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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라캉 『에크리』 읽기 : 개념으로 만나는 라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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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정신분석·심리학라캉 『에크리』 읽기 : 개념으로 만나는 라캉

■ 강의개요

자크 라캉. 프로이트의 뒤를 이은 구조주의 정신분석학자이자 현대 프랑스 사상의 거장. 그의 대표작 『에크리』는 라캉 사상의 진수를 담은 책이지만, 동시에 난해하기로 악명 높은 텍스트다. 의도적으로 흐트러뜨린 시제, 독특한 문체, 암시적인 서술 방식 때문에 연대기적으로 접근했다가는 혼란에 빠지기 십상이다.

이 강좌는 『에크리』라는 미로를 헤쳐 나갈 수 있는 개념의 나침반을 제공한다. 시니피앙과 대타자, 상징계와 주체, 욕망과 주이상스 같은 라캉의 핵심 개념들을 차근차근 짚어가며 텍스트 속에 숨은 언어와 욕망의 관계를 살펴본다. 14강 32교시에 걸쳐 라캉이 평생에 걸쳐 구축한 정신분석학의 지형도를 그려보는 여정이다.

라캉과 현대 정신분석학을 알기 위해 꼭 경유해야 하는 책, 『에크리』를 개념으로 만나는 입문 강좌다.

■ 강의특징

이 강좌의 가장 큰 강점은 난해한 라캉 사상을 개념 중심으로 명쾌하게 풀어낸다는 점이다. 시니피앙과 시니피에, 상징계·상상계·실재계의 삼원 구조, 거울단계와 오이디푸스 과정, 팔루스와 대타자 같은 핵심 개념들을 반복적으로 설명하면서 라캉 이론의 뼈대를 세워나간다.

특히 『도둑맞은 편지』 분석을 통해 상징계의 논리와 시니피앙 이론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거울단계 논의를 통해 자아와 주체의 구분이라는 라캉 사상의 핵심을 짚어낸다. 욕망의 변증법 부분에서는 욕망·요구·욕구의 섬세한 구분과 환상 공식을 다루며, 성차 이론에서는 남근이 생물학적 성기가 아닌 결여의 기표라는 점을 강조한다.

강의는 단순히 개념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감각의 제국>이나 <색,계> 같은 영화를 예시로 들어 주이상스 개념을 생생하게 설명한다. 칸트의 도덕철학과 사드의 쾌락이 같은 구조라는 라캉의 통찰을 마지막 강의에서 다루며, 정신분석이 철학으로 나아가는 지점을 보여준다.

라캉의 철학적 배경도 충실히 다룬다. 레비스트로스의 상징계 이론, 코제브의 헤겔 재해석, 소쉬르의 언어학이 라캉 사상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설명하며, 데카르트의 코기토가 라캉에 의해 어떻게 전복되는지 보여준다.

■ 추천대상

이 강좌는 프로이트의 기본 개념을 알고 있는 학습자에게 적합하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거세 콤플렉스, 리비도, 무의식 같은 프로이트의 핵심 개념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 라캉이 이를 어떻게 재해석하고 발전시켰는지 비교하며 들을 수 있다. 정신분석 입문자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으니 프로이트 강의를 먼저 수강하는 것을 권장한다.

슬라보예 지젝 같은 현대 사상가를 이해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필수적이다. 지젝은 라캉의 개념을 대중문화와 이데올로기 분석에 적용하는데, 라캉을 모르면 지젝 텍스트의 절반도 이해하기 어렵다. 대타자, 환상, 주이상스 같은 개념이 지젝 저작에 계속 등장하므로 이 강좌가 훌륭한 선수 과목이 된다.

심리상담이나 교육 분야 종사자에게도 유익하다. 히스테리, 강박증, 편집증 같은 신경증과 정신병의 구조를 라캉 이론으로 이해하면 클라이언트의 욕망 구조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물론 라캉 정신분석을 실제 상담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이론적 틀로는 탁월하다.

문학이나 영화를 정신분석학적으로 읽고 싶은 사람, 현대 프랑스 철학과 구조주의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도 추천한다. 라캉은 인문학 전 분야에 영향을 미쳤으므로 인문학 연구자라면 한 번쯤 경유해야 할 사상가다.

■ 수강팁

14강 32교시, 총 14시간 정도의 분량이라 6개월 수강 기간을 감안하면 여유 있게 들을 수 있다. 주당 1강씩 들으면 3개월 반이면 완강 가능하다. 다만 내용이 난해하므로 반복 청취를 권장한다. 한 번 듣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다시 들으면서 개념을 체화하는 것이 좋다.

프로이트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다면 같은 강사의 프로이트 강의를 먼저 듣는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라캉은 프로이트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프로이트 개념을 모르면 따라가기 버거울 수 있다. "프로이트로 귀환하라"는 라캉의 모토처럼, 프로이트와 라캉은 세트로 공부해야 한다.

강의 속도가 빠른 편이므로 노트 필기보다는 강의록을 참고하면서 듣는 것이 효율적이다. 다만 수강생 후기에서 강의록의 오타와 누락이 지적되므로, 강의록에 의존하기보다 강의 내용 자체에 집중하고 핵심 개념을 직접 정리하는 것이 좋다.

강의 중간에 언급되는 영화(<감각의 제국>, <색,계>)를 찾아보면 주이상스 같은 추상적 개념이 구체적으로 이해된다. 가능하다면 『도둑맞은 편지』 같은 주요 텍스트를 읽고 해당 강의를 들으면 더욱 효과적이다.

L도식, 욕망의 그래프 같은 수학소와 도식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것들을 직접 그려보면서 이해하면 좋다. 라캉은 개념을 시각화하는 것을 좋아했고, 도식이 오히려 복잡한 이론을 명쾌하게 정리해준다.

■ 수강후기에서

수강생들은 무엇보다 난해한 라캉을 이렇게 명쾌하게 풀어주는 강의가 또 있을까 싶다고 평가한다. "자신감 넘치는 강의 스타일이 압도적"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하며, "명징한 언어와 조리 있는 말솜씨"로 복잡한 개념을 전달한다는 평이 많다.

특히 자아와 주체의 구분, 욕망·요구·욕구의 차이, 남성적 주이상스와 여성적 주이상스의 구별 같은 핵심 개념들이 반복 설명을 통해 이해됐다는 반응이다. "처음엔 머리 아팠는데 반복해서 설명해주시니까 조금씩 이해된다"는 후기가 이를 잘 보여준다.

영화 예시를 통한 설명이 특히 효과적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감각의 제국>과 <색,계>로 주이상스를 설명하는 부분이 "정말 충격적"이었으며, "라캉을 대중문화에 적용하는 게 이렇게 생생할 줄 몰랐다"는 반응이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 강의록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상당히 많다. 오타가 많고 후반부로 갈수록 내용이 누락되며, 심지어 "무의식을 의식으로 잘못 적은 부분"도 있어 헷갈렸다는 평이다. 강의 속도가 빠른 편이라 "일시정지하고 정리하면서 들었다"는 수강생도 있다.

입문자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프로이트 기본 개념 알고 들어가서 그나마 따라갈 수 있었다", "두 번 들어야 전체 그림이 보인다"는 후기가 이를 뒷받침한다.

■ 마치며

라캉은 1981년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사상은 여전히 활발하게 논의되며 인문학 전 분야에 영향을 미친다. 그는 구조주의적 정신분석학을 통해 주체를 '형성되는 것'으로 봄으로써 데카르트의 코기토로 대변되는 서구의 근대적 주체를 해체했다. 프로이트를 재해석하는 데 매진했지만 프로이트를 뛰어넘어 독특하고 깊이 있는 이론을 전개했으며, 정신분석학이 분과 학문에 머무르지 않고 철학으로 나아가는 길을 열었다.

『에크리』는 그 여정의 결정체다. 난해한 문체와 독특한 배치 구조 뒤에는 언어와 욕망, 무의식과 주체에 대한 깊은 통찰이 숨어 있다. 이 강좌는 그 미로로 들어가는 입구를 안내한다.

시니피앙의 주체로 탄생하는 과정, 상징계에 편입되면서 겪는 소외와 분열, 대타자를 욕망하면서 형성되는 환상, 죽음을 향한 주이상스의 역설. 이 개념들을 하나씩 이해하다 보면 라캉이 보여주고자 했던 주체의 진실에 한 걸음씩 다가갈 수 있다.

라캉은 "내가 생각하는 곳에서 나는 존재하지 않고, 내가 존재하는 곳에서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역설적 명제가 의미하는 바를 이해하는 것이 라캉을 만나는 일이다. 그리고 그 만남은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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