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앤스터디

■ 강의개요

현대는 상상력의 시대다. 인류 상상력의 보고는 신화이며, 그중에서도 그리스 신화는 서구 사상의 원천으로 평가받는다. 신화는 인간 사유의 보편적 원형을 담고 있는 매우 중요한 자료인데, 서구 사상 전반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해서는 그 정신적 기원이 되는 그리스 신화를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이번 강좌는 그리스 신화의 주요 텍스트인 서사시, 서정시, 비극, 철학을 포괄적으로 다룬다. 호메로스, 헤시오도스, 핀다로스 등의 원전을 통해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신화에 나타난 세계관과 인간관, 종교관을 이해하고, 나아가 그리스 신화에 담긴 다양한 철학적 문제들을 탐구한다. 올림포스 12신의 계보와 특징, 우주 생성 신화, 인류 탄생 신화, 그리고 인간의 운명과 죽음에 이르기까지, 보다 근본적이며 체계적으로 인간을 이해하는 여정이 펼쳐진다.

■ 강의특징

이 강의는 단순히 신화 속 이야기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리스 신화 속에는 철학적 화두가 녹아들어 있으며, 신화의 배경이 되는 뮈케네 문명과 미노아 문명, 그리고 주요 텍스트를 함께 살펴봄으로써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그리스 신들은 도덕적이고 성숙한 본보기라기보다는 인간처럼 분노하고 질투하며 때에 따라 재치와 지혜, 용맹함을 보여주는 '친숙한' 존재들이다. 올림포스 산의 신전들, 신들의 육체와 음식, 별칭과 기능을 파헤쳐 보는 작업은 매우 흥미롭다. 특히 그리스 신화가 실제로 종교였다는 사실, 다신교의 특징과 다이몬의 의미, 올림포스 종교와 오르페우스 종교의 차이 등을 이해하면서 그리스인들의 정신세계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우주 생성 신화를 다루는 부분에서는 카오스, 가이아, 에로스로부터 시작하는 헤시오도스 신화뿐 아니라 펠라스고스 신화, 오르페우스 신화, 호메로스 신화를 비교 분석한다. '생성'과 '창조'의 차이, '차이'가 모든 생성의 키워드라는 통찰은 현대 철학과 예술까지 관통하는 보편적 원형을 보여준다.

■ 추천대상

이 강의는 서양 문화와 예술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서양 미술관에서 그림 속 신화적 인물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싶거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같은 고전 문학을 읽기 전에 배경지식을 쌓고 싶은 사람들에게 완벽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철학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로 대표되는 그리스 철학의 뿌리를 이해할 수 있다. 니체가 디오니소스를 통해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했던 이유, 아폴론과 디오니소스의 대비가 갖는 철학적 의미를 탐구할 수 있다.

또한 인간의 본질, 운명, 죽음과 같은 근원적 물음에 대한 답을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유익하다. 그리스 신화는 수천 년 동안 사랑받아 온 인류 보편의 원형을 담고 있기 때문에, 신화 속에서 우리는 인간사의 희로애락과 죽음 또는 운명과 마주하며 인간의 본질에 좀 더 다가갈 수 있다.

■ 수강팁

그리스 신화에 대한 기본 지식이 전혀 없어도 수강할 수 있지만, 다루는 범위가 방대하고 학문적인 용어가 많이 등장하므로 집중해서 듣는 것이 좋다. 특히 우주 생성 신화 부분은 여러 번 반복해서 듣는 것을 권장한다.

강의를 들으면서 메모를 하거나, 제공되는 강의록을 활용하면 복잡한 신들의 계보와 관계를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올림포스 12신의 체계와 계보를 먼저 확실히 이해하면 이후의 이야기들이 훨씬 수월하게 받아들여진다.

강의에서 언급되는 원전 자료나 참고 문헌을 따로 찾아 읽으면 더욱 깊이 있는 이해가 가능하다. 이윤기의 그리스 신화, 카를 케레니의 그리스 신화 등 2차 문헌을 함께 읽으면 좋다. 강의 중간중간 소개되는 그리스 신전과 미술 작품의 이미지를 직접 찾아보는 것도 학습 효과를 높이는 방법이다.

한 강의가 100분이 넘는 긴 시간이므로, 한 번에 다 듣기보다는 교시별로 나누어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각 교시가 하나의 주제를 다루므로 분절해서 들어도 내용 이해에 무리가 없다.

■ 수강후기에서

수강생들은 그리스 신화가 단순히 재미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철학적 화두를 담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표현했다. "서양 미술 속에 숨겨진 신화 속 인물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후기처럼, 강의를 듣고 나면 서양 문화 전반을 보는 시야가 넓어진다는 평가가 많았다.

장영란 교수의 물 흐르듯 막힘없는 강의와 박식한 지식에 대한 찬사도 이어졌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리얼리티한 설명"이 강의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40년 가까이 신화와 철학을 연구한 교수의 내공이 느껴진다는 평가다.

다만 입문자에게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기초 서적을 먼저 읽고 수강하면 더욱 깊이 있게 와닿는다는 조언도 있다. 강의 시간이 길어서 중간중간 지루함을 느꼈다는 솔직한 후기도 있었으나, 대체로 내용의 깊이와 구성에 만족하는 반응이었다.

특히 디오니소스와 아폴론의 대비를 통해 니체 철학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후기, 모성애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얻었다는 후기, 우주 생성에서 '차이'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는 후기 등 각자의 관심사에 따라 다양한 통찰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 마치며

그리스 신화는 영화보다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이자 뛰어난 상상력을 보여주는 문화유산이다. 우리가 그리스 신화에 열광하는 이유는 그것이 유럽문화의 시초이자 인류 보편의 원형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신화 속에서 우리는 인간의 본질에 다가간다. 너무나 인간적인 그리스 신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삶과 죽음, 운명과 자유, 이성과 광기, 질서와 혼돈에 대해 성찰할 수 있다. 인간을 알고 싶다면 그리스 신화를 읽어야 하는 이유다.

이 강좌를 통해 서구 정신의 본질에 다가가고, 문학과 예술, 철학과 종교를 아우르는 체계화된 그리스 신화의 세계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고대 그리스로 여행을 떠나는 이 여정에서, 그리스 신화의 철학적 에스프리를 만끽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