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앤스터디

■ 강의개요

도나 해러웨이의 『곤란함과 함께하기』(2016)를 함께 읽는 강좌다. "나는 여신이 되기보다 차라리 사이보그가 되겠다"는 선언으로 1991년 큰 반향을 일으켰던 해러웨이는 이제 지구에서 살아남기 위해 여러 종의 생물들과 동맹하자고 역설한다. 사이보그를 넘어 반려종으로, 다시 모든 생물과의 '함께-되기'로 확장되는 그의 사유를 추적한다.

해러웨이에게 존재들이 맺는 관계는 '실뜨기'다. 주체성은 미리 내재된 것이 아니라 관계가 만들어내는 효과다. 모든 존재는 매 순간 서로 엉켜 갈등을 일으키고 풀어가며, 때로는 실패하기도 한다. 하지만 실뜨기로 본다면 실패한 실 뭉치를 주워 다시 새롭게 풀어가는 용기를 잃지 않을 수 있다. 유토피아적 해결책 대신 곤란함을 껴안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타진해보자.

■ 강의특징

이 강좌는 해러웨이의 사유가 어떻게 진화해왔는지 보여준다. 1991년 『유인원, 사이보그, 그리고 여자』의 사이보그 선언, 2000년 『반려종 선언』의 동물과의 연대, 2016년 『곤란함과 함께하기』의 모든 생물과의 실뜨기로 이어지는 흐름을 체계적으로 따라간다.

핵심 개념들을 꼼꼼히 해설한다. 실뜨기, 함께-되기, 응답-능력, 크툴루, 인류세와 자본세, 쑬루신, 오토포이에시스와 심포이에시스, 자연문화, 친족 만들기 등 해러웨이 고유의 개념들을 차례로 풀어간다. 들뢰즈의 잠재성, 마투라나의 오토포이에시스 같은 관련 이론도 함께 다룬다.

이론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 실천 사례를 소개한다. 다 코스타의 피죤블로그, 벵시앙 데스프리의 비둘기집, 크로셰 산호초 프로젝트, 마다가스카르 AKO 프로젝트, 이누피아트족과 협업한 게임 'Never Alone', 나바호족의 투쟁 등 실제로 다른 종과 함께-되기를 실천하는 프로젝트들을 살펴본다.

■ 추천대상

도나 해러웨이의 사상을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은 이들에게 적합하다. 사이보그 선언을 들어봤지만 그 이후 작업은 잘 모르는 이들, 포스트휴먼 페미니즘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권한다.

인류세 시대의 환경 문제를 철학적으로 사유하고 싶은 이들,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를 새롭게 상상하고 싶은 이들에게도 유익할 것이다. 과학기술과 페미니즘의 접점을 탐구하려는 이들, 에코페미니즘이나 종 간 정의에 관심 있는 이들이 들으면 좋다. 지구상에 남은 희망을 찾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 수강팁

해러웨이의 글은 생물학, 과학기술학, 페미니즘 이론, SF 등을 넘나들며 방대한 참조를 포함한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이해하려 하지 말고, 핵심 개념과 전체 흐름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좋다. 실뜨기, 함께-되기, 응답-능력 같은 핵심 개념을 중심으로 들으면 효과적이다.

강의에 등장하는 다양한 사례들에 주목하자. 비둘기, 개, 산호, 바이러스 등 구체적 생물들과의 관계를 통해 추상적 개념이 현실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제인 구달과 침팬지, 카야포족과 캠코더 같은 사례를 자신의 경험과 연결해 생각해보자.

해러웨이의 이전 저작인 『사이보그 선언』이나 『반려종 선언』을 미리 읽으면 도움이 되지만 필수는 아니다. 강의에서 전반적인 맥락을 제공하므로 『곤란함과 함께하기』부터 시작해도 좋다. 번역서를 구해 강의와 함께 읽으면 이해가 깊어진다.

■ 마치며

해러웨이는 묻는다. 유토피아적 해결책이나 디스토피아적 공포 대신, 곤란함과 함께 머무를 수는 없을까. 인류세 시대, 환경 파괴와 기후 위기 앞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영웅적 해결이 아니라 다른 종들과의 겸손한 연대다. 주체성을 미리 가정하지 않고 관계 속에서 함께 만들어가는 실뜨기의 윤리다.

이 강좌를 통해 인간 중심적 사고를 넘어서는 새로운 상상력을 얻게 될 것이다. 비둘기, 개, 산호, 바이러스와 함께-되기를 실천하는 프로젝트들을 보며 지구 위의 삶에 대한 희망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곤란함을 껴안고 응답하는 용기, 실패한 실 뭉치를 다시 풀어가는 힘을 배우게 될 것이다. 해러웨이와 함께 곤란함 속에서 실뜨기를 시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