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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록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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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개요
니체의 후기 대표작 『우상의 황혼』을 이동용 교수와 함께 읽는다. 유언처럼 남긴 그의 말들 속에서 철학적 메시지를 발견한다.
허무주의 철학이 건네는 구원의 손길. 역설적으로 들리지만 니체는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에게 허무주의 철학으로 훈련해보라고 권유한다. 쓰러진 자에게 손을 내밀고, 허무함을 느껴본 자에게 희망의 씨앗을 건네며, 사랑했던 것에서 역겨움을 느껴본 자에게 한계를 알려준다. 한계를 알고 나면 넘어설 수 있다. 그것이 한계라는 것을 모를 때 인생은 감옥처럼 변한다.
『우상의 황혼』은 짧은 책이지만 한 줄 한 줄에 수많은 생각과 고민의 흔적이 담겨 있다. 망치를 들고 우상을 두드리며 가짜들이 판치는 세상에 질문을 던지는 니체. 늘 한계에 직면하고 그것을 넘어서려는 의지로 살았던 생철학자의 사유를 따라간다.
■ 강의특징
이 강의의 핵심은 이상과 우상을 구분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이성은 이상과 우상을 함께 공유한다. 이성적 존재는 꿈과 희망과 함께 좌절과 절망도 피할 수 없다. 인간은 꿈이 있어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희망이 있어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지만, 늘 좌절을 경험하고 절망의 늪에 빠져 삶의 의미를 상실한다.
인생의 대부분 문제는 이상과 우상을 구분 못해서 발생한다. 가져야 할 이상을 가지지 못해 쓰러지고, 버려야 할 우상을 붙들고 간절히 기도한다. 모든 생각은 처음엔 상큼한 발상으로 삶에 영향을 끼치지만 때가 되면 썩어 들어간다. 고집이 되고 선입견과 편견, 고정관념이 되어 삶을 옭아맨다.
생각하는 존재는 생각의 달인이 되어야 한다. 때로는 이상이 삶을 유익하게 만들지만 때로는 우상이 그 역할을 담당한다. 다가서야 할 때는 용기를 갖고 당당하게 들이닥치고, 물러서야 할 때는 냉정하게 떠나야 한다. 인생은 영원한 밀물과 썰물이다. 이것이 자유자재로 된다면 인생은 아무 문제없다.
강의는 소크라테스와 병든 이성, 참된 세계와 꾸며낸 이야기, 원인과 결과의 혼동, 도덕과 예술 사이 등 『우상의 황혼』의 핵심 장들을 차례로 탐구한다. 니체가 망치로 두드리며 가짜임을 밝혀내는 우상들을 함께 확인한다.
■ 추천대상
니체 철학에 관심 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사람에게 적합하다. 『우상의 황혼』은 니체 후기 사상이 압축된 짧은 책으로, 니체 입문서로 손색없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어렵게 느껴졌던 사람이라면 이 강의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다.
삶의 의미를 상실하고 허무함을 느끼는 사람,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는 이들에게 권한다. 니체는 허무를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라고 말한다. 허무의 끝에서 오히려 삶의 긍정을 발견할 수 있다.
철학, 문학, 예술을 공부하는 이들에게도 유익하다. 니체는 소크라테스 이래 서양 철학 전통을 비판하고, 도덕과 예술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한다. 전통적 가치를 전복하는 니체의 사유 방식은 창작자들에게 영감을 준다.
■ 수강팁
니체를 처음 접하는 사람은 그의 과격한 언어에 당황할 수 있다. "망치", "황혼", "우상"처럼 자극적 표현들이 많지만, 이는 니체 특유의 수사적 전략이다.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그가 말하려는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상의 황혼』 원문을 미리 읽어보면 좋지만, 필수는 아니다. 강의에서 핵심 구절들을 발췌해 설명하기 때문이다. 백승영 번역의 니체전집 15권에 수록되어 있으니 참고하자.
이동용 강사의 저서 『디오니소스의 귀환』, 『니체, 문학과 철학의 두물머리』를 함께 읽으면 니체 이해가 깊어진다. 강의록이 제공되므로 복습하며 니체 특유의 아포리즘을 음미하자.
니체 철학은 삶과 분리될 수 없다. 강의를 듣고 나서 자신의 삶에서 이상과 우상을 구분해보는 연습을 하면 실질적 도움이 된다.
■ 마치며
『우상의 황혼』! 길지 않은 책이지만 한 줄 한 줄 읽다 보면 수많은 생각과 고민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쓸데없는 생각으로 평생을 살면 그 여정의 끝에서 얼마나 허무할까. 그 끝에 가서 허무하지 않으려고 허무와 함께 철학하는 것이 니체 철학이다.
그의 언어는 초인의 언어다. 늘 쓰러지고 넘어서며 삶에 머무르고자 하는 언어다. 결국 인생은 혼자 싸워야 할 전쟁터다. 하지만 망치를 들고 가짜를 두드릴 용기가 있다면, 한계를 알고 넘어설 의지가 있다면, 우리는 자유로울 수 있다. 행복한 사람에겐 자유가 있다. 니체의 초인의 언어에 귀를 열어보자.
이동용(인문학자)
건국대학교 독어독문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독일 바이로이트 대학에서 「릴케의 작품 속에 나타난 나르시스와 거울」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철학아카데미 등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2015년 9월에는 『한국산문』 제113회 신인수필상 공모에 「오백원」이 당선되어 수필가로 등단하기도 했다. 지은 책으로는 『지극히 인간적인 삶에 대하여』, 『쇼펜하우어, 돌이 별이 되는 철학』, 『니체와 함께 춤을』,『나르시스, 그리고 나르시시즘』, 『바그너의 혁명과 사랑』 등이 있다.