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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경:생명의 정치경제학 비판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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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정치철학생명의 정치경제학 비판을 위하여

■ 강의개요


생명 복제 시대가 도래했다. 생명과학은 이미 생명 과정 자체를 장악하고 통제하는 단계에 진입했다. 과학과 결합한 자본은 생명력 자체를 착취하고, 생명을 직접 대상으로 삼는 권력이 작동한다. 그러나 생명에 대한 이러한 착취는 아직 제대로 이론화되지 않았다. 생명에 대해 행사되는 권력 역시 제대로 분석되지 못했다. 그 결과 생명 복제나 유전자 조작 같은 현안들이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낡은 신학적 관념 주변을 맴돌 뿐이다.


이 강의는 생명의 착취와 생명 권력의 문제를, 생명 개념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하면서 사유한다. 생명을 사유하는 방법론 자체를 다시 묻는다. 15강 36교시에 걸쳐 생명과 죽음, 생명과 기계, 생명과 공동체, 생명과 생산, 생명과 자본, 생명복제의 정치경제학, 생명과 권력까지 다룬다.


철학에서 출발하지만 경제학, 생태학, 의학사, 정치학을 종횡무진 넘나든다. 하이데거와 레비나스의 실존철학, 들뢰즈의 존재론, 마르크스의 정치경제학, 푸코와 아감벤의 생명정치학이 교차한다. 생기론과 기계론의 이항대립을 넘어, 생명을 일반화된 기계주의로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크로폿킨의 상호부조론과 공생 생태학을 바탕으로 코뮨주의적 존재론을 전개한다.



■ 강의특징


이진경은 1980년대 대학가에 마르크스주의 원전 학습 열풍을 불러일으킨 『사회구성체론과 사회과학방법론』(일명 '사사방')의 저자다. 『철학과 굴뚝청소부』(일명 '철굴')로 철학 붐을 일으키기도 했다. 박태호라는 본명이 있지만, '정치경제학이야말로 진짜 경제학'이라는 믿음으로 '이것이 진짜 경제학이다'를 필명으로 정했다.


이 강의의 가장 큰 특징은 재치와 유머로 시종일관 청중을 사로잡는다는 점이다. "힘도 안 들이고 술술 진행되는 강의 방식", "중간중간 만나게 되는 유머감각은 한여름밤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 같다"는 수강생 평가가 이를 증명한다. 어려운 철학적 개념들을 일상의 비유와 구체적 사례로 풀어낸다.


강의는 크게 일곱 파트로 구성된다. 1~2강은 삶과 죽음의 문제를 다룬다. 영화 <제7의 봉인>과 <나라야마 부시코>를 통해 죽음의 두 가지 이미지를 분석하고, 보르헤스의 소설 <죽지 않는 사람>을 빌어 "불사의 존재란 끊임없이 죽는 존재"라는 역설을 제시한다.


3~4강은 생기론과 기계론의 이항대립을 해체하며 일반화된 기계주의를 전개한다. DNA 배열을 바꾸는 역전사 RNA의 발견, 환경에 따라 자리를 바꾸는 유전인자 등 최신 생명과학 지식을 동원한다. 5~6강은 다윈의 적자생존론을 넘어 크로폿킨의 상호부조론과 공생 생태학으로 나아간다. 7~8강은 마르크스의 정치경제학을 재해석하며 '생산자로서의 생명체'를 사유한다.


9~10강은 생명력과 잉여가치의 관계를 추적한다. 순환계와 선물, 화폐와 자본의 관계를 분석하며 자본이 어떻게 생명력을 착취하는지 밝힌다. 11~13강은 생명복제의 정치경제학을 다룬다. 생명특허와 지적재산권, 유전자 조작과 생태계, 복제와 시뮬라크르의 문제를 논한다. 14~15강은 푸코와 아감벤의 생명정치학을 검토하며 의학, 위생학, 전염병 관리와 권력의 관계를 분석한다.


강의록이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은 아쉽지만, 자막이 제공되어 이해를 돕는다. 강사의 요청으로 강의록이 없는 이유는 강의 내용과 겹치는 책을 준비 중이었기 때문이다.



■ 추천대상


생명윤리, 생명공학, 유전자 조작 같은 현대 생명과학의 쟁점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필수 강의다. 의사, 간호사, 생명과학 연구자처럼 생명을 직접 다루는 직업군에게도 철학적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단순히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막연한 구호를 넘어, 생명 자체를 개념적으로 사유하고 싶은 사람에게 적합하다.


마르크스주의 정치경제학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자본이 어떻게 생명력을 착취하는지, 생명특허가 왜 문제인지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들뢰즈, 푸코, 아감벤 같은 현대 프랑스 철학자들의 사유를 생명이라는 주제로 종합해서 접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유익하다.


사회학, 정치학, 철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에게 추천한다.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융합적 사고를 배울 수 있다. 20~40대 직장인 중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명이 어떻게 소외되고 착취되는지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적합하다.


다만 철학, 경제학, 생물학의 기초 개념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 더 수월하다. 완전 초보자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다. 하이데거, 레비나스, 들뢰즈, 마르크스, 푸코 등의 이름을 한 번쯤 들어본 사람이라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 수강팁


16시간 54분의 긴 강의이므로 일주일에 2~3강씩 천천히 소화하는 것이 좋다. 한 번에 몰아보기보다는 강의 내용을 소화할 시간을 두고 듣자. 각 강의가 다루는 주제가 밀도 있고 복잡하기 때문에, 강의를 듣고 나서 관련 개념을 찾아보거나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


강의록이 제공되지 않으므로 노트 필기를 권장한다. 자막이 제공되지만, 핵심 개념과 논리 전개를 직접 정리하면서 듣는 것이 이해에 큰 도움이 된다. 특히 하이데거, 레비나스, 들뢰즈, 마르크스, 푸코 등 철학자들의 핵심 개념이 나올 때마다 메모해두자.


1~6강(생명의 사유, 생명의 경계, 생명과 공동체)은 철학적·이론적 기초를 다지는 파트다. 이 부분에서 생명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7~13강(생명과 생산, 생명과 자본, 생명복제의 정치경제학)은 정치경제학적 분석이 본격화되는 파트다. 마르크스의 정치경제학 비판에 대한 기초 지식이 있으면 더 수월하다. 14~15강(생명과 권력)은 푸코의 생명정치학을 다루므로, 푸코의 『감시와 처벌』이나 『성의 역사』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강의 중 언급되는 철학자나 개념 중 낯선 것이 있다면, 강의를 멈추고 간단히 검색해보는 것도 좋다. 완벽히 이해하려 하기보다는, 전체적인 흐름과 핵심 메시지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자. 두 번째 들을 때 세부 내용을 채워 넣어도 늦지 않다.


이진경의 저서 『코뮨주의』(그린비, 2010), 『노마디즘』(휴머니스트, 2002), 『불온한 것들의 존재론』(휴머니스트, 2011) 등을 함께 읽으면 강의 내용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 수강후기에서


"생명에 대해 숙고할 수 있는 좋은 강의였다. 인간 입장에서 자본과 결합하여 생명을 얼마나 착취하고 변형시켜왔는지 깨달았다." 많은 수강생이 생명의 가치에 대해 근본적으로 성찰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실존철학에서 시작해 인공지능, 유전공학, 생태학, 의학사, 포스트모더니즘을 넘나들다 보니 약간 어지럽기도 하지만 즐거운 강의였다"는 평가도 있다.


"재치와 유머로 어려운 개념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박학다식한 강의자의 입담이 놀랍다." 이진경 특유의 강의 스타일이 호평받았다. "힘도 안 들이고 술술 진행되는 강의 방식과 중간중간 만나는 유머감각은 한여름밤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 같다"는 수강생의 표현이 인상적이다.


다만 강의록이 제공되지 않는 점에 대한 불만이 많다. "자막을 일일이 타이핑하느라 힘들었다", "팔이 무지 아프다", "문자로 된 강의안이 없으니 답답하다"는 의견이 여럿 있다. 강사의 요청으로 강의록을 제공할 수 없다는 운영자 답변에 대해 "자막을 정리해서 올려주면 되는 것 아닌가"라는 반론도 제기되었다.


"나날이 발전해가는 생명공학이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는 순간, 우리는 이 사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잘 모른다. 이 강의가 유전공학 관련 기사를 더 관심 있게 읽게 만들었다"는 평가는 이 강의의 현실적 의의를 잘 보여준다.



■ 마치며


생명은 이제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다. 생명은 과학의 대상이자 자본의 원천이며 권력의 표적이 되었다. 돌리 복제양 이후 줄기세포 연구, 유전자 가위 기술, 인간 유전체 편집까지, 생명과학은 SF 소설의 상상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막연한 구호에 의존해 생명윤리 논쟁을 벌인다.


이 강의는 생명 개념 자체를 철학적으로 재구성하려는 시도다. 생명을 단순히 '살아 있는 것'으로 보는 상식적 이해를 넘어, 생명을 흐름으로, 생산으로, 집합적 배치로 사유한다. 생명을 기계와 대립시키는 전통적 생기론을 넘어, 생명-기계라는 일반화된 기계주의로 나아간다. 생존경쟁의 다윈주의를 넘어 상호부조와 공생의 코뮨주의적 존재론을 제시한다.


무엇보다 이 강의는 자본이 어떻게 생명력 자체를 착취하는지, 권력이 어떻게 생명을 직접 통제하는지 구체적으로 분석한다. 생명특허가 왜 문제인지, 유전자 조작이 생태계에 어떤 위험을 초래하는지, 의학과 위생학이 어떻게 생명권력의 도구가 되었는지 밝힌다.


이진경은 서울대 사회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연구공간 '수유너머 파랑'에서 자본주의 외부의 삶과 사유를 시도하며, 근대성 비판 연구를 계속해온 활동적 사회학자다. 『코뮨주의』, 『노마디즘』, 『불온한 것들의 존재론』, 『외부 사유의 정치학』 등 탈근대성과 코뮨주의에 관한 다수의 저서를 출간했다.


"불사의 존재란 끊임없이 죽는 존재다." 이진경의 역설적 통찰은 생명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을 뒤흔든다. 생명 복제 시대를 사유하는 철학적 모험, 함께 떠나보는 것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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