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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휴먼, 인간 너머의 인간을 둘러싼 논의들
포스트휴먼이란 단어를 자주 말하는 시대가 도래하였다. 인간 너머의 인간 또는 인간과 기계 간의 경계가 서서히 무너지는 광경이 자주 출몰하며 흔히들 미래라고 규정한 시대가 이미 도착한 셈이다. 정보기술의 발달과 유전공학과 나노기술, 바이오공학의 발전으로 인간의 몸속에 기계가 삽입되거나 신체의 역할을 대신하는 사례를 자주 목격하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 과학자들이 아닌 인문학자들이 더욱 주목하는 것은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인간 소외현상에 대한 우려, 인간을 인간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철학적 질문, 생명과 기계의 구분 등 여러 다양한 주제 때문일 것이다. 이것은 과연 휴머니즘의 위기일까, 아니면 인간과 생명을 규정하는 범주 자체를 확장하는 휴머니즘의 확장일까.
5명의 인문학자가 내놓는, 포스트휴먼 시대의 독해법
우리는 이 강좌를 통하여 5명의 인문학자가 가진 다양한 담론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포스트휴먼의 탄생을 통한 철학적 질문을 포함하여, 기술적 쟁점과 근현대 철학적 이론의 바탕, 생명 윤리의 논쟁들과 대중문화 속에서 인용된 포스트휴먼을 예고하는 다양한 징후들, 마지막으로 정치적 의미까지 다양하게 살펴볼 기회가 될 것이다. 산업기술의 발전에 이은 다음 단계로의 문명진화의 과정에서 포스트휴먼의 존재가 가진 새로운 가능성과 우려의 지점을 동시에 짚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리라 믿는다.
각 강의 개요 살펴보기
1강, 포스트휴먼, 인간의 확장과 인간의 종말 사이
먼저 우리는 포스트휴먼의 기본 개념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인간이라는 개념을 확장시킬 새로운 가능성의 포스트휴먼 담론과 반대편의 우려를 표명하는 입장을 동시에 살펴볼 것이다. 여기에 포스트휴먼 담론이 전제하는 오래된 휴머니즘의 개념을 넘어선, 새로운 프리휴먼의 개념을 적극적으로 제안하는 대목을 보게 될 것이다.
2강, 포스트 휴먼의 기술적 조건과 쟁점들
기술의 발전에 따른 포스트휴먼의 탄생의 여러 제반적인 상황을 살펴본다. 유전학과 나노기술을 기반으로 한 과학기술의 발전이라는 측면 뒤에는 생명윤리 등의 여러 쟁점들이 도사리고 있으며 아예 인간의 존재를 넘어선 트랜스휴먼의 탄생을 목전에 두고 있다. 다시 한번 ‘인간성’에 대한 질문을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3강, 기계! '그'는 누구인가?
질베르 시몽동의 논문 『기술적 대상들의 존재양식에 대하여』를 바탕으로 인간과 기계 사이의 관계와 철학적 사유를 자극하는 여러 주제들을 고찰해 본다. 기술 발전에 의한 기계에 대한 거부와 공포보다는 그들과 연대할 수 있다는 급진적인 입장 역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4강, 우리는 인간이었던 적이 없다
다나 해러웨이의 선언 『반려종선언』과 『개와 인간이 만날 때』 등을 통해 생명에 대한 인간중심주의적인 시각을 탈피하게 도와준다. 생명과 개체들에 대한 인간들이 자행한 여러 윤리적 문제들을 다시 환기시키고, 철학적 과정을 통해 인간은 한낱 이데올로기이자 신화에 불과한 개념이라는 결론을 들려준다. 이는 포스트휴먼 시대에 다시금 인간과 생명에 대한 교정된 시각의 환기를 준다.
5강, 신체 보철물의 상상력과 포스트휴먼
인간의 손으로 인해 신체의 가능성을 확장해 왔으며, 여러 신체 보철물을 통해 그 가능성을 무한대로 끌여 올렸다. 이런 기술의 발전은 미디어 역시 확장된 신체의 일부로 만들었으며, 기술계 자체가 지닌 자기추진력에 의한 것에 기인한다.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 호모 파베르(Homo Faber)로 명명된 포스트휴먼 탄생의 징후들을 여러 대중매체 등을 인용하며 설명한다.
6강, 포스트휴먼은 왜 정치적 문제인가
마지막으로 우리는 포스트휴먼 논쟁에 내재된 정치적 의미를 살펴본다. 권력에 의해 통제된 인간의 근대적 신체가 자유주의 시대 이후 시장적인 의미를 지닌 신체로 변화되기 시작하였다. 이제 현대에 들어서 정보 생산과 소비의 주체가 된 개인의 신체가 자기결정권을 지닌 자율성을 지니기 위해선, 저항이라는 단어를 다시 각인해야 하는 시점이 온 것이다.
이진경(사회학자,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서구의 근대적 주거공간에 관한 공간사회학적 연구: 근대적 주체의 생산과 관련하여」라는 논문으로 사회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오랫동안 공부하는 이들의 ‘코뮨’인 연구공간 <수유+너머>에서 자본주의 외부의 삶과 사유를 시도하며, 근대성에 대한 비판 연구를 계속해 온 활동적인 사회학자이다. 87년 발표한 『사회구성체론과 사회과학방법론』로 명성을 얻은 후, ‘이진경’이라는 필명으로 ‘탈근대성’과 ‘코뮨주의’에 관한 다수의 저서를 출간하였다. 또한 박태호라는 이름으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기초교육학부 교수로 강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