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의개요
제2물결 페미니즘의 핵심 텍스트 세 권을 함께 읽는 강좌다. 베티 프리단의 『여성성의 신화』, 슐라미스 파이어스톤의 『성의 변증법』, 오드리 로드의 『시스터 아웃사이더』를 차례로 강독하며 1960년대 이후 페미니즘이 발견한 차이와 차별의 문제를 탐구한다.
제1물결 페미니즘이 남녀 평등과 참정권 같은 제도적 성평등에 집중했다면, 제2물결은 '남성과 여성은 다르다'는 차이에 주목했다. 여성을 피억압자로 내모는 가부장제라는 구조를 분석하고, 나아가 단일한 집합체가 아닌 '복수로서의 여성'을 발견했다. 프리단은 행복한 주부라는 허상을 고발하고, 파이어스톤은 여성을 계급으로 보며 혁명을 주창하고, 로드는 차이의 정치를 통해 모든 주변화된 타자들의 연대를 모색한다.
■ 강의특징
이 강좌는 세 명의 페미니스트가 제기한 문제의식을 체계적으로 따라간다. 프리단의 '이름 붙일 수 없는 문제', 파이어스톤의 성 계급론, 로드의 차이의 정치라는 핵심 개념을 중심으로 각 사상가의 논리를 꼼꼼히 읽어낸다.
단순히 이론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실과 연결한다. 프리단 파트에서는 자유로운 선택이라고 믿게 만드는 사회 구조의 작동 기제를 분석하고, 여성성이라는 신화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탐구한다. 파이어스톤 파트에서는 가족이 권력 구조임을 지적하고, 생물학적 차이가 최초의 불평등을 만들었다는 급진적 주장을 검토한다. 로드 파트에서는 여성들 간의 차이, 교차성, 분노와 혐오의 문제를 다룬다.
세 사상가의 이론이 어떻게 연결되고 발전하는지 보여준다. 프리단이 주부의 문제를 제기했다면, 파이어스톤은 가족 구조 자체를 문제 삼았고, 로드는 백인 중산층 여성 중심의 페미니즘을 넘어 흑인 여성과 모든 소수자를 포괄하는 페미니즘으로 확장했다. 이 흐름을 따라가며 제2물결 페미니즘의 전체 그림을 그려낸다.
■ 추천대상
페미니즘을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은 이들에게 적합하다. 페미니즘에 관심은 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이들, 단편적 지식이 아닌 원전을 통해 페미니즘 이론을 제대로 이해하고 싶은 이들에게 권한다.
여성 문제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의 문제로 보는 시각을 배우고 싶은 이들,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의 관계를 이해하고 싶은 이들에게도 유익할 것이다. 차이의 정치, 교차성 페미니즘에 관심 있는 이들, 분노와 혐오 같은 감정의 정치적 의미를 탐구하고 싶은 이들이 들으면 좋다. 세상에 대해 새로운 방식으로 말하는 힘을 얻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 수강팁
세 권의 책을 미리 구입해 강의 전에 해당 부분을 읽고 오면 이해가 훨씬 깊어진다. 프리단, 파이어스톤, 로드 각각 2-3강씩 할애되므로 책을 순서대로 읽으며 따라가자. 처음 접하는 개념이 많으니 성 계급, 가부장제, 차이의 정치, 교차성 같은 핵심 용어를 정리하며 들으면 좋다.
1960-70년대 미국 사회의 맥락을 이해하면 도움이 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교외 주택가의 전업주부 문화, 민권운동과 흑인 해방운동, 반전운동 등 당시 사회 분위기를 알고 있으면 텍스트가 더 잘 이해된다.
제2물결 페미니즘은 레디컬하다.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에 '왜?'라고 질문하며 기존 질서에 도전한다. 불편하거나 급진적으로 느껴지는 주장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며 그 논리를 따라가보자. 자신의 경험과 연결해 생각하면 이론이 더욱 생생하게 다가온다.
■ 마치며
제2물결 페미니즘은 당연하다고 여겨진 것들에 질문을 던진다. 왜 여성은 가정에 머물러야 하는가, 가족은 정말 자연스러운 것인가, 모든 여성의 경험이 같은가. 이 질문들은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프리단, 파이어스톤, 로드가 던진 질문은 오늘날 우리의 질문이기도 하다.
이 강좌를 통해 페미니즘이 단순히 남녀평등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보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사유임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이라는 통찰, 구조에 대한 비판적 시각, 차이를 힘으로 만드는 연대의 방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제2물결 페미니즘의 레디컬한 질문들과 함께 세상에 대해 새로운 방식으로 말하는 힘을 얻어보자.
김은주(철학자)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에서 『여성주의와 긍정의 윤리학(affirmative ethics): 들뢰즈의 행동학(éthologie)을 기반으로』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트랜스포지션』(2011, 문화과학사), 『페미니즘을 퀴어링!』(2018, 봄알람) 을 공역, 『공간에 대한 사회인문학적 이해』(2017, 라움)을 공저했고, 최근에는 여성 철학자의 삶과 사유를 다룬 『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2017, 봄알람)』을 썼다. 논문으로는 「에토스(ethos)로서의 윤리학과 정동」, 「들뢰즈와 가타리의 되기 개념과 여성주의적 의미: 새로운 신체 생산과 여성주의 정치」, 「'여성혐오'이후의 여성주의(feminism)의 주체화 전략:혐오의 모방과 혼종적(hybrid)주체성」 등이 있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동덕여자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