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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록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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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개요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을 소크라테스가 정말 했을까? '너 자신을 알라'는 그의 유명한 명언이 맞을까? 우리가 알고 있는 소크라테스의 모습은 오랜 시간 동안 여러 경로를 거치며 왜곡되고 각색된 것이다. 일제강점기 일본을 통해 전달된 서양 철학, 해방 이후 우리 역사의 뒤틀림, 그리고 서양 사람들조차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들이 겹쳐지면서 21세기 한국인이 아는 소크라테스는 실제와 상당히 다른 모습으로 굳어졌다.
이 강좌는 서양 철학의 원류인 소크라테스의 진면목을 탐구한다. 김주일 선생님은 희랍어 원전 연구를 바탕으로,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명』, 『크리톤』, 『파이돈』 등 주요 대화편을 분석하며 소크라테스가 실제로 고민했던 철학적 문제들을 재조명한다. 기소 과정, 사형 선고, 탈옥 거부에 이르는 그의 선택을 당시 아테네의 역사적 맥락 속에서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덕(arete)과 앎, 다이모니온의 의미를 추적한다. 소크라테스에 대한 편견을 걷어내고 그가 후대 철학에 남긴 진정한 유산을 발견하는 여정이다.
■ 강의특징
이 강좌의 가장 큰 특징은 소크라테스를 둘러싼 한국 사회의 고질적 오해를 정면으로 다룬다는 점이다.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이 어떻게 소크라테스의 입에서 나온 것처럼 왜곡되었는지, 실정법주의와 소크라테스의 실제 법 이해가 어떻게 다른지를 명쾌하게 밝힌다. 단순히 오류를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왜 그런 오해가 생겨났는지 역사적 배경까지 짚어낸다.
강의는 텍스트 강독에 머물지 않고 역사적 컨텍스트를 풍부하게 제공한다. 페르시아 전쟁과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아테네에 미친 영향, 과두정치와 민주정의 갈등, 소피스트의 등장과 사법제도 개편, 심지어 고대 희랍의 남색 문화까지 다룬다. 알키비아데스, 크리티아스 같은 인물들과 소크라테스의 관계를 통해 당시 아테네인들이 그를 어떻게 바라봤는지 생생하게 재현한다.
철학적 논의 또한 구체적이다. 『라케스』, 『카르미데스』, 『국가』 1권을 통해 용기와 절제, 덕의 정의를 찾아가는 소크라테스의 아포리아를 따라간다. '누구도 자발적으로 악을 행하지 않는다'는 그의 명제가 어떤 한계를 드러내는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이를 어떻게 계승하고 변형했는지까지 조망한다.
■ 추천대상
서양 철학에 입문하려는 사람에게 이 강좌는 최적의 출발점이다. 소크라테스는 서양 철학사를 소크라테스 이전과 이후로 나누는 분기점이므로, 그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이후 모든 철학 공부의 토대가 된다. 철학책을 읽다가 막혔던 사람,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혼자 읽기 어려웠던 사람에게도 훌륭한 안내서가 된다.
한국 사회에서 소크라테스가 어떻게 왜곡되어 전달되었는지 궁금한 사람, 일제강점기 이후 우리의 서양 철학 수용사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도 의미 있다. 실정법주의나 법철학에 관심 있는 법학도, 고대 그리스 역사와 문화를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역사 애호가에게도 유익하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거나 전공할 예정인 학생이라면 필수 강좌다. 희랍어 원전 연구자의 깊이 있는 해석을 접할 기회는 흔치 않으며, 텍스트를 제대로 읽는 법을 배울 수 있다.
■ 수강팁
강의를 듣기 전에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명』, 『크리톤』, 『파이돈』을 먼저 읽어보면 좋다.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다. 강의를 들으며 텍스트를 다시 읽으면 훨씬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 김주일 선생님의 저서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다'라고 말하지 않았다』를 함께 읽으면 강의 내용을 더욱 풍부하게 소화할 수 있다.
강의는 이야기하듯 편안하게 진행되지만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역사적 사실, 철학적 논변, 텍스트 분석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으므로 집중해서 들어야 한다. 특히 9강과 10강의 탈옥 거부 논변, 11강부터 15강까지의 덕 논의는 핵심 구간이므로 필기하며 듣기를 권한다.
다이모니온 개념은 강의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 주제다. 4강에서 처음 등장한 이후 여러 강의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되므로, 각 맥락에서 어떤 의미로 사용되는지 주의 깊게 따라가야 한다. 수강 후기에서 지적된 것처럼 이 개념의 다의성 때문에 혼란스러울 수 있으나, 여러 맥락을 종합하면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
강의 후반부로 갈수록 철학적 논의가 심화되어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이럴 때는 강의를 잠시 멈추고 해당 부분의 원전을 직접 읽어보거나, 앞 강의를 복습한 뒤 이어서 듣는 것이 효과적이다.
■ 수강후기에서
수강생들은 소크라테스에 대한 편견이 명쾌하게 해소되었다는 반응을 보인다. 특히 '악법도 법이다'가 소크라테스의 말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왜곡된 수용사를 이해하게 된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한 수강생은 "대한민국 전체가 소크라테스를 오해하고 있었다"며 강의의 시의성을 높이 평가했다.
텍스트가 아닌 컨텍스트를 이해하게 되었다는 평가가 많다. 페르시아 전쟁, 펠로폰네소스 전쟁 같은 역사적 배경, 남색 문화나 알키비아데스와의 관계 같은 사회문화적 맥락이 소크라테스 이해를 입체적으로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철학 자체보다 시대상황을 더 많이 다룬다는 아쉬움을 표현한 수강생도 있지만, 대부분은 이것이 오히려 장점이라고 평가한다.
강의 방식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툭툭 던지듯 말하지만 머리에 벼락같이 꽂힌다", "희랍어 원전 연구자의 내공이 느껴진다"는 평이다. 이야기하듯 편안하게 진행되어 부담 없이 들을 수 있으면서도 철학적 깊이를 잃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몇 가지 아쉬움도 지적된다. 다이모니온 개념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부족했다는 의견, 온라인 수강생을 위한 강의 자료 제공이 부족했다는 지적, 강의 후반부로 갈수록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반응 등이다. 그럼에도 전체적으로는 "소크라테스 강의로 이만한 강의는 없다", "철학 공부의 상쾌한 첫걸음"이라는 평가가 압도적이다.
■ 마치며
소크라테스는 서양 철학의 시작점이자 영원한 멘토다. 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플라톤도, 아리스토텔레스도, 나아가 서양 철학 전체를 피상적으로만 이해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소크라테스에 대한 오해와 왜곡이 깊이 뿌리내려 있다. 이 강좌는 그 오해를 걷어내고 진정한 소크라테스를 만나는 기회를 제공한다.
김주일 선생님은 희랍어 원전 연구를 토대로 소크라테스가 실제로 무엇을 고민했고, 무엇을 깨달았으며, 어디까지가 그의 한계였는지 솔직하게 보여준다. 완벽한 성인이 아니라 시대의 제약 속에서 치열하게 사유했던 한 철학자의 진솔한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의 고민이 2천 년이 넘는 시간을 건너 오늘날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철학은 더 이상 박제된 지식이 아니라 살아있는 대화가 된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소크라테스의 질문은 지금도 계속된다. 이 강좌는 그 질문 앞에 다시 서는 것, 그리고 우리 자신의 답을 찾아가는 여정의 시작이다. 철학을 비타민처럼 섭취하기 위한 상쾌한 첫걸음, 지금 내딛어보자.
김주일(철학자, 정암학당 상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