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도르노는 20세기 독일의 대표적 사회철학자이자 프랑크푸르트학파의 핵심 인물이다. 유대계 독일인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음악에 조예가 깊었고, 작곡가 알반 베르크에게 사사하기도 했다. 프랑크푸르트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한 후, 나치의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했으며, 그곳에서 호르크하이머와 함께 『계몽의 변증법(Dialektik der Aufklärung)』을 집필했다. 전후 독일로 돌아와 프랑크푸르트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비판이론을 발전시켰다.
문화산업 비판과 철학적 유산
아도르노의 가장 중요한 기여 중 하나는 '문화산업(Kulturindustrie)' 개념이다. 그는 대중문화가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표준화되고 상품화되는 과정을 날카롭게 분석했다. 그에 따르면 문화산업은 인간의 비판적 사고능력을 마비시키고 현실에 순응하게 만든다. 『부정변증법(Negative Dialektik)』에서는 헤겔 철학의 긍정적 변증법을 비판하며, 대상의 개념화에 저항하는 사유 방식을 제시했다. 또한 『미학이론(Ästhetische Theorie)』에서는 예술의 자율성과 사회적 기능에 대한 역설적 관계를 탐구했다.
현대사회에 미친 영향
아도르노의 비판이론은 현대 사회비판과 문화연구의 토대가 되었다. 그의 문화산업 비판은 오늘날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문제점을 이해하는 핵심 틀로 활용된다. 또한 그의 '부정적 사유'는 기존 체제와 사고방식에 대한 저항의 철학적 근거를 제공한다. 아도르노의 사상은 비판적 페다고지, 문화연구, 포스트모더니즘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쳤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소비주의와 대중문화에 대한 그의 비판은 지금도 유효하며, 디지털 시대의 문화 현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