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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록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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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개요
서양 철학사를 공부하는 이에게 플라톤은 피할 수 없는 관문이다. 화이트헤드가 "서양 철학사는 플라톤에 대한 각주에 불과하다"고 말했을 정도로, 플라톤은 서양 사상사의 뿌리이자 중심이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플라톤을 비판하는 데는 익숙하지만, 정작 그의 사상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는 소홀한 경향이 있다.
이 강의는 플라톤의 대화편들을 직접 읽으며 그의 사상 핵심에 접근한다. 『프로타고라스』, 『에우튀데모스』, 『파이돈』, 『파이도로스』, 『티마이오스』 등 주요 대화편을 통해 플라톤 철학의 요체를 파악하고, 이를 근대 및 현대 철학과 비교하며 그 의미를 재조명한다. 단순히 이데아론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소크라테스와 소피스트의 대결, 덕(아레테)의 문제, 영혼의 본질, 인식론, 우주론에 이르기까지 플라톤 사유의 전 영역을 탐색한다.
■ 강의특징
이 강의의 가장 큰 특징은 플라톤의 대화편을 원전에 충실하게 읽어나간다는 점이다. 이정우 교수는 해박한 지식으로 고대 희랍어의 의미를 세밀하게 분석하며, 단어 하나하나에 담긴 철학적 함의를 풀어낸다. 예컨대 '아레테(arete)'가 단순히 덕이 아니라 당시 귀족 계급이 추구하던 '~다움'의 의미였다는 것, '프쉬케(psyche)'가 생명에서 정신으로 의미 전환을 겪었다는 것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또한 이 강의는 플라톤을 고립된 과거의 철학자로 다루지 않는다. 베르그송의 기억론과 플라톤의 영혼론을 비교하고, 현대 대학의 교양교육 문제를 소크라테스의 아레테 논의와 연결시키는 등, 2천 년 전 사상이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끊임없이 질문한다. 강의는 또한 대화편의 문학적 아름다움에도 주목한다. 신화와 비유, 상징이 풍부하게 사용된 플라톤의 텍스트는 철학적 논증이면서 동시에 탁월한 문학작품이기도 하다.
■ 추천대상
이 강의는 서양 철학사를 체계적으로 공부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필수적이다. 철학 입문서에서 단편적으로 접했던 플라톤의 이데아론을 넘어, 그의 사유 전체를 조망하고 싶은 학습자에게 적합하다. 특히 철학 전공자나 인문학 연구자에게 플라톤 원전 독해의 토대를 마련해줄 것이다.
대학에서 교양교육의 의미를 고민하는 교육자들에게도 이 강의는 의미 있다. 소크라테스가 제기한 "아레테를 가르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오늘날 대학교육의 본질을 묻는 물음과 직결된다. 또한 인간의 영혼, 진정한 앎, 덕의 본질 같은 근본적 철학 문제에 관심 있는 일반 독자들도 이 강의를 통해 철학적 사유의 깊이를 경험할 수 있다.
고대 철학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어도 수강 가능하지만, 철학적 개념과 논증에 익숙해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원전 강독의 특성상 집중력과 인내심을 요구하므로, 진지하게 고전을 공부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학습자에게 권한다.
■ 수강팁
플라톤의 대화편은 단순한 철학 논문이 아니라 극적 구성을 가진 문학작품이다. 따라서 등장인물들 간의 대화 맥락과 논쟁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강의를 들으면서 각 대화편의 구조를 메모해두면 전체 논증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희랍어 원어에 대한 설명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를 그냥 지나치지 말고 노트에 정리하는 것을 권한다. 아레테, 프쉬케, 카타르시스 같은 핵심 개념들의 원래 의미를 이해하면 플라톤 사상의 깊이가 훨씬 생생하게 다가온다. 또한 강의에서 언급되는 현대 철학자들(베르그송, 들뢰즈 등)과의 비교 지점들을 따로 정리해두면, 플라톤 철학의 현재적 의미를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
가능하다면 강의와 함께 플라톤의 대화편 번역본을 직접 읽어보기를 권한다. 강의에서 다루는 『프로타고라스』, 『파이돈』, 『티마이오스』 등의 텍스트를 미리 읽거나, 강의 후 복습 차원에서 읽으면 이해가 훨씬 깊어진다. 강의 중 어려운 부분이 나오면 반복 청취를 추천한다. 특히 인식론을 다루는 4강이나 우주론을 다루는 9-10강은 개념이 복잡하므로 여러 번 듣는 것이 필요하다.
■ 수강후기에서
수강생들은 이 강의를 통해 "플라톤 이데아만 알고 있던" 자신의 지식이 얼마나 피상적이었는지 깨닫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한 수강생은 "어디 가서 플라톤 얘기 더 많이 할 수 있게 됐다"며 만족감을 표현했고, 또 다른 학습자는 "이정우 교수님의 강의는 참으로 심도 있다"고 평했다.
특히 소크라테스의 아레테 논의를 현대 교양교육 문제와 연결시킨 부분에서 많은 공감을 얻었다. "소크라테스의 비판이 오늘날에도 유효하다"는 후기처럼, 2천 년 전의 논쟁이 현재 대학의 위기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수강생들은 철학의 현실적 의미를 체감했다. 베르그송과 플라톤의 기억론을 비교한 8강에 대해서는 "흥미로웠다"는 반응이 많았고, 카타르시스 개념의 의미 확장을 추적한 부분도 인상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일부 수강생은 원전 강독의 특성상 "자막만으로는 강독을 따라가기 힘들다"거나 "생각보다 깊이가 부족해서 아쉬웠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는 수강생의 사전 지식 수준과 기대에 따라 강의 체감 난이도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대다수 수강생들은 이 강의가 "다면적인 플라톤을 이해하는 시간"이었으며, "서양 철학의 기원"을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 마치며
플라톤을 제대로 읽지 않고 서양 철학을 이해했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러나 플라톤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이데아론 같은 유명한 이론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소크라테스가 평생 던진 물음들, 즉 "덕이란 무엇인가", "영혼이란 무엇인가", "참된 앎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 질문들과 정면으로 마주하는 일이다.
이 강의는 그러한 근본 질문들로 우리를 안내한다. 이정우 교수의 해박한 지식과 통찰을 따라가다 보면, 플라톤이 단지 과거의 철학자가 아니라 지금 여기서 우리와 대화하는 사유의 동반자임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소피스트와의 논쟁에서 시작하여 우주의 본질에 관한 사변에 이르기까지, 플라톤의 사유 여정을 함께 걸으며 우리는 철학함의 본질을 배운다.
10강 27교시에 걸친 이 여정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그 끝에서 우리는 서양 철학 2천 년의 뿌리를 이해하게 될 것이며, 동시에 우리 자신의 영혼을 돌보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플라톤을 제대로 공부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 강의는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이정우(철학자, 경희사이버대 교수)
서울대학교에서 공학, 미학, 철학을 공부한 후, 아리스토텔레스 연구로 석사학위를, 미셸 푸코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강대학교 교수, 녹색대학 교수,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철학아카데미 원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는 경희사이버대 교수로, 들뢰즈 <리좀 총서> 편집인으로 활동 중이다. 해박한 지식으로 고대철학과 현대철학, 동양철학과 서양철학을 가로지르며, 철학과 과학을 융합하는 등 ‘새로운 존재론’을 모색해 왔다. 다수의 저서와 역서가 있다.
이정우의 철학 Youtube 채널, [소운서원(逍雲書院)]
https://www.youtube.com/@sowoonseo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