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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록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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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개요
푸코는 『말과 사물』에서 "인간은 바닷가 모래사장에 그려놓은 얼굴처럼 사라질지 모른다"며 인간의 종언을 예고했다. 오늘날 정보기술, 유전공학, 로보틱스, 나노기술 등 첨단 과학기술은 실제로 인간 이후, 인간 너머의 존재를 예감케 한다.
본 강좌는 포스트휴먼이라는 현상과 담론을 다각도로 탐구한다. 5명의 인문학자가 각자의 전문 영역에서 포스트휴먼의 기술적 기반, 철학적 쟁점, 생명윤리, 정치적 의미를 조명한다. 인간과 기계의 경계가 무너지는 시대, 이것이 휴머니즘의 위기인지 확장인지, 인간을 인간이라 규정하는 것은 무엇인지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 강의특징
이 강좌는 철학적 사유에서 기술적 쟁점까지, 이론에서 대중문화까지 포스트휴먼을 입체적으로 다룬다. 1강에서 이진경은 포스트휴먼의 기본 개념을 정립하며 인간 확장의 가능성과 종말의 우려를 동시에 살핀다. 나아가 휴머니즘을 넘어선 '프리휴먼' 개념을 제안한다.
2강에서 노의현은 유전공학, 나노기술, 인공지능의 발전이라는 기술적 조건을 분석한다. 알파고 등장 이후 본격화된 AI 논쟁, 생명윤리 문제, 트랜스휴먼과 포스트휴먼의 차이를 다룬다. 기술 발전 속도의 가속화가 인간성 개념 자체를 흔들고 있다.
3-4강에서 최유미는 시몽동과 도나 해러웨이의 철학을 통해 기계와 생명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시몽동의 『기술적 대상들의 존재양식에 대하여』를 통해 기계와의 연대 가능성을 탐색하고, 해러웨이의 『반려종 선언』으로 인간 중심주의를 해체한다. "우리는 인간이었던 적이 없다"는 급진적 명제를 만난다.
5강에서 오영진은 신체 보철물의 역사를 추적하며 미디어를 확장된 신체로 본다. 아톰, 『총몽』, 필립 K. 딕의 SF 등 대중문화 속 포스트휴먼 징후들을 분석한다. 6강에서 최영철은 정치적 차원을 조명한다. 정보화된 신체, 데이터의 순환, 알고리듬 통치 속에서 자기결정권과 저항의 문제를 논한다.
■ 추천대상
포스트휴먼 담론에 관심 있는 사람, AI와 생명공학 시대의 철학적 쟁점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에게 적합하다. 기술 발전이 인간 존재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사유하고 싶은 이들에게 유익하다.
철학, 사회학, 문화인류학, 과학기술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권한다. 들뢰즈, 푸코, 시몽동, 해러웨이 같은 현대 사상가들의 이론을 포스트휴먼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SF와 대중문화를 통해 철학적 질문을 사유하고 싶은 사람, 생명윤리와 기술윤리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도 유용하다.
■ 수강팁
푸코의 『말과 사물』이나 도나 해러웨이의 『사이보그 선언』을 미리 읽어두면 좋다. 시몽동과 해러웨이는 생소할 수 있으니, 관련 개론서나 해설서를 참고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5명의 강사가 각기 다른 관점을 제시하므로, 한 입장에 매몰되지 말고 다양한 시각을 비교하며 듣기를 권한다. 강의에서 언급되는 SF 작품들(필립 K. 딕의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영화 <비디오드롬> 등)을 함께 감상하면 이해가 깊어진다.
기술 용어들(나노기술, 사이버네틱스, 알고리듬 등)이 낯설다면 강의록을 참고하며 반복 수강하고, 현재 우리 주변의 기술 현상들(웨어러블 기기, AI 스피커, 유전자 편집 등)과 연결지어 생각해보자.
■ 마치며
인간과 기계의 경계가 무너지는 시대다. 유전자 편집, AI,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등 SF가 현실이 되어가는 지금, 우리는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 질문 앞에 서 있다.
이 강좌는 포스트휴먼을 단순히 기술적 현상이 아니라 철학적·정치적·윤리적 쟁점으로 다룬다. 휴머니즘의 위기일 수도, 확장일 수도 있는 이 전환기에, 우리는 어떤 미래를 선택할 것인가. 6강의 여정을 통해 인간 너머를 사유하는 새로운 지평을 열어보길 바란다.
이진경(사회학자,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서구의 근대적 주거공간에 관한 공간사회학적 연구: 근대적 주체의 생산과 관련하여」라는 논문으로 사회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오랫동안 공부하는 이들의 ‘코뮨’인 연구공간 <수유너머 파랑>에서 자본주의 외부의 삶과 사유를 시도하며, 근대성에 대한 비판 연구를 계속해 온 활동적인 사회학자이다. 87년 발표한 『사회구성체론과 사회과학방법론』로 명성을 얻은 후, ‘이진경’이라는 필명으로 ‘탈근대성’과 ‘코뮨주의’에 관한 다수의 저서를 출간하였다. 또한 박태호라는 이름으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기초교육학부 교수로 강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