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크리스마스를 X-mas라고 쓸까?
'X-mas'의 'X'는 '그리스도'를 뜻하는 희랍어 (크리스토스)'의
머리글자, 영어 철자로 바꾸면
'Christos'다. 그러니까 'X'는 영어의 알파벳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뜻하는 영어
'Christ'의 'Ch'에 해당하는 희랍어다. 이런 이유로 '엑스 마스'가 아니라 ‘크리스마스’라고 읽는 것이다.
수학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었던 외계어, 하지만 희랍어는 ‘유토피아’, ‘카리스마’, ‘마니아’ 등 우리가 흔히 사용하고 있는 일상용어부터
‘아페이론’, ‘에포케’ 등의 수많은 철학 개념까지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알파벳(Alphabet)이란 말 자체가 희랍어의 첫
글자인 알파(Alpha)와 두 번째 베타(Beta)를 합하여 읽는 데서 시작되었으니 영어에 미친 영향이야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
희랍어란?
희랍어는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에서 시작되어 슬라브어, 영어에 이르기까지 유럽 세계의 모든 언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4000년 동안 구전되고 3000년의 문자역사를 가지고 있어 인도유럽어 중 가장 긴 역사와 방대한 자료를 자랑한다.
희랍어는 무엇보다도 매우 풍부한 어휘와 유연한 문장구조를 특징으로 하는 언어로 고대 그리스와 중세의 비잔티움제국, 그리고 그리스도교 교회를
비롯해 서유럽세계의 형성에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영향을 끼쳤다.
희랍어, 왜 공부해야
하는가?
서양문화가 고대 희랍의 문화에 크게 빚지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인문학과 희랍 문화에 관심이 깊은 사람에게도 접근이
쉽지 않다. 오죽하면 'That's all Greek to me'라는 영어 속담이 있겠는가?
하지만 어떤 문화든 그 문화의 언어를
이해해야 깊이 있는 이해가 가능한 법! 더구나 희랍처럼 인류에게 엄청난 문자유산을 남긴 문화라면 더욱 그렇다. 마치 한국 문화와 언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자 공부가 필요한 것처럼 말이다.
김주일(철학자, 정암학당 상임연구원)
성균관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파르메니데스 철학에 대한 플라톤의 수용과 비판」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희랍 철학을 주 관심 분야로 삼아 예술 철학과 철학사 전반에 걸쳐 연구를 진행 중이다. 현재, 한국철학사상연구회 연구원이자 정암학당 상임연구원으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서를 읽고 번역하고 있으며, 성균관대, 추계예술대학교 등에서 미학 및 철학을 가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