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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 읽기의 난관, 그러나 반드시 만나야 할 『지식의 고고학』
『말과 사물』로 프랑스 지성계의 스타가 된 푸코는 1960년대 후반 그의 방법론을 정리할 필요성을 느끼고 1969년 『지식의 고고학』을 출간한다. 그리고 이 책은 푸코 읽기의 대표적인 난관으로 이름을 날리게 된다. 본격적인 방법론을 담고 있어서 건조할 뿐만 아니라 독자에게 요구하는 배경지식의 양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지만 이 책은 푸코를 이해하기 위해서 반드시 만나야 하는 지점에 놓여있다. 이 책의 출간 이후 푸코가 꼴레쥬 드 프랑스의 교수가 되기도 하지만, 그의 철학적 탐구의 방향성이 보다 분명하고 풍성해지기 때문이다.
『지식의 고고학』의 이전과 이후
『지식의 고고학』이 이전의 연구들, 그러니까 『광기의 역사』나 『말과 사물』, 그리고 『임상의학의 탄생』에서 푸코가 채택한 탐구의 방법론과 문제의식을 요약하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히 과거 작업의 해설을 넘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여러 단서를 풍부하게 담고 있다. 그래서 『지식의 고고학』을 읽지 않는다면 왜 푸코가 여러 번 표현을 바꿔가면서도 자신의 철학적 탐구가 일관된 흐름을 가졌다고 말했는지 이해하기 어렵게 된다. 1960년대 프랑스 철학의 새로운 흐름과 변화, 그리고 푸코 자신의 자기 이해와 시야의 변화가 이 책에 담겨 있다.
맥락 속에 던져 함께 읽기
이 강의는 강독도 해설도 아닌, 조금 독특한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책 『지식의 고고학』이 중심이기는 하지만, ‘고고학’이라는 방법론을 통해 푸코 철학의 맥락을 더 깊게 이해하고자 하는 강의에 가깝기 때문이다. 본문을 발췌하고 해설하는 대신, 심세광 선생은 다른 텍스트를 통해서, 그러니까 고고학적 이론과 실천을 보여주는 다른 문헌들을 통해 『지식의 고고학』의 중심 내용에 접근하고자 한다. 1970~71년 꼴레쥬 드 프랑스의 강좌 『지식의 의지에 대한 강의』나 취임 연설 『담론의 질서』, 비슷한 시기에 출간한 레이몽 루셀론, 이후 푸코 철학의 발전을 보여주는 1970년대 초반의 강좌들과 『감시와 처벌』 『성의 역사』를 함께 읽으며 고고학의 언표와 담론 이론이 어떤 맥락에서 출발했고, 어떻게 적용되었으며, 이후 어떻게 권력과 지식의 계보학을 넘어 주체의 해석학으로 이어지는지 보자는 것이다. 그리고 강의를 들으며 우리는 고고학이란 주제를 통해 또 한 번 푸코의 철학을 가로지르게 된다.
심세광(불문학자, 철학자)
성균관대학교에서 불어불문학을 전공한 뒤,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프랑스 파리 10대학에서 「Histoire, Discours, Litterature chez Michel Foucault(미셸 푸코에 있어서 역사•담론•문학)」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성균관대학교, 건국대학교, 서울여자대학교 및 철학아카데미 등 다수의 교육기관에서 강의해 왔다. 푸코를 주제로 한 주요 논문과 다수의 역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