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의개요
불교는 종교인가, 철학인가. 서양에서는 불교를 하나의 사상, 이성 활동으로 구분한다. 절대자에게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수행을 통해 스스로 깨달음에 이르는 길이기 때문이다. 이 강의는 불교를 종교적 신앙의 대상이 아니라 철학적 사유의 장으로 초대한다.
오온, 사성제, 십이연기, 팔정도 같은 불교의 핵심 개념들을 체계적으로 학습한다. 불교 성립의 시대적 배경부터 초기불교, 부파불교, 대승불교로 이어지는 역사적 흐름을 추적한다. 나아가 데카르트, 해체주의, 포스트구조주의 같은 서양 철학과의 접점을 탐색하며 불교 사상의 현대적 의미를 발견한다. 조성택 교수와 함께 불교철학의 웅숭깊은 세계로 들어간다.
■ 강의특징
이 강의의 가장 큰 특징은 불교를 철학적 관점에서 접근한다는 점이다. 붓다의 가르침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 논리 구조와 세계관을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십이처설을 통한 불교의 세계관, 무아와 윤회의 관계, 연기법의 철학적 함의 등을 치밀하게 따져본다.
동서양 철학의 비교도 흥미롭다.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가 불교를 만나면 어떻게 해체되는가. 포스트구조주의의 탈중심화와 불교의 무아 사상은 어떤 유사성을 지니는가. 2500년 전 사상이 현대 철학과 조우하는 지점에서 새로운 통찰이 발생한다.
강의 후반부의 그룹 프로젝트는 불교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실험이다. 불교와 몸, 불교와 자연, 마르크스와 붓다의 만남, 불살생계의 현대적 의미 등 동시대적 쟁점과 불교를 접속시킨다. 위빠사나와 선 수행에 대한 특강도 이론을 넘어 실천의 차원을 열어준다.
■ 추천대상
불교를 학문적으로 공부하고 싶은 이들에게 권한다. 단순히 절에 가서 기도하는 것을 넘어서, 불교 사상의 철학적 기반을 이해하고자 하는 수강생에게 적합하다. 불교 입문자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도록 기초부터 차근차근 설명한다.
동서양 비교철학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도 유익하다. 불교와 기독교의 차이, 불교와 서양 현대철학의 접점 등을 탐색하며 사유의 지평이 넓어진다. 철학 전공자라면 익숙한 서양 개념들이 불교와 만날 때 어떤 변주가 일어나는지 경험할 수 있다.
일상에서 무심코 쓰는 '업보', '중도', '무아지경' 같은 말들의 진짜 의미를 알고 싶은 이들에게도 좋다. 불교 용어가 우리 언어와 사유에 얼마나 깊이 스며들어 있는지 발견하게 된다.
■ 수강팁
불교 개념은 한 번에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오온, 십이처, 십팔계, 십이연기 같은 체계들이 처음엔 복잡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강의가 진행되며 이것들이 하나의 일관된 세계관을 구성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조급해하지 말고 차근차근 따라가길 권한다.
경전을 직접 읽어볼 필요는 없지만, 참고문헌으로 제시된 에드워즈 콘즈의 『한글 세대를 위한 불교』나 곽철환의 『불교 길라잡이』 같은 입문서를 함께 보면 도움이 된다. 강의록이 제공되므로 복습할 때 적극 활용하자.
질문과 답변이 자유롭게 오가는 강의 분위기가 특징이다. 영상 속 학생들의 질문들도 귀담아 들으면 자신이 궁금한 점과 겹치는 경우가 많다. 하나의 개념을 제대로 이해시키기 위해 두 시간도 마다하지 않는 교수의 열정이 느껴진다.
■ 수강후기에서
수강생들은 이 강의가 불교에 대한 편견을 깨뜨렸다고 말한다. 막연히 종교적이고 신비로운 것으로만 여겼던 불교가,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철학 체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서양 철학과의 비교가 흥미로웠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데카르트의 코기토가 불교적 관점에서 어떻게 해체되는지를 다룬 부분이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불교가 단지 동양의 전통 사상이 아니라 현대 철학과도 대화 가능한 사유 체계임을 확인했다는 반응이다.
다만 개념의 난이도에 대한 언급도 있다. 오온, 십이연기 같은 체계들이 처음엔 어렵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반복 수강하며 이해가 깊어지고, 불교 II로 이어지면 전체 그림이 보인다는 조언도 함께 나온다.
■ 마치며
이 강의는 불교를 새롭게 보는 법을 가르친다. 종교로서의 불교가 아니라 철학으로서의 불교, 신앙의 대상이 아니라 사유의 장으로서의 불교를 만난다. 붓다도 유혹과 싸웠고 고통을 겪었다는 사실이 그를 더 인간적으로 느끼게 한다.
불교철학입문 I은 이름 그대로 입문이다. 이 강의를 통해 기초를 다지면 불교철학입문 II로 나아갈 수 있다. 고려대에서 오랜 기간 불교학을 연구하고 가르쳐온 조성택 교수의 명료한 강의가 불교철학의 깊은 세계로 안내한다. 불교가 얼마나 혁신적이고 현대적인 사상인지 발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