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의개요
시 창작의 세계로 들어서려는 사람들은 흔히 거창한 기교나 복잡한 수사법부터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김주대 시인이 제시하는 시 창작의 핵심은 전혀 다른 곳에 있다. 바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시를 대하는 '태도'다.
이 강의는 시를 쓰는 기술적 방법론이 아니라, 시인으로 살아가는 존재론적 태도를 다룬다. 들뢰즈의 '되기' 개념에서 우리 전통 시가의 정서까지, 베르그송의 시간론에서 일상의 풍경 읽기까지, 김주대 시인은 거침없는 입담과 생생한 몸짓으로 시 창작의 본질을 풀어낸다. 강의는 총 4강으로 구성되며, '우주를 기록한 몸의 언어', '풍경 속의 기호들', '낯설게하기와 되기', '그림으로 쓰는 시'라는 주제를 통해 시인의 눈으로 세계를 보는 법을 배운다.
특히 사진을 읽고 그것을 시어로 옮기는 구체적 창작 과정은, 추상적 이론을 현실의 창작 행위로 연결하는 중요한 다리 역할을 한다. 시 창작이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삶의 절박함과 그리움을 온전히 마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영역임을 깨닫게 된다.
■ 강의특징
이 강의의 가장 큰 특징은 시인의 '투박한 진정성'이다. 김주대 시인은 사투리와 거침없는 어조로 강의를 이끌어가는데, 이것이 오히려 강의에 생생한 현장감을 부여한다. 교과서적인 딱딱한 시론 대신, 시인이 삶 속에서 직접 체득한 경험과 상처를 있는 그대로 까발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몸을 힘없이 풀고 꽃 옆에 멍하니 앉아 있어라', '홀딱 벗고 서로를 꼬옥 끌어안아라'처럼 언뜻 황당해 보이는 조언들은, 사실 '나 아닌 존재 되기'라는 깊은 철학적 사유를 몸으로 체득하는 구체적 방법이다. 들뢰즈, 베르그송, 슈클로프스키 같은 현대 철학자들의 이론이 등장하지만, 시인은 이를 추상적 지식으로 남겨두지 않고 노동 현장, 연인과의 포옹, 길 위의 발걸음 같은 일상의 순간으로 번역해낸다.
강의는 또한 시각 이미지를 활용한 창작법을 중요하게 다룬다. 2강 '풍경 속의 기호들, 유추'에서는 사진 읽기를 통해 시를 창작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하나의 풍경 사진 속에서 무수한 기호를 발견하고, 그것을 낯선 시선으로 재해석하여 시어로 옮기는 과정은 실질적인 창작 훈련이 된다.
강의 중간중간 시인의 자작시들이 소개되는데, <사랑을 기억하는 방식>, <등정>, <홍매화>, <푸른 촛불> 같은 작품들은 강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참조점이 된다. 특히 <푸른 촛불>처럼 사회적 발언이 담긴 시는, 시 창작이 개인의 서정에만 머무르지 않고 역사적 현장과 어떻게 조우하는지 보여준다.
■ 추천대상
이 강의는 시를 쓰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특히 시가 고상하고 어려운 장르라는 선입견 때문에 창작을 주저해온 사람이라면, 이 강의를 통해 시에 대한 거리감을 단번에 날려버릴 수 있다.
사진을 찍고 거기에 촌철살인의 문장을 남기고 싶은 사람, 다른 시각으로 사물을 읽고 다른 시각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유용하다. 강의에서 다루는 '사진 읽기'는 시 창작뿐 아니라 시각 예술 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여준다.
또한 기존의 정형화된 시 창작법에 답답함을 느꼈던 사람, 교과서적 기법보다는 시인의 살아있는 철학과 태도를 배우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들뢰즈, 베르그송 같은 현대 철학에 관심이 있지만 그것을 실제 창작 행위와 연결하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에게도 좋은 길잡이가 된다.
시 읽기에만 머물지 않고 직접 쓰기를 시도해보고 싶은 사람, 일상의 권태로움을 깨고 세상을 낯설게 바라보는 눈을 기르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강의에서 얻을 것이 있다. 시인은 이를 유머러스하게 '죽지 않고 대자유에 이르고 싶은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 수강팁
이 강의를 최대한 활용하려면 몇 가지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우선 체계적이고 정돈된 강의를 기대하기보다는, 시인의 뜨겁고 다소 산만해 보이는 열정에 자신을 맡겨보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사투리와 거침없는 어조가 낯설 수 있지만, 그것이 바로 강의의 진정성을 만드는 요소다.
강의 중 언급되는 철학자들과 개념들에 대해 완벽히 이해하려고 애쓰기보다는, 시인이 그것을 어떻게 몸의 언어로 번역하는지에 주목하자. 들뢰즈의 '되기'를 이론적으로 파악하는 것보다, 시인이 말하는 '꽃 옆에 멍하니 앉아 있기'를 실제로 실천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강의를 듣는 것으로 끝내지 말고, 즉시 실천으로 옮기는 것을 권한다. 주변의 사물이나 풍경 사진을 찍고, 그것을 낯선 시선으로 관찰하며 짧은 문장을 써보자. 시인이 제시하는 '사진 읽기'를 직접 따라 해보면서 자신만의 시어를 발굴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강의에서 소개되는 시인의 작품들을 반복해서 읽어보는 것도 좋다. 특히 <사랑을 기억하는 방식>, <등정>, <홍매화> 같은 시들은 강의 내용을 구체화하는 텍스트이므로, 강의 전후로 여러 번 음미하면 이해가 깊어진다.
강의에서 언급된 참고문헌들, 특히 들뢰즈의 『차이와 반복』이나 『천개의 고원』을 읽어보면 강의 내용이 더욱 풍부해질 수 있다. 다만 이론서를 먼저 읽고 강의를 듣기보다는, 강의를 듣고 난 후 관심 있는 부분을 찾아 읽는 것이 효과적이다.
■ 수강후기에서
수강생들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면서도 강의의 특성을 잘 드러낸다. "하나의 강좌를 공부했는데 넓은 우주와 세계를 여행하고 온 느낌"이라는 평가처럼, 많은 수강생이 이 강의가 단순한 창작 기법을 넘어 사유의 지평을 넓혀주었다고 말한다.
"시에 대한 거리감을 한 방에 날려준 강의", "어려운 시에서 친숙한 시로 만들어주는 재밌는 강의"라는 반응은, 시 창작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데 이 강의가 효과적임을 보여준다. 특히 "서투르게나마 시 창작을 시도해볼 용기가 생겼다"는 평가는 이 강의의 핵심 성과를 잘 요약한다.
다만 일부 수강생은 "너무 추상적이고 산만했다", "구체적인 창작 가이드라인을 얻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철학적 개념들이 많이 등장하지만 그것을 시 창작과 구체적으로 연결하는 방법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는 체계적 교육보다는 시인의 개인적 경험과 철학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강의의 특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사진 읽기를 통한 시 창작법이 신선하다", "들뢰즈와 전통 시가의 연결이 흥미롭다"는 평가는 이 강의만의 독특한 강점을 가리킨다. 현대 철학과 동양의 전통 정서를 넘나들며 시 창작의 본질을 탐구하는 시도가 많은 수강생에게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
"이 강의를 듣고 언급된 철학 강의를 더 들어야 비로소 이 강의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 같다"는 평가는, 이 강의가 시 창작뿐 아니라 더 깊은 인문학적 탐구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 마치며
김주대 시인의 시 창작 강의는 기술이 아니라 태도를, 기교가 아니라 시선을 가르친다. 시를 쓴다는 것은 세상을 낯설게 보고, 나 아닌 존재가 되어보며, 몸에 새겨진 우주의 시간을 끌어올리는 행위다. 이것은 특별한 재능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절박함과 그리움을 온전히 마주하는 용기의 문제다.
4강이라는 짧은 분량이지만, 강의는 시 창작의 본질적 질문들을 건드린다. 시란 무엇인가, 시인의 눈은 어떻게 다른가, 일상의 풍경을 어떻게 시로 전환할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시인은 이론서를 인용하기보다는 자신의 몸으로 체득한 경험을 투박하게 내보인다.
강의를 듣고 나면 거창한 시를 쓰겠다는 욕심보다는, 자신의 심장으로 직접 만지는 자식 같은 글 한 편을 쓰고 싶어진다. 주변의 꽃 한 송이, 거리의 촛불 하나, 산정의 나무 한 그루가 이전과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낯설어지고, 그 낯섦 속에서 시의 씨앗을 발견하게 된다.
시 창작은 결국 삶을 대하는 태도의 변화에서 시작된다. 몸을 풀고 세계와 온전히 조우하는 법, 나 아닌 존재가 되어 사물을 바라보는 법, 우주의 시간이 응축된 현재의 발걸음을 의식하며 걷는 법. 이러한 태도의 변화가 쌓이면, 언젠가 당신도 세계를 향해 자신만의 언어로 말을 걸 수 있게 될 것이다.
김주대 시인이 말하듯, 시를 직접 써보는 것이 백 번의 강의보다 낫다. 그러니 이 강의를 듣고 나서는 주저하지 말고 펜을 들자. 완벽한 시가 아니어도 좋다. 당신의 심장에서 퍼올린 문장 하나, 그것이 바로 시의 시작이다.
김주대(시인)
성균관대학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 89년《민중시》, 91년《창작과 비평》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페이스북에서 가장 많은 ‘좋아요’와 ‘댓글’이 달리는 시인. 600명의 후원으로 페이스북 소셜펀딩 시집 발간. 문화공간 ‘단단’에서 매월 1회 시 낭송회. 시집 『도화동 사십계단』(청사출판사),『꽃이 너를 지운다』(천년의시작), 『그리움의 넓이』(창작과비평사),『사랑을 기억하는 방식』(현대시학) 『나쁜 사랑을 하다』(답게) 등이 있다. 심산문학상과 성균문학상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