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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록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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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개요
"존재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 물음은 인류가 오랜 세월 천착해온 철학의 근본 질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은 바로 이 물음에 답하려는 서양철학사의 대표적 저작이다.
이 강좌는 난해하기로 유명한 『형이상학』을 김진성 선생의 우리말 번역본으로 함께 읽어가며, 아리스토텔레스가 평생에 걸쳐 탐구한 '있음'의 의미를 차근차근 이해해 나간다. 형이상학이 무엇인지, 철학이 무엇을 다루는 학문인지, 실체와 형상, 질료와 운동, 가능태와 현실태 같은 핵심 개념들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체계적으로 배운다.
단순히 고전을 읽는 것을 넘어, 플라톤의 이데아론에 대한 비판, 부동의 원동자로서의 신 개념, 모순율과 배중률 같은 논리학의 기초까지 아우르며 서양 사상의 토대를 입체적으로 파악하게 된다. 번역자가 직접 5년간의 번역 작업과 1년간의 색인 작업을 거쳐 완성한 텍스트를 바탕으로, 원문의 맥락과 철학적 의미를 생생하게 전달받을 수 있다.
■ 강의특징
이 강좌의 가장 큰 장점은 『형이상학』의 번역자가 직접 강의한다는 점이다. 김진성 선생은 아리스토텔레스의 『범주론·명제론』 번역으로 학계의 호평을 받은 후, 5년에 걸쳐 『형이상학』 전체를 우리말로 옮기고 방대한 주석 작업을 완료했다. 번역 과정에서 마주친 수많은 해석상의 쟁점들, 용어 선택의 고민들을 강의 곳곳에서 솔직하게 공유한다.
강의는 텍스트를 한 줄 한 줄 따라가며 꼼꼼히 읽어나가는 강독 방식이다. 하지만 단순히 문장을 읽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각 개념이 왜 중요한지, 이전 철학자들과 어떻게 다른지, 현대 철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입체적으로 설명한다. 특히 어려운 철학 용어들을 일상적 예시를 들어 쉽게 풀어내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전체 18강 구성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생애와 저술 특징에서 출발해, 형이상학의 주요 개념들, 존재론의 핵심 문제들, 실체와 형상에 대한 논의, 신에 대한 철학적 증명, 플라톤 비판까지 체계적으로 다룬다. 각 강의는 독립적으로도 의미 있지만, 전체를 통해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의 거대한 체계를 파악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 추천대상
서양철학을 제대로 공부하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이들에게 이 강좌를 권한다. 철학 입문서나 개론서를 여러 권 읽어도 뭔가 핵심을 놓친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 원전으로 직접 돌아가 철학의 근원을 만나볼 필요가 있다. 『형이상학』은 서양 사상의 뿌리를 이해하는 데 반드시 거쳐야 할 저작이다.
플라톤의 대화편이나 현대 철학서를 읽다가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한 언급이 자주 나와 궁금했던 이들, 실체나 본질, 형상과 질료 같은 용어를 제대로 이해하고 싶은 이들에게도 적합하다. 또한 인문학 전반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철학뿐 아니라 문학, 예술, 과학의 토대가 되는 사유 방식을 배울 수 있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거나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는 필수 강좌다. 교재 없이도 강의만으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김진성 선생이 번역한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서광사, 2022)을 함께 보면 더욱 깊이 있는 학습이 가능하다.
■ 수강팁
『형이상학』은 2,300년 전 고대 그리스에서 쓰인 텍스트다. 당시의 사유 방식, 언어 감각, 문제의식이 현대와 다르므로 처음부터 모든 것을 이해하려 하지 말고 여유를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 좋다. 한 번에 완벽히 이해하려 들기보다는, 전체 강의를 먼저 들어보며 큰 흐름을 파악한 후 다시 들으며 세부 내용을 채워 나가는 방식을 추천한다.
강의 중에 나오는 핵심 용어들 - 실체(ousia), 형상(eidos), 질료(hyle), 가능태(dynamis), 현실태(energeia) 등 - 을 노트에 정리하며 듣는다면 이해에 큰 도움이 된다. 이 용어들은 철학사 전반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므로, 한 번 확실히 익혀두면 다른 철학자들의 저작을 읽을 때도 유용하다.
김진성 선생이 강의 중간중간 언급하는 번역상의 고민, 해석의 갈림길 등은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철학적 쟁점 자체와 연결된다. 이런 부분에 주의를 기울이면 텍스트를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플라톤 철학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있다면 아리스토텔레스의 비판적 논의를 따라가기가 한결 수월하다.
■ 수강후기에서
수강생들은 "형이상학이라는 난해한 책에 겁먹고 있었는데, 차분하고 상세한 강의 덕분에 두려움이 많이 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한 수강생은 "근현대 철학을 공부하다 보니 결국 아리스토텔레스를 만나게 되었고, 현대철학의 뿌리가 여기 있음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대학 시절 인기 교수님의 수업을 듣는 느낌", "한 줄 한 줄 따라 읽는 맛이 장난 아니다", "강의의 진득함과 진실성이 학문의 깊이를 알게 했다"는 평가도 눈에 띈다. 특히 번역자가 직접 강의하는 만큼 개념 파악이 명확하고, 책만 읽을 때보다 훨씬 이해가 잘 된다는 의견이 많다.
한 수강생은 현대 물리학자들의 우주론을 공부하다가 그 지적 뿌리를 찾아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까지 거슬러 올라왔다고 한다. "최초의 원인, 부동의 원동자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유와 우주의 기원에 대한 현대 과학의 수학적 기술을 함께 궁리해보는 시간이 어렵고도 재미있었다"는 그의 후기는, 고전이 여전히 현재적 의미를 지님을 보여준다.
■ 마치며
『형이상학』은 쉬운 책이 아니다. 아리스토텔레스 자신도 이 책이 다루는 대상이 "자연학보다 더 우월하다"고 말했을 만큼, 존재의 근원을 캐묻는 형이상학은 철학의 정점에 있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경험은 특별하다.
"인간은 본성상 앎을 욕구한다"는 『형이상학』의 첫 문장처럼, 우리는 누구나 세계의 근본 원리에 대해 궁금해한다. 왜 무가 아니라 유가 존재하는가? 변하는 것들 속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이런 물음들은 일상에서 벗어나 있는 듯 보이지만, 사실 우리 삶의 의미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
이 강좌는 단순히 고전 한 권을 읽는 것이 아니라, 서양 사상 2천 년의 토대를 놓은 철학자의 사유를 직접 만나는 여정이다. 김진성 선생의 성실한 번역과 진솔한 강의를 통해, 『형이상학』이라는 거대한 산을 함께 오르다 보면, 철학한다는 것의 진정한 즐거움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김진성(철학, 정암학당 연구원)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독일 함부르크 대학 철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서양고대철학을 주요 주제로 삼아, 성신여대와 정암학당, 철학아카데미 등에서 연구와 강의를 계속해 왔다. 현재, 정암학당 연구원으로 『자연학』을 비롯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술을 우리말로 옮기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