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를로퐁티는 20세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현상학자로, 신체를 통한 지각 경험을 철학의 중심에 위치시켰다. 파리에서 태어나 에콜 노르말 쉬페리외르에서 수학한 그는 후설의 현상학과 게슈탈트 심리학에 영향을 받았으며, 사르트르와 함께 실존주의 운동의 주요 인물로 활동했다. 소르본 대학과 콜레주 드 프랑스 교수를 역임했으며, 1945년 발표한 주저 『지각의 현상학』(Phenomenologie de la perception)을 통해 몸과 세계의 관계에 대한 혁신적인 사유를 전개했다. 데카르트적 이원론을 비판하며 '체험된 몸'(corps vecu)을 통해 인간 경험의 근본 구조를 해명하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