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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개요
46억 년 지구 역사의 대부분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생물의 시대였다. 38억 년 전 최초의 세포가 출현한 이후, 무려 36억 년 동안 지구상의 생명체는 오직 '세포'뿐이었다. 다세포 생명체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불과 10억 년 전이다.
이 강의는 작은 세포 안에서 일어나는 분자 단위의 현상을 들여다보며, 생명의 본질을 탐구한다. 박문호 박사는 미토콘드리아의 독자성, DNA와 RNA의 춤, 혹스유전자의 발현, 암세포의 의미까지 생명현상의 근원을 파헤친다.
광합성이 만든 산소, 생식세포와 체세포의 분리, 죽음의 발명. 이 모든 사건이 오늘날 인간 존재를 가능하게 했다. 강의는 세포의 역사를 통해 우리가 어디서 왔으며, 생명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왜 우리는 죽어야 하는지를 밝힌다. 137억 년 우주 진화의 맥락에서 생명을 바라보는 장대한 여정이다.
■ 강의특징
이 강의의 가장 큰 특징은 생명을 우주 진화의 연속선상에서 바라본다는 점이다. 1부 '시공의 춤', 2부 '원자의 춤'을 거쳐 3부에서는 생명이라는 가장 복잡한 현상을 다룬다.
박문호 박사는 세포 하나하나가 독립된 생명체였던 36억 년의 역사를 복원한다. 미토콘드리아가 원래 독립된 박테리아였다는 사실, 2억 년 동면 후에도 깨어나 증식하는 박테리아의 경이로움, DNA에 쉼표가 없다는 신비 등 구체적 사실들을 통해 생명현상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특히 암세포를 '단세포로 돌아가려는 세포'로 해석하는 관점이 인상적이다. 암세포는 10억 년 전 이전으로 회귀하려는 시도이며, 이를 이해하는 것이 곧 생명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라는 통찰을 제시한다.
강의는 DNA 복제, RNA의 역할, 혹스유전자의 공간적 발현, 신경 다윈주의까지 아우르며, 마지막에는 뇌와 의식, 죽음의 문제로 연결된다. 분자생물학에서 신경과학까지, 생명 전반을 관통하는 체계적 이해를 제공한다.
■ 추천대상
생명의 기원과 진화에 관심 있는 모든 분에게 추천한다. 특히 생물학 교과서에서 단편적으로 배운 DNA, RNA, 미토콘드리아 같은 개념들이 실제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분에게 적합하다.
암이나 노화, 죽음 같은 생명현상을 철학적 차원이 아닌 생물학적 실체로서 이해하고 싶은 분, '나'라는 존재가 세포 차원에서 어떻게 구성되는지 궁금한 분에게 유익하다.
1부와 2부를 수강한 분이라면 우주-원자-생명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서사의 완결편을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강의만으로도 독립적인 가치를 지니므로, 3부부터 시작해도 무방하다. 다만 박문호 박사 특유의 통섭적 사고를 온전히 경험하려면 전체 시리즈 수강을 권한다.
■ 수강팁
전체 12강 약 13시간 분량이다. 한 강의당 1시간 내외로, 주 2~3회 수강이 적절하다.
DNA, RNA, 혹스유전자 같은 분자생물학 용어가 많이 등장한다. 처음에는 용어에 압도될 수 있으나, 전체 맥락을 따라가는 데 집중하라. 강의는 단순히 생물학 지식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이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에 답하는 과정이다.
참고문헌으로 제시된 리처드 도킨스의 『조상 이야기』, 닉 레인의 『미토콘드리아』를 함께 읽으면 이해도가 높아진다. 특히 닉 레인의 책은 미토콘드리아가 왜 생명 이해의 핵심인지 명쾌하게 설명한다.
강의 후반부로 갈수록 뇌과학과 의식 문제가 등장한다. 앞부분의 세포 이야기가 어떻게 뇌와 의식으로 연결되는지 주목하라.
■ 수강후기에서
수강생들은 "미생물의 시대가 36억 년이나 됐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다"고 말한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다세포 생명, 그리고 인간 존재가 얼마나 최근의 사건인지 깨달았다는 반응이다.
"암세포를 단세포로의 회귀로 설명한 부분이 인상 깊었다"는 평도 많다. 암을 단순히 적으로만 보던 관점에서 벗어나, 생명 진화의 맥락에서 이해하게 됐다는 것이다.
일부는 분자생물학 내용이 어려웠다고 토로한다. 하지만 "DNA와 RNA가 단순히 유전물질이 아니라 생명현상 그 자체임을 알게 됐다"며, 개념적 이해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다고 평가한다.
"생식세포와 체세포의 분리가 죽음을 발명했다는 설명이 슬프면서도 아름답다"는 감상도 있다. 과학 강의가 이토록 감동적일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는 반응이다.
■ 마치며
이 강의는 생명을 바라보는 시선을 근본적으로 바꾼다. 우리가 보는 세포 하나하나는 38억 년 전 최초 생명의 직계 후손이다. 2억 년 동면 후에도 깨어나는 박테리아의 끈질긴 생명력, 36억 년간 홀로 지구를 지배한 미생물의 역사가 지금 우리 몸속에서도 계속된다.
생식세포와 체세포의 분리는 불멸성을 생식세포에게 양도하는 대신, 체세포에게 복잡한 형태를 만들 자유를 주었다. 우리의 뇌, 우리의 정신은 이 전략의 산물이다. 지각력 있는 뇌는 자신의 죽음을 슬퍼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이지만, 역설적으로 그 뇌의 존재를 가능하게 한 것이 바로 죽음의 발명이었다.
광합성으로 산소를 만든 원시생명체, 미토콘드리아를 받아들인 진핵세포, 다세포를 이룬 협력, 성의 분화, 혹스유전자의 발현. 이 모든 사건이 축적되어 오늘날 우주를 성찰하는 인간이 탄생했다.
생명은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137억 년 우주 진화의 필연적 귀결이다. 이 강의는 그 장대한 여정의 마지막 장을 펼쳐 보인다.
박문호(뇌과학 전문가)
경북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 에이앤엠(Teaxs A&M)대학교에서 전자공학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30년간 재직하면서 반도체 레이저, 반도체 통신소자를 연구했다. 그러나 이보다는 대학시절부터 그의 관심사였던 ‘천문학’과 ‘물리학’, ‘뇌 과학’ 분야의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2007년 불교TV에서 <뇌와 생각의 출현>을 진행했으며, 수유+너머, 삼성경제연구원, 서울대, KAIST 등에서 우주와 외를 주제로 강의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또한 30년 간 자연과학 및 불교철학과 역사 등 다방면의 책을 꾸준히 읽어 세계에 대한 통합적 사고와 방대한 지식을 쌓은 독서광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자연과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양자역학’과 ‘상대성 이론’을 이해한다는 것을 말한다.’며 이 두 가지에 성실하게 집중할 것을 강조해 왔다. '대중의 과학화'를 모토로 하는 시민학습모임 ‘(사)박문호의 자연과학 세상’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