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을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출발점을 분명히 하는 일이다. 내가 지금 어떤 질문 앞에 서 있는지, 어떤 길을 거쳐 어디로 향하고자 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철학 공부의 첫 단추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철학책을 펼치자마자 낯선 용어와 추상적 개념의 벽에 부딪혀 좌절한다.
이 강의는 철학에 입문하려는 초심자를 위한 나침반 역할을 한다. 김선희 교수는 철학이 정답을 찾는 학문이 아니라 끊임없이 질문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임을 강조한다. 동서양 철학자들이 던진 질문을 통해 철학의 의미와 목적을 탐구하며, 철학을 공부하는 나만의 이유와 방향을 스스로 발견하도록 안내한다.
■ 강의특징
이 강의의 핵심은 공자가 구분한 두 가지 철학적 태도, 광자(狂者)와 견자(狷者)의 개념이다. 광자는 주어진 것을 거부하고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유형이다. 니체처럼 기존 가치를 전복하고 새로운 것을 상상하는 철학자들이 여기 속한다. 반면 견자는 현실을 비판하고 재정의하는 유형이다. 현실의 문제를 직시하되 그 안에서 개선의 가능성을 찾는 철학자들이다.
강의는 니체, 스피노자, 비트겐슈타인, 왕양명 등 동서양 철학자들의 사유를 이 두 가지 태도로 분류하며 설명한다. 또한 조정자나 균형자처럼 두 태도 사이에서 중용을 추구하는 제3의 길도 함께 다룬다. 이를 통해 철학사의 다양한 흐름을 하나의 큰 지도로 조망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강의는 철학이 머리로만 하는 학문이 아님을 일깨운다. 철학은 나를 충동하고 변화시키는 실천적 활동이어야 한다. 김선희 교수는 글쓰기와 말하기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타자와 소통하는 과정이 철학의 본질임을 강조한다.
■ 추천대상
철학책을 읽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사람에게 이 강의를 권한다. 들뢰즈나 니체 같은 철학자의 책을 펼쳤다가 너무 어려워서 포기한 경험이 있다면, 이 강의가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
또한 철학을 공부하는 자신만의 이유를 찾고 싶은 사람에게도 유익하다. 단순히 교양을 쌓기 위해서가 아니라, 철학이 나의 삶에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이 강의를 통해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지만 철학의 큰 그림을 잡지 못해 방황하는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개별 철학자나 사조를 공부하기 전에 철학적 태도의 유형을 이해하면, 각 철학자의 사상을 더 깊이 있게 파악할 수 있다.
■ 수강팁
이 강의는 비교적 짧은 3시간 남짓의 분량이지만, 다루는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한 번에 모든 것을 이해하려 하기보다는, 여러 번 반복해서 듣는 것을 추천한다. 처음에는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두 번째는 구체적인 철학자들의 사례에 집중하며, 세 번째는 나 자신의 철학적 태도를 성찰하는 식으로 단계를 밟아가면 좋다.
강의를 들으면서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자. 특히 '왜 철학을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기록하면, 강의가 끝난 후에도 철학 공부를 지속할 수 있는 동력이 된다.
강의에서 언급되는 철학자나 개념이 궁금하다면, 곧바로 관련 책을 찾아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이 강의를 통해 자신이 어떤 철학자의 태도에 공감하는지 먼저 파악한 후, 그 철학자의 저작을 선택적으로 읽는 것이 효율적이다.
■ 수강후기에서
수강생들은 이 강의가 철학 공부의 방향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평가한다. 한 수강생은 "철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 공부를 하는 이유, 철학을 통해 나아가고 싶은 방향이 어디인지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강의"라고 했다. 철학이 단순한 지식 습득이 아니라 자기 성찰의 과정임을 깨닫게 해준다는 것이다.
또 다른 수강생은 "자신을 충동시키고 변화시키지 않는 철학은 의미가 없고, 반드시 글쓰기, 말하기를 통해 치유하고 극복해 가야 한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큰 도전을 받았다"고 말했다. 철학이 책상 위의 학문이 아니라 삶을 변화시키는 실천임을 일깨워준다.
들뢰즈 책이 너무 어려워서 이 강의를 찾았다는 수강생도 있었다. "지금 제가 느끼는 것들, 갈피를 못 잡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대단히 명쾌하고 시원하게 얘기해주셔서 깊이 감사드린다"는 반응이다. 철학의 복잡함에 압도되었을 때, 이 강의가 하나의 지도 역할을 해준 셈이다.
■ 마치며
철학은 어렵다. 하지만 그 어려움 앞에서 주눅 들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던지는 태도를 배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강의는 철학의 바다에 처음 발을 담그는 사람들에게 든든한 부표가 되어준다. 광자의 길을 갈 것인가, 견자의 길을 갈 것인가. 아니면 그 사이 어딘가에서 나만의 길을 개척할 것인가. 이 강의를 통해 각자의 출발선을 확인하고, 철학이라는 긴 여정을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란다.
철학은 결국 나 자신과의 대화다. 이 강의가 그 대화의 첫 문을 여는 열쇠가 되기를 기대한다.
강사소개
김선희(철학자,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 대학에 입학한 뒤 줄곧 철학을 공부해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학구적이거나 성실한 성격이 아닌데도 공부를 계속했던 것은 느리고 게으르기 때문일 것이다. 합리적이고 냉철하지 못하지만 마음에 불을 낸 철학책이나 철학자도 기억나지 않는다. 이런 식의 불균형들 때문에 여기까지 왔을 거라고 생각한다. 또 그 때문에 여전히 공부를 하고 책을 쓴다. 근대 동서양의 사상적 접합이 만든 파장을 철학적 차원에서 조명하는 연구들을 해왔지만 앞으로는 어디로 향할지 모른다. 다만 연구와 더불어 늘 어긋나는 듯한 삶의 방식과 태도에 드러나는 여러 문제, 그리고 이에 영향을 주는 외적 구조 모두를 놓치지 않는 글쓰기를 계속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