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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제도의 정치철학적 원리인 '정의론'에 대한 다양한 분석!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는 샌델 자신도 어리둥절할 만큼 한국에서
폭풍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하버드 대학 교수의 저서로서 대학 입시
논술 준비에 실질적 도움이 되리라는 실용적 기대가 적지 않게 작용했음을 감안해도, '정의'에
대한 관심이 시대의 화두로 등장한 것은 사실이다. 한국에서 '정의'에 대한
관심은 현재 '복지'에 대한 관심으로 연결되고 있는데, '정의론'에 시동을 건 롤즈의
<정의론>이 출판된 1970년대는 전후 풍요 사회를 이룩한 서구에서 복지 국가 제도들이 확립되던 시기였다.
현재 한국 사회는
1970~80년대 고도 산업화의 성공으로 OECD에 진입하는 등,
경제적으로는 확실한 성과를 이룬 듯이 보인다. 그러나 정치적, 문화적으로 선진적인 사회
통합의 길을 가기에는 요원하다. 어쩌면 현시점이 한국 사회에서 복지 제도의
틀이 잡히는 대단히 민감한 시기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외국 복지
제도의 다양한 형태나 역사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복지 제도의 정치철학적 원리인 정의론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또한 현 단계에서 정의론의 이론적
발전은 서구 사회 복지 제도의 위기와 관련되어 있다. 롤즈의 『정의론』이 출판되고 10여
년이 경과한 이후에야 서구의 정치철학에서 '정의론'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지펴져서 '공동체 주의', '페미니즘 윤리', '다문화 주의' 등에 대한
논의들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논의들은 신자유주의 또는 세계화의 조건 속에서
복지국가의 제반 형태들이 도전 받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정의론'은 더
이상 정상가족이나 국민국가 형태와 결합할 수 없다. 결국 롤즈에 의해 재발견된 칸트의
실천윤리는 세계시민적 전망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이 강의는
정의론을 단순히 정치철학의 현대적 조류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이와 같이 현대사회에 대한 사회학적
이해 속에서 정의론에 접근하는 방법을 취한다.
<
비고> 이 강의는 '정의론' 관련 주요 텍스트들의 내용을 충실히
전달하기보다는 그것들이 역사적,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홍찬숙(서울대학교 여성연구소 책임연구원)
홍찬숙은 196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이화여자대학교 여성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 독일 뮌헨대학교 사회학과에서 울리히 벡 교수의 지도 하에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여성연구소 책임연구원이며 서울대학교와 인천대학교에서 강의한다. 울리히 벡의 <세계화 시대의 권력과 대항권력>, <자기만의 신>(출간 예정)과 벡 부부의 공저 <장거리 사랑>(공역)을 번역했다. 저서는 <여성주의 고전을 읽는다>(공저), <독일통일과 여성>(공저) 가 있고, 울리히 벡의 개인화 테제에 대한 논문들을 발표했다. 인터넷 언론 프레시안에 서평 “샌델의 ‘정의’? 난 반댈세!”와 “위험, 피할 수 없는 유령의 오케스트라”를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