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방』 1. 잔디밭에서 쫓겨난 여자 어느 가을날, 한 여자가 케임브리지 대학 잔디밭을 가로질러 걷다가 제지당한다. 잔디밭은 교수와 학자들만을 위한 것이다. 여자는 허락 없이 그 위를 걸을 수 없다. 그녀는 자갈길로 돌아간다. 같은 날, 그녀는 도서관 문 앞에서도 막힌다. 여성은 학교 구성원의 동행 없이, 혹은 추천 Z 문학X철학
나는 왜 벌레가 되었는가 1. 어느 날 아침, 그는 벌레가 되어 있었다 "그레고르 잠자는 어느 날 아침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자신이 침대 속에서 한 마리의 거대한 해충으로 변해 있음을 발견했다." 소설은 이 한 문장으로 시작한다. 설명이 없다. 이유가 없다. 전날 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떤 저주가 내렸는지, 이 Z 문학X철학
아름다움의 유희는 삶을 구원하는가 1. 유리알로 만든 우주, 그 안에 갇힌 인간 게임이 있다. 규칙을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그 게임은 인류의 모든 지식을 재료로 삼는다. 음악과 수학, 언어학과 철학, 자연과학과 예술이 하나의 추상적 기호 체계 안에서 서로를 참조하고 화응(和應)한다. 참여자들은 이 기호 체계를 통해 '보편적 언 Z 문학X철학
나는 왜 행복해지기를 거부하는가 1. 지하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나는 병든 인간이다... 나는 심술궂은 인간이다. 매력 없는 인간이다." 이 첫 문장은 문학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자기소개 중 하나다. 화자는 자신이 병들었다는 것을 안다. 그것이 병인지도 확실하지 않다고 말하면서, 치료하기를 거부한다. 오기(傲氣) 때문이라고 한다 Z 문학X철학
들어갈 수 없는 성, 나갈 수 없는 나 1. 도착했지만 들어갈 수 없다 K.는 마을에 도착한다. 눈이 내린다. 언덕 위 성은 분명히 보인다. 그런데 K.는 끝내 그 성에 들어가지 못한다. 소설이 끝날 때까지.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 1883~1924)가 미완성 유고로 남긴 『성』(Das Schloss, 1926)은 이 단순한 구도 위에 Z 문학X철학
이른 나이에, 이미 너무 늦었다 1. 폐허가 된 얼굴이 더 진실하다 소설은 한 남자의 말로 시작한다. 어느 공공장소에서 한 남자가 화자에게 다가와 말한다. "저는 당신을 항상 알고 있었습니다. 모두가 당신이 젊었을 때 아름다웠다고 말하지요. 저는 지금의 황폐해진 얼굴이, 젊은 시절의 얼굴보다 더 좋다고 말씀드리려고 왔습니다." Z 문학X철학
세상이 가짜라면, 나는 어디에 서야 하는가 1. 학교에서 또 쫓겨난 열여섯 살 열여섯 살 소년이 또 학교에서 쫓겨났다. 네 번째다. 이유는 단순하다. 공부를 안 했다. 아니, 더 정확하게는, 하고 싶지 않았다.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외워야 하는 것들이 죄다 가짜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J.D. 샐린저(J.D. Salinger, 1919~2010)의 『호 Z 문학X철학
탈출하지 못하는 사람들 1. 아무도 더블린을 떠나지 않는다 소년은 죽은 신부의 방에서 이상한 안도감을 느낀다. 에블린은 배의 갱웨이 앞에서 얼어붙고, 손을 놓아버린다. 가브리엘은 아내의 눈물을 보며 자신이 평생 살아온 삶의 공허함을 직면한다. 제임스 조이스(James Joyce, 1882~1941)의 단편집 『더블린 사람들』(Dubl Z 문학X철학
오지 않는 자를 기다리는 것의 철학 1.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두 번 무대 위에는 나무 한 그루가 있다. 잎이 없거나, 거의 없거나. 두 남자가 서 있다.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 그들은 기다린다. 고도를. 고도가 누구인지는 모른다. 언제 올지도 모른다. 오긴 올 것인지도 불확실하다. 막이 바뀐다. 2막. 무대는 거의 같다. 나무에 잎 Z 문학X철학
죽은 자가 산 자에게 묻는다 1. 아직 끝나지 않은 하루 1980년 5월 27일 새벽. 계엄군이 광주 전남도청으로 진입한다.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사람들이 총에 맞아 쓰러진다. 그중에 열다섯 살 소년 동호가 있다. 한강(韓江, 1970~)의 『소년이 온다』(2014)는 이 하룻밤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소설이 다루는 시간은 그 하루가 Z 문학X철학
문은 당신만을 위해 열려 있었다 1. 문이 열리지 않는 세계 어느 날 아침, 별다른 이유 없이 체포된다. 죄목도 모르고, 재판 날짜도 모르고, 자신을 기소한 법원이 어디에 있는지도 알 수 없다. 그러나 일상은 계속된다. 회사에 출근하고, 은행 업무를 보고, 여자를 만나고, 밥을 먹는다. 다만 어딘가에 '소송'이 걸려 있다는 사실이 삶 Z 문학X철학
말을 빼앗기면 생각도 빼앗긴다 1. 2+2=5를 믿으라고 강요받는다면 수학 문제 하나를 놓고 생각해보자. 2+2는 4다. 누구도 이것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런데 만약 국가가 법령으로 "2+2=5"라고 선언하고, 이를 의심하는 자를 고문하여 진심으로 믿게 만들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이것은 단순한 사고 실험이 아니다. Z 문학X철학
나는 누구의 언어로 말하는가 1. 어느 순간, 자기 언어가 자기 것이 아님을 깨닫는다 "tundish"라는 단어를 아는가. 소설 속 주인공 스티븐 디덜러스(Stephen Dedalus)는 어느 날 영국인 학장에게 깔때기를 가리키며 이 단어를 쓴다. 학장은 못 알아듣는다. 그는 funnel이라고 해야 한다고 말한다. 스티븐 Z 문학X철학
제도 밖으로 나간 사람은 어디로 가는가 1. 기차가 그녀를 죽인 것이 아니다 안나 카레니나는 기차에 뛰어들어 죽는다. 그러나 그녀를 죽인 것은 기차가 아니다. 소설의 첫 문장은 너무도 유명하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닮았고,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 다른 이유로 불행하다(All happy families are alike; each unhap Z 문학X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