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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해한 현대사진, 미술이랑 무슨 관계인거야?
"질서라는 것을 생각해보게나. 먼저 거대한 것을 생각해보게. 다음에 그보다 더 거대한 것을 생각해보게. 점점 더 거대한 것을 떠돌려 보게. 이런 방식으로 거대한 이미지를 그려보게. 노처녀의 밤처럼 아늑하고 구경 마구간처럼 깨끗한 것을 떠올려보게. 전투되어지는 장대한 것을 떠올려보게. 그리고는 카지노의 장면을 떠올려보게. 하늘의 별이 질서정연하게 박힌 것을 보고 감탄한 것을 떠올려보게. 신병이 두 다리를 덜덜 떨고 서 있는 것을 상상해보게. 자네가 그에게 기합을 줘서 공로를 인정받게 되고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받는 것을 떠올려보게. 이봐, 다시 한번 질서를 생각해봐. 질서는 문명화 된 차가운 죽음, 시체의 경직, 기하학적 전염병이라 할 수 있어. - 볼프강 벨쉬의 책 『우리의 포스트모던적 모던』中 벨쉬는 이 글에서 질서 속에 또 다른 거대한 질서가 숨어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질서를 보지 못하면 질서 속의 질서도 볼 수 없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현대사회의 질서를 눈으로 확인하고 비판할 권리가 있다.
이제 진동선의 <현대미술로서의 사진> 강좌가 사진 예술을 통해 우리의 잠을 깨울 것이다.
사진평론가 진동선의 안내로 현대사진을 미술관에서 감상하자!
알쏭달쏭한 현대사진. 그 한 장 속에는 많은 의미가 숨어 있다.
현대사진은 우연을 포착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일부러 연출하여 만들어지기도 한다.
사진평론가 진동선과 함께 현대사진 한 장 한 장을 들여다보면서 그 속에 숨어 있는 현대성의 의미를 찾는 숨바꼭질을 시작해보자.
▲ 사진을 통해서 바라본 현대와 현대인의 구조 다음 사진을 살펴보자. 이 사진은 올림픽 공원에서 버전 업이 된 사진이다. 왼쪽에 길을 걷는 사람과 들어선 아파트 단지를 보라. 그 뿐만이 아니라 이 공간에는 스포츠 체육 여가에 대한 모든 것이 다 있다. 올림픽 공원이라는 공간을 두고 말이다. 고도의 정치적 · 경제적 · 문화적 전략 안에 올림픽공원이 있는 것이다. 이것이 오늘의 볼로뉴 숲이다. 새롭게 전개된 일상성 모습이 이러한 구조, 환경, 보이지 않는 구조체제 속에 담겨져 있다.
현대인들을 위한 패키지 문화가 등장한다. 일상성 안에 환각성, 즉흥성, 시각적 촉각성으로 무장한 현대인들을 모습을 담은 것이 마틴 파의 사진이다. 어디든지 패키지 관광을 가면 보게 되는 코드가 이런 것이다.
관광을 온 사람들이 떼를 지어 다닌다. 길을 가다가 서로를 잃지 않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깃발을 들기도 한다. 사진 속 사람들의 모습을 보자. 가이드를 필두로 한 선두를 따라야 하니까 감상을 제대로 못한다. 관광은 관광이 아닌 것이다. 관광을 한 사실이 그들에게는 더 중요하다. 갔다 온 시간이 중요한 것이다. 관광객에서 몰 수 있는 구조는 현대를 보는 중요한 태도이다. 짜여진 스케줄 안에 다녀오는 것, 이것이 패키지이다.
- ( <현대미술로서의 사진> 강의 중에서 )
진동선(사진평론가, 전시기획자)
홍익대 미술대학원 사진학과와 위스콘신대학 예술학과를 졸업했으며, 뉴욕주립대학 예술대학원에서 사진비평을, 홍익대 미술대학원에서 미술비평을 전공하였다. 중앙대, 상명대, 경일대, 한성대 등에서 강의했으며, 2000년 광주비엔날레 전시팀장, 2008년 대구사진비엔날레 큐레이터, 2009년 울산국제사진페스티벌 총감독을 맡으며 전시기획자로서 활발하게 활동하였다. 현재, 사진평론가이자 현대사진연구소 소장으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