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의개요
20세기 정신분석학의 혁명가 자크 라캉. 프로이트의 가장 충실한 계승자이자 가장 첨예한 반란자로 평가받는 그는 '정신분석학의 제2의 혁명'을 이끌었다. 그러나 라캉은 난해함으로도 유명하다. 독창적이고 파격적인 이론, 시적이고 애매한 문체는 많은 학자들을 당황하게 했다. 900쪽이 넘는 『에크리』는 출간 당시 충격을 주었지만, 동시에 알튀세르, 데리다, 크리스테바 같은 추종자들을 만들어냈다.
이 강의는 라캉의 기본 개념과 핵심 세미나를 선별적으로 분석하여 욕망 이론의 내용을 이해하고, 라캉의 주체 개념을 비판적으로 천착한다. 욕망 윤리의 대상인 물(Chose)과 환상 대상 a의 적극적 역할에 근거하여, 욕망이 단순히 인정에 대한 추구만이 아니라 존재에 대한 적극적 사유임을 밝힌다. 건국대학교 김석 교수가 파리8대학에서 '라캉의 욕망하는 주체'로 박사학위를 받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난해한 라캉을 명료하게 풀어낸다.
■ 강의특징
이 강의의 핵심은 '욕망'과 '주체'라는 두 개념을 중심으로 라캉 이론 전체를 관통한다는 점이다. 정신분석학을 공부하다 보면 여러 개념들이 뒤섞이며 난삽해지기 쉬운데, 이 두 개념을 아드리아네의 실타래처럼 붙잡고 가면 길을 잃지 않는다. 주체가 시니피앙의 효과로 정의되는 라캉의 핵심을 이해하면, 대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욕망하는 주체가 어떻게 구성되는지 알 수 있다.
8강 28교시로 구성된 강의는 상징계, 오이디푸스와 성적 주체의 탄생, 성차공식과 거울단계, 욕망의 시니피앙 남근과 결여, 충동과 환상대상 a, 소외와 실재, 욕망의 그래프, 주체와 대타자 순으로 진행된다. 각 강의는 프로이트 이론과의 비교, 시니피앙과 시니피에의 관계, 은유와 환유, 상상계·상징계·실재계의 삼원구조, 주이상스 개념 등을 차근차근 설명한다.
강의의 또 다른 장점은 반복적 설명이다. 라캉의 기본 개념들이 여러 맥락에서 반복되어 제시되므로, 처음엔 이해하기 어려웠던 내용도 점차 명확해진다. 차분하고 이성적인 강의 톤은 집중을 돕고, 프로이트나 지젝의 비유를 통한 예시는 추상적 개념을 구체화한다.
■ 추천대상
라캉에 대한 막연한 관심은 있지만 혼자 독학하기엔 너무 어려웠던 사람, 라캉 관련 서적을 여러 권 사놓고도 이해하지 못해 읽지 못했던 사람에게 이 강의는 돌파구가 된다.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을 대학에서 맛보기로 배웠지만 라캉까지는 접하지 못한 학생, 지젝이나 들뢰즈 같은 현대 사상가를 이해하기 위해 라캉이 필요한 연구자에게 적합하다.
미학, 문학비평, 문화연구 등에서 정신분석학적 접근이 필요한 사람, 논문 작성을 위해 라캉의 이론적 토대가 필요한 대학원생에게도 유용하다. 다만 프로이트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어야 강의를 따라가기 쉽다. 라캉 이론은 프로이트와 함께 가기 때문이다. 정신분석에 철학을 덧입힌 느낌이라 과학적으로 이론을 딱딱 나눌 수 없어 더욱 어렵지만, 그만큼 인간 내면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 수강팁
라캉은 아무리 쉽게 설명해도 어렵다. 2회 이상 반복 수강을 권한다. 첫 수강에선 처음부터 끝까지 완주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두 번째 들을 때부터 조금씩 이해가 되고 흥미와 재미를 느끼게 된다. 강의록을 제본하여 필기하며 듣고, 중요한 개념들은 따로 정리해두자.
프로이트 강의를 먼저 듣고 오면 이해도가 훨씬 높아진다. 라캉이 프로이트를 어떻게 재해석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강의를 들으면서 관련 서적을 병행하면 좋다. 베르트랑 오질비의 『라캉, 주체 개념의 형성』, 김석 교수의 『프로이트와 라캉』 같은 입문서가 도움이 된다.
그래프와 공식이 나오는 부분은 되돌려 여러 번 듣자. 욕망의 그래프, 성차공식, 소외와 분리의 도식 같은 시각적 도구들은 라캉 이론의 핵심을 압축하고 있다. 한 번에 이해하려 하지 말고, 전체 강의를 들은 후 다시 돌아와 해당 부분을 복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수강후기에서
수강생들은 "혼자 공부하기 어려운 라캉을 찬찬히 쉽게 공부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읽었던 어떤 라캉 서적이나 논문보다도 라캉을 쉽고 깊이 있게 설명한다"는 평가도 많다. 강의 방식의 명료함에 대한 찬사가 이어진다. "라캉이 어려운 거지 교수님의 강의가 어려운 것은 절대 아니다"라는 표현처럼, 김석 교수의 전달력이 높이 평가받는다.
"강의를 듣고 나니 욕망이 단순한 인정 추구가 아니라 존재에 대한 적극적인 사유라는 점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후기는 이 강의의 핵심을 관통한다. "채워지지 않는 욕망이 단순한 욕심이 아니라는 점을 라캉을 통해 생각했다"는 반응도 있다. 개인적 위안을 얻었다는 수강생도 많다. "우리 모두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분열되어 있다"는 라캉의 통찰이 오히려 안도감을 준다는 것이다.
다만 내용의 어려움과 반복적 설명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다. 어떤 이는 반복 덕분에 개념이 잡혔다고 하고, 다른 이는 강의 밀도가 떨어진다고 느낀다. 그래프와 공식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을 원하는 목소리도 있다.
■ 마치며
라캉은 '나'라는 존재는 과연 누구인가를 끝까지 물었던 사상가다. 다른 프랑스 철학자들과 달리 주체를 포기하지 않고 붙들고 늘어졌다. 무의식은 언어처럼 구조화되어 있고, 주체는 시니피앙의 효과다. 욕망은 대타자의 욕망이며, 우리는 모두 상징계 속에서 분열된 주체로 산다. 이러한 라캉의 통찰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
이 강의를 완주하면 지젝, 들뢰즈, 페터 비트머 같은 현대 사상가들의 책이 술술 읽힐 것이다. 정신분석학이 머리 아픈 학문이 아니라 적용이 쉽고 재미있는 학문임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라캉의 세계로 들어가는 여정은 어렵지만, 그만큼 인간 내면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을 선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