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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록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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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개요
단테의 『신곡』은 서양 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고전 중의 고전이다. 하지만 막상 책을 펼치면 낯선 인물들과 복잡한 상징, 중세 이탈리아 역사에 대한 언급이 쏟아져 나와 독파하기 쉽지 않다. 이 강의는 그런 독자들을 위해 마련된 친절한 안내서다.
강대진 선생은 『신곡』의 지옥편과 연옥편을 그림과 함께 차근차근 정리하고, 천국편은 간략히 소개한다. 특히 이 작품에 스며있는 그리스와 로마의 고전 전통이 기독교 성서 전통과 어떻게 만나 융합되는지를 주목한다. 호메로스와 베르길리우스로부터 이어지는 서사시 전통의 정점에 선 작품, 중세를 마감하고 르네상스를 여는 전환점에 놓인 작품, 바로 『신곡』의 의미를 입체적으로 파악하는 시간이다.
8강의 강의를 통해 지옥의 아홉 층을 내려가고, 연옥의 일곱 계단을 올라가며, 천국의 문턱까지 단테와 함께 여행하게 된다.
■ 강의특징
이 강의의 가장 큰 특징은 그림 자료를 풍부하게 활용한다는 점이다. 도레, 보티첼리 등 유명 화가들이 『신곡』의 장면들을 시각화한 작품들을 함께 보며 텍스트를 이해한다. 지옥의 깔때기 구조, 연옥의 산 형상, 천국의 동심원 구조 등 공간적 배치를 그림으로 확인하면 복잡한 서술이 훨씬 명료해진다.
또한 신화와 성서 지식을 적재적소에 설명해준다. 단테가 지옥에서 만나는 수많은 인물들은 그리스 신화 속 영웅들부터 성서의 인물들, 중세 이탈리아의 실존 인물들까지 다양하다. 이들의 배경을 모르면 작품 이해가 어려운데, 강대진 선생은 필요한 맥락을 간결하게 정리해준다.
지옥과 연옥의 구조를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이 강의의 장점이다. 지옥은 부절제-폭력-기만-배신의 순서로 죄가 무거워지며, 연옥은 오만-질시-분노-태만-탐욕-식탐-애욕의 순서로 죄를 씻어간다. 이런 구조를 이해하면 작품 전체를 조감할 수 있다.
강의는 원전의 흐름을 따라가되, 핵심 장면과 상징을 중심으로 설명한다. 모든 세부를 다루기보다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집중하므로, 처음 『신곡』을 접하는 이들도 부담 없이 따라갈 수 있다.
■ 추천대상
이 강의는 『신곡』을 읽고 싶었지만 엄두가 나지 않았던 모든 이들에게 추천한다. 서양 고전에 관심 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신곡』은 좋은 출발점이다. 중세 유럽의 세계관을 집약하면서도 현대 독자에게 여전히 강렬한 이미지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문학 전공자나 인문학 애호가는 물론, 미술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도 유익하다. 서양미술사에서 『신곡』은 끊임없이 재해석된 주제였다. 르네상스부터 19세기까지 수많은 화가들이 지옥과 연옥, 천국의 장면들을 그렸다. 이 강의를 통해 문학과 미술이 만나는 지점을 경험할 수 있다.
기독교 사상과 중세 세계관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도 적합하다. 『신곡』은 중세 가톨릭 신학을 시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연옥이란 무엇이고, 죄는 어떻게 분류되며, 구원은 어떤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는가. 이런 질문들에 대한 중세적 답변이 생생한 이야기로 펼쳐진다.
그리스 로마 신화나 서양 고전 문학에 관심 있다면 더욱 흥미롭게 들을 수 있다. 단테는 베르길리우스를 스승으로 삼고, 호메로스를 경배한다. 고전 세계와 기독교 세계가 충돌하고 화해하는 과정이 작품 곳곳에 스며있다.
■ 수강팁
『신곡』 원전을 먼저 읽으려 하지 말고, 강의를 들으며 함께 읽어가는 것을 추천한다. 혼자 읽으면 막히는 부분이 많지만, 강의와 병행하면 훨씬 수월하다. 최민순 역본이나 김운찬 역본 등 한국어 번역본을 참고하면 좋다.
지옥편부터 시작하되, 모든 세부를 외우려 하지 말자. 전체 구조를 파악하고 핵심 에피소드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어떤 죄가 어느 층에 배치되었고, 왜 그런 벌을 받는지 이해하면 된다.
강의에 나오는 그림 자료들을 눈여겨보자. 도레의 삽화는 특히 유명한데, 단테의 텍스트를 시각적으로 가장 잘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림을 보며 장면을 상상하면 훨씬 생동감 있게 작품을 경험할 수 있다.
등장인물들의 이름에 압도되지 말자. 처음 듣는 이탈리아 이름들이 쏟아지지만, 모두 기억할 필요는 없다. 강의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인물들만 집중해서 들으면 충분하다.
천국편은 지옥편이나 연옥편보다 추상적이고 신학적이어서 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이 강의는 천국편을 간략히 소개하는 수준이므로, 지옥편과 연옥편에 집중하고 천국편은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깊이 파고들어도 좋다.
■ 수강후기에서
"읽기 어려울 거라는 선입견 때문에 미뤄왔던 단테 신곡을 강대진 선생님 강의 덕분에 즐겁게 읽어 나가고 있습니다. 신곡 속 비유와 상징에 대한 친절한 설명은 책 내용 이해를 돕기에 충분합니다. 강선생님의 소심한 유머도 재밌고, 곁가지로 뻗어나가는 이야기들도 풍부한 지식을 기반으로 하셔서 모든 챕터를 놓치지 않고 듣는 중입니다."
"종교적인 도서의 신곡을 간결하고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강의입니다."
"고전을 생각 없이 읽은 것이랑 선생님의 해석과 강의를 통해 혼자서 발견 못하고 배울 수 없는 지식들을 습득하는 것은 비교도 할 수 없는만큼 나의 삶을 바꿔놨어요. 선생님의 단테의 신곡 강의를 통해 일리아스, 오딧세이아, 그리스 신화, 그리스도에 관한 역사, 데카메론, 캔터베리의 이야기 등을 다 읽었어요."
■ 마치며
『신곡』은 단순한 종교 서사시가 아니다. 인간의 죄와 벌, 회개와 구원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다루면서도, 동시에 한 개인의 내면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35세의 단테가 인생의 중간 지점에서 길을 잃고 어두운 숲에 들어섰다는 첫 구절은,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실존적 방황을 상징한다.
지옥을 내려가며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온갖 죄악을 마주하고, 연옥을 올라가며 정화의 고통을 함께하고, 천국에서 궁극의 진리를 엿보는 이 여정은, 7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의미가 있다. 우리 시대의 지옥은 어떤 모습일까? 우리는 어떤 죄를 짓고 있으며, 어떤 구원을 갈망하는가?
이 강의는 그런 질문을 던지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강대진 선생의 안내를 따라 단테의 여정에 동행하다 보면, 중세의 고전이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살아있는 텍스트임을 발견하게 된다. 호메로스, 베르길리우스, 단테로 이어지는 서사시 전통의 정수를 만나보자.
강대진(서양고전학자, 정암학당 연구원)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플라톤의 『향연』연구로 석사 학위를,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연구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국민대학교 겸임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정암학당 연구원, 홍익대 겸임교수로 활동하면서
서양 고대의 중요 저작들을 번역, 해설,
소개하는 일에 힘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