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강의록다운
|
■ 강의개요
인류 최초 문명 중 하나인 고대 이집트의 창세 신화와 오시리스 신화를 심도 있게 탐구하는 강좌다. 이집트는 여러 도시에 걸쳐 다양한 창세 신화를 보유하고 있는데, 그중 헤르모폴리스, 헬리오폴리스, 멤피스, 테베 지역의 창세 신화가 가장 대표적이다.
본 강좌는 이들 창세 신화가 어떻게 창작되고 재현되었는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었는지 살펴본다. 특히 태초의 대양 '누'에서 시작된 우주 탄생의 이야기, 태양신 아툼의 창조, 프타의 말씀을 통한 창조 등 각 도시의 독특한 창세론을 비교 분석한다. 아울러 이집트 사생관의 기본이 되는 오시리스-이시스 신화를 통해 부활과 영생의 개념을 이해하고, 이들 신화가 어떻게 왕권 강화와 연결되었는지도 탐구한다.
■ 강의특징
이 강좌는 단순히 신화 이야기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고대인들의 사변적 사고와 신화 생성적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헤르모폴리스의 팔신계가 태초의 혼돈을 어떻게 개념화했는지, 헬리오폴리스의 구주신이 우주의 질서를 어떻게 설명하는지 세밀하게 살핀다.
특히 멤피스 창세 신화는 주신 프타가 말씀으로 세상을 창조했다는 점에서 고대 이집트 종교 문서 중 가장 심오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이 신화는 인식과 발화를 통한 창조라는 철학적 개념을 제시하며, 후대 사상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오시리스-이시스 신화는 형제 세트에 의한 오시리스 살해, 이시스의 헌신적인 수색과 부활 의식, 호루스의 탄생과 왕권 계승이라는 드라마틱한 서사를 통해 이집트인들에게 부활과 영생의 신화적 선례를 제공한다. 강의는 이 신화가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파라오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우주의 질서인 마아트를 구현하기 위한 장치였음을 밝힌다.
■ 추천대상
그리스 신화의 범람 속에서 이집트 신화를 제대로 만나고 싶은 이들에게 권한다. 고대 근동 문명과 신화에 관심 있는 독자, 창세 신화의 다양한 형태를 비교 연구하고 싶은 이들에게 적합하다.
신화와 왕권의 관계, 종교와 정치의 연결고리를 탐구하고자 하는 이, 부활과 영생이라는 종교적 개념의 기원을 이해하고 싶은 이들에게 유익하다. 이집트학에 입문하고자 하는 이, 고대 문명의 우주론과 세계관을 철학적으로 접근하고 싶은 이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피라미드 텍스트, 관 텍스트, 사자의 서 등 이집트 장례문서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도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
■ 수강팁
이집트 신화는 그리스 신화와 달리 유동적이고 중층적인 특성을 지닌다. 하나의 신이 여러 이름과 모습을 가지며, 신들 간의 관계도 지역과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 이러한 특성을 이해하고 들으면 혼란을 줄일 수 있다.
헤르모폴리스, 헬리오폴리스, 멤피스 등 각 도시의 창세 신화를 구분해서 정리하며 듣는 것이 좋다. 특히 1-2강의 창세 신화는 3-4강의 오시리스 신화를 이해하는 토대가 되므로 개념을 확실히 잡고 넘어가야 한다. 아툼, 슈, 게브, 누트, 오시리스, 이시스, 세트, 호루스 등 주요 신들의 계보를 그려가며 들으면 이해에 큰 도움이 된다.
마아트 개념은 이집트 문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사상이므로 4강에서 특히 집중할 필요가 있다. 강의록을 활용하여 낯선 고유명사와 개념들을 정리하면서 수강하기를 권한다.
■ 마치며
이집트 신화는 단순한 옛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고대 이집트인들이 우주의 질서를 이해하고 삶과 죽음의 의미를 탐구하며 이상적인 사회를 구현하고자 했던 지적 노력의 산물이다.
태초의 대양에서 태양신이 스스로를 창조한 이야기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창조의 신비를 표현한다. 오시리스가 죽음에서 부활하고 호루스가 정당한 왕권을 계승하는 이야기는 질서의 붕괴와 회복이라는 영원한 순환을 보여준다. 이 모든 신화는 진선미를 포괄하는 마아트가 지상에 구현되어야 한다는 이집트인들의 염원을 담고 있다.
이 강좌를 통해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너머 고대 이집트인들의 정신세계를 만나게 될 것이다. 그리스 신화에 가려져 있던 이집트 신화의 풍요로운 세계가 여러분을 기다린다.
유성환(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강의교수)
부산대학교 인문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미국 브라운대학교에서 이집트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대 이집트와 고대 서아시아의 문명, 신화, 문학, 예술 등을 주제로 연구와 강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고대 이집트 원전을 한국어로 번역하는 일과 고대 이집트 예술사 및 예술 교류사 연구에 특별히 관심을 쏟고 있다. 논문으로는 <이히, 시스트럼 연주자-이히를 통해 본 어린이 신 패턴>과 <외국인에 대한 이집트인들의 두 시선> 등이 있고, 현재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에 출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