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비나스는 리투아니아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러시아, 프랑스에서 수학한 철학자다. 그는 후설의 현상학과 하이데거의 존재론을 프랑스에 소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이후 이들의 철학을 비판적으로 재해석하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윤리학을 발전시켰다. 서양철학의 오랜 전통이었던 '존재' 중심의 사유에서 벗어나 '타자'를 철학의 중심에 두었으며, 타자와의 관계에서 윤리가 발생한다는 사유를 통해 20세기 윤리학에 혁명적 전환을 가져왔다.
주요 저작과 사상
레비나스의 대표작으로는 『존재에서 존재자로』(De l'existence a l'existant), 『시간과 타자』(Le temps et l'autre), 『전체성과 무한』(Totalite et Infini), 『존재와 다르게, 혹은 본질의 저편』(Autrement qu'etre ou au-dela de l'essence) 등이 있다. 그의 핵심 개념으로는 '타자성'(alterite), '얼굴'(visage), '무한'(infini), '책임'(responsabilite) 등이 있다. 레비나스는 타자의 얼굴과 마주하는 경험이 윤리의 원천이라고 보았으며, 타자에 대한 무한한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서양철학의 전통인 '존재론'(ontologie)을 넘어서 '타자에 대한 윤리학'을 '제일철학'으로 내세웠다.
현대철학에 미친 영향
레비나스의 사상은 데리다, 리쾨르 등 프랑스 현대철학자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탈구조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의 발전에 기여했다. 특히 그의 타자성 윤리학은 현대의 다문화주의, 페미니즘, 종교간 대화 등 다양한 분야에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다. 레비나스는 홀로코스트라는 역사적 비극을 경험하며, 서구 이성중심주의와 전체주의적 사고방식을 비판하고, 타자에 대한 윤리적 책임을 강조함으로써 현대 사회의 윤리적 토대를 재구성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그의 사상은 오늘날 타자성과 차이에 대한 존중, 윤리적 책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다양한 사회운동과 담론에 지속적인 영감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