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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의 가장 유명한 저작, 『감시와 처벌』
이견의 여지는 있겠지만 『감시와 처벌』은 푸코의 가장 유명한 저작이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 철학계에서 그의 명성을 떨치게 해준 것은 『말과 사물』이었고 최근에 와서는 <성의 역사> 시리즈와 콜레쥬 드 프랑스의 강의록이 자주 논의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20세기에 쓰여진 철학책 중에서 『감시와 처벌』은 인문사회과학 전 분야에서 가장 많이 논의되고 인용된 책으로 손에 꼽힌다.
현실적인 문제의식과 넓은 스펙트럼
『감시와 처벌』이 이토록 큰 영향력을 누릴 수 있던 이유는 무엇일까? 푸코의 다른 책들에 비해 요구되는 배경지식이나 주제 면에서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게 느껴진다는 점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형벌이라는 시의적절하면서도 보편적인 현실적 문제를 다룬다는 점, 그리고 푸코 저술 경력의 중기에서 후기로 넘어가는 시기에 나온 이 책이 푸코 사상의 넓은 스펙트럼을 모두 관통하고 있다는 것이 그 주된 이유일 것이다.
이 책은 형벌이라는 좁은 주제에 갇히지 않고 푸코가 천착해 온 다양한 주제들을 그 안에 담아내고 있다. 현재의 비교 대상이 되는 고전주의 시대와 근대의 시대 구분 위에서 제도와 담론의 변화를 추적하면서 지식과 권력, 주체라는 계보학의 일관된 문제의식이 유지된다. 그리고 그와 함께 후기의 주요 주제인 통치의 테크놀로지와 생명권력, 자기인식의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심세광 선생과 함께 하는 푸코 읽기의 대장정
언제나 그렇듯이 심세광 선생의 해석적 주해는 요약발췌와 깊이 읽기, 그리고 섬세하게 읽기를 아우른다. 난해한 부분을 명쾌하게 이해시키는 것은 기본이고, 다른 저작들을 필요할 때마다 환기함으로써 푸코 사상의 전개를 배경에 두고 해당 부분을 읽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 또한 큰 장점이 된다. 그러면서도 자칫 간과하거나 놓치기 쉬운 부분을 짚어줌으로써 철학적 독해의 훈련으로서도 탁월한 강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심세광(불문학자, 철학자)
성균관대학교에서 불어불문학을 전공한 뒤,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프랑스 파리 10대학에서 「Histoire, Discours, Litterature chez Michel Foucault(미셸 푸코에 있어서 역사•담론•문학)」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성균관대학교, 건국대학교, 서울여자대학교 및 철학아카데미 등 다수의 교육기관에서 강의해 왔다. 푸코를 주제로 한 주요 논문과 다수의 역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