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극장에서 마주하는 2시간의 영상은 단순한 오락거리가 아니다. 스크린 위에서 펼쳐지는 이미지와 사운드, 그리고 시간의 흐름 속에는 인간 존재와 현실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들이 숨어있다.
현대철학의 거장 질 들뢰즈는 영화를 철학의 새로운 언어로 보았다. 그에게 영화는 단순히 현실을 재현하는 매체가 아니라, 사유 자체가 움직이는 형태였다. 운동-이미지와 시간-이미지라는 그의 개념은 영화가 어떻게 우리의 인식과 사고를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관점에서 영화는 철학적 사유의 실험실이 되며, 관객은 수동적 소비자가 아닌 능동적 사유자가 된다.
영화사를 관통하는 다양한 작품들은 각각 고유한 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어떤 영화는 시간의 본질을 탐구하고, 어떤 영화는 정체성의 문제를 다루며, 또 어떤 영화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흐린다. 이러한 작품들을 철학적 렌즈로 바라볼 때, 우리는 단순히 스토리를 따라가는 것을 넘어서 존재의 근본적 질문들과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영화를 철학적으로 사유한다는 것이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감정, 기억, 욕망의 문제들이 스크린 위에서 새로운 형태로 나타날 뿐이다. 중요한 것은 보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영화가 보여주지 않는 것을 영화 속에서 발견하고, 표면적 서사 너머의 철학적 구조를 읽어내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