉시 얻을 수 있는 세계에 살고 있다. 배민 새벽배송, 쿠팡 로켓배송, 당일배송 서비스들이 약속하는 것은 단순히 빠른 배송이 아니다. 그것은 '기다림'이라는 시간 자체의 소멸이다 C 칼럼
죽음을 거부하는 시대, 삶의 의미는 어디로 가는가 실리콘밸리의 억만장자들이 수백억 원을 쏟아붓는 곳이 있다. 바로 생명연장 연구소다. 혈액을 교체하고, 세포를 재프로그래밍하고, 극저온 냉동 캡슐에 몸을 보관한다. 2024년 현재, 노화를 질병으로 규정하고 이를 치료하려는 시도는 더 이상 SF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니다. 30억 달러를 투자받은 알토스랩스는 세포의 생물학적 C 칼럼
퇴근길 지하철에서 "나는 왜 이렇게 사는가"를 묻는 순간, 당신은 이미 철학하고 있다 철학과 졸업장 없이도 철학자가 될 수 있을까. 아니, 애초에 그 물음이 틀렸다. 칼 야스퍼스가 철학을 '실존의 해명'이라 부른 이유는, 철학이 학위 논문이 아니라 삶의 문제를 다루는 일이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더 직설적이었다. 그는 철학을 의사에 비유하며 이렇게 말했다. 병을 고 C 칼럼
왜 자유로운 세대가 독재를 원하는가 2024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연합이 30대 이하 청년층에서 30%가 넘는 지지를 받았다. 독일에서는 청년층의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당 지지율이 20%를 넘어섰다. SNS에는 이민자 혐오 발언이 넘쳐나고, 청년들은 강력한 지도자를 갈망한다. 민주주의와 다양성의 가치 속에서 자란 세대가 왜 권위주의 C 칼럼
비어 있어서 가득 찬 것들 우리는 무언가를 많이 가질수록 더 풍요롭다고 믿어왔다. 빽빽하게 채워진 달력, 알림이 끊이지 않는 스마트폰, 한 치의 틈도 없이 들어선 건물들. 현대의 공간과 시간은 빈자리를 허용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더 채울수록 무언가 허전하다는 느낌은 오히려 커진다. 이 역설 앞에서 한국 전통 미학이 오랫동안 붙들고 있던 C 칼럼
이 불안, 병이 아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가슴이 답답하다. 출근길 지하철에서도, 점심시간에도, 밤에 잠들기 전에도 막연한 불안이 따라다닌다. 직장 동료는 정신과에서 처방받은 약을 먹고 있다고 했고, 친구는 명상 앱을 추천했다. 온라인 기사들은 '불안장애 자가진단 체크리스트'를 내밀고, 유튜브는 '불안 극복법'을 연속 C 칼럼
가짜뉴스는 어떻게 진실을 이기는가: 한나 아렌트가 70년 전 예견한 탈진실 시대 아침에 스마트폰을 켜면 수십 개의 뉴스 알림이 쏟아진다. 그런데 같은 사건을 다룬 기사들이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한다. 한쪽에서는 정책의 성공을 외치고, 다른 쪽에서는 참담한 실패라고 말한다. 누구의 말이 진실일까? 더 큰 문제는 이런 질문 자체가 점점 무의미해진다는 데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믿고 싶은 쪽의 기사만 C 칼럼
왜 지금 레비나스인가? 타자의 얼굴이 던지는 윤리적 명령 1. 생애와 지적 배경: 20세기의 비극이 빚어낸 철학자 에마누엘 레비나스(Emmanuel Levinas, 1906–1995)는 1906년 리투아니아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의 삶은 20세기의 가장 어두운 역사와 직접 마주한 궤적이었다. 1923년 프랑스로 건너가 스트라스부르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 C 칼럼
힙합은 어떻게 저항을 상품화했나 : 문화전유와 하위문화의 운명 1970년대 뉴욕 브롱스 남부 빈민가. 흑인과 히스패닉계 청소년들이 깨진 턴테이블을 돌리며 비트를 만들고, 그 위에 분노와 희망을 담은 랩을 얹었다. 힙합은 그렇게 태어났다. 경제적 어려움과 인종차별 속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한 절박한 몸짓이었다. 그런데 반세기가 지난 지금, 힙합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C 칼럼
평생직장도 없고, 확실한 미래도 없는 시대, 왜 변화의 철학이 필요한가 "제발 안정적인 미래를 보장해주세요." 취업 면접장에서, 연애 앱에서, 부동산 상담소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확실한 것'을 찾는다. 하지만 세상은 우리의 바람과 달리 계속 흔들린다. 오늘 핫한 직업이 내일은 사라지고, 평생직장이란 말은 이미 옛 이야기가 됐다. SNS에 올린 행복한 커플 사진 뒤 C 칼럼
그때가 정말 좋았을까 : 니체의 영원회귀와 기억의 정치 "그때가 좋았어." SNS에는 오늘도 복고풍 카페 사진이 올라오고, 자개장과 양철 소쿠리로 꾸민 식당 앞에는 줄이 늘어서 있다. 뉴트로라 불리는 이 복고 열풍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 2030세대는 자신들이 태어나기도 전 시대의 물건을 찾고, 5060세대는 젊은 날의 추억을 꺼낸다. 그런데 정말 과거가 C 칼럼
매일 바위를 밀어 올리는 당신에게 : 카뮈가 전하는 위로 오늘도 출근길 지하철에 몸을 싣는다. 어제와 똑같은 자리에 서서, 똑같은 얼굴들을 본다. 회사에 도착하면 어제 하던 일의 연장선이 기다리고 있다. 퇴근 후에는 내일을 위해 잠시 쉬었다가 다시 똑같은 하루가 시작된다. 취업을 준비할 때는 '취업만 하면' 달라질 거라 믿었다. 하지만 정작 일을 시작하고 나니 끝 C 칼럼
차인 남자가 철학사를 바꿨다 1882년 봄, 41세의 프리드리히 니체는 로마에서 21세의 러시아 여성 루 살로메를 만났다. 이 만남은 니체 생애 유일한 연애 사건이자, 그의 철학이 결정적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다. 사건의 전개 - 니체는 친구 파울 레를 통해 루 살로메를 소개받았다. 당시 루는 유럽 지식인 사회에서 이미 주목받던 지적인 C 칼럼
왜 지금 비트겐슈타인인가?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Ludwig Wittgenstein, 1889–1951)은 철학사에서 가장 기이한 이력을 가진 인물 중 하나다. 오스트리아 최대의 철강 재벌 가문 출신으로 태어나 막대한 유산을 모두 남에게 나눠주고,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치다가 갑자기 노르웨이 오지로 은둔하기도 했으며, 제1차 세 C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