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사상 ‘최초’의 그리고 ‘최고’의 서사시
긴 역사를 초월해 대중에게 읽히는 책을 ‘고전’이라고
한다. 이 정의에 따르면 호메로스의 서사시는 단연 고전 중의 고전이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기원전 6세기경 기록된 것으로, 이미 그보다 앞서 200년 가까이 구전되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처음 문자로 기록되던 시기에도 엄연히 세대를 초월한 고전이었으며, 수 천 년이 지나 근래에 이르러 영화로도 제작되었으니, 가장 오래도록
인류의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시대와 국가를 초월해 영향력을 보여 온 『일리아스』를 강독하는 과정은 단순히 문학 작품을 읽는 것과는 다른 의미를 가진다. 이는
서양의 정신적 고향을 더듬어 가는 순례의 과정이자, 보편적인 인간에 대한 성찰의 시간이기도 한 것이다. 물론,
흥미진진한 트로이아의 전쟁사를 탐구하는 즐거움은 기본이다.
고전을 ‘완독’한다는
것
속도가 미덕인 오늘날, 책을 빨리 읽는 것도 능력이다. 바쁜 현대인의 시간을 아껴주기 위해 고전을 요약, 압축한
책들이 넘쳐나는 것은 당연한 현상으로 보인다. 우리는 ‘한 권으로 끝내는...’으로 시작하는 책들을 서점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러나 과연
얇은 책 속에 압축된 요약본을 본 것으로 고전을 읽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빠른 것이 최고라는 이 시대의 패러다임 속에서 우리는 중요한 것을
잃어가는 것은 아닐까?
오래도록 인류사에 살아남은 고전을, 사진 찍기 위주의 패키지여행처럼 단숨에 해치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강좌는
고전의 진정한 완독을 목적으로 시작된다. 우리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연구로 서울대 박사학위를 취득한 “일리아스
전문가” 강대진 선생님을 따라서 8주간 『일리아스』를 충실하게 곱씹게 된다. 선생님의 전문적이면서 정성어린 해설은 초심자로서는 알기 힘든
의미들을 하나하나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불멸의 고전 『일리아스』
속으로!
트로이아 전쟁은 근현대의 전쟁보다 규모는 작을지 모르나, 트로이아 전쟁을 다룬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는
역사상 가장 웅대한 서사시로 남아 있다. 작가로서 호메로스가 보여준 탁월함은 수많은 문학작품, 영화 등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는데,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나 스텐리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가 바로 그러한 예다.
단언컨대, 호메로스의 서사시를 알고 나면 현대의 작품을 보는 안목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다.
수 천 년을 가로질러 회자되는 『일리아스』의 저력은 그 어떤 고전도 무색케 할 정도다. ‘불멸’이라는 단어가 과장이 아닌 이 작품의 생명력은 과연 어디서 연유한 것일까? 이제 화려한 찬사의 근거를 직접 확인해보자.
강대진(서양고전학자, 정암학당 연구원)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플라톤의 『향연』연구로 석사 학위를,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연구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국민대학교 겸임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정암학당 연구원, 홍익대 겸임교수로 활동하면서
서양 고대의 중요 저작들을 번역, 해설,
소개하는 일에 힘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